나는 이해가 안 됐어. 우울에 대해 쉽게 말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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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는 이해가 안 됐어. 우울에 대해 쉽게 말하는 사람들, 내게 문제가 있다며 뒤에서 수군대던 사람들, 나를 가엾게 보던 사람들. 내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했던 사람들은 감사일기를 써보는 게 어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보라며 쉽게 해결책을 내놨지만 내가 당장 숨 쉬는 것조차 벅차다는 사실은 몰라. 웃을 힘도, 울 힘도, 밥숟가락조차 들기 힘들다는 사실을. 난 당장에 내 우울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몰라. 난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감사 일기를 써보라는 말을 들었어. 부정적인 사고로는 우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당장 노력이라도 해보라며 계속 권유했지. 결국 책상 앞에 앉고 펜을 들었어. 오늘 하루 감사한 일을 적어보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어. 내 방에 햇살이 든 게 왜 감사할 일이지? 늦지 않게 나간 게 왜 감사할 일이지? 억지로 만들어낸 사소한 감사의 꼬리를 물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넘어갔어. 그리고 펜을 놨지. 난 이 감사 일기를 매일 쓸 자신이 없었어.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감사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기 싫었어. 생각만 해도 화가 났지. 그러다 어느 날 난 자살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 자살하고 싶은 내 마음을 적나라하게 적어냈어. 내 감정은 나만의 것이라며 굳게 믿으며. 매일 같이 쓴 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썼어. 지금은 나흘의 기록이 적혀 있어. 나흘 말고도 죽고 싶은 날들이 수두룩했지만 정말 쓸 힘이 안 나서 못 쓴 날도 귀찮아서 안 쓴 날도 있어. .... 며칠 그렇게 넘기고 어쩌다 자살 일기를 펼쳐 읽어봤을 땐 이 일기를 쓰던 내 감정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 근데 뭐랄까, 그때의 감정과 알 수 없는 감정도 같이 느꼈어. 몇 시간 동안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니까 나에 대한 연민이었어. 내가 너무 불쌍하고 안아주고 싶더라. 처음 느꼈었어. 내가 불쌍하다, 날 안아주고 싶다, 나 많이 외로웠구나, 힘들었구나.
우울의욕없음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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