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나한테 폭언을 했을 때, 울면서 아빠 이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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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qgwu
·3년 전
아빠가 나한테 폭언을 했을 때, 울면서 아빠 이럴 때마다 나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을 뱉자마자 후회와 시원함이 몰려들었는데, 그러자 아빠는 그럼 이제 너 하고 싶은 것만 하라면서, 이제 네 인생이 어떻게 되건 관심 두지 않겠다고 했다. 엄마는 그 말에 왜 이렇게 애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냐고 화냈고, 그 말에 아빠는 네가 애가 이렇게 될 때까지 한게 뭐가 있냐고 윽박 질렀다. 그 뒤로는 두 분의 말싸움이 이어졌다. 그 외중에 들리는 나에 대한 실망과 질책은 덤이었다. 두 손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머릿속 하얘졌고, 세상에서 제일 초라하고 작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결국 내 입으로 내가 모자란 사람이었음을 말하고 나서야 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 하나가 무너진 것 같았다. 그동안 잘 하지는 못했어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는데, 돌이켜 보니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거였다. 결국에는 나까지 내가 그런 인간이었다고 인정하는 말을 직접 해야 했으니. 그 다음날 밤에, 아빠는 아빠의 말들을 사과하셨다. 나도 어젯밤에 했던 내 말을 사과했다. 화해라고 할 만한 것을 했지만, 여전히 힘이 들었다. 더 이상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들지 않았고, 물을 마실 때, 옷 갈아입을 때, 잠자리에 들 때... 계속 아빠의 폭언이 생각났다. 어떤 날 밤은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베개로 귀를 막고 잤다. 아무도 내게 소리지르지 않았는데도. 벌써 일주일도 더 된 일이다. 그런데 오늘 잠깐 낮잠을 잤는데, 난생 처음 가위 비스무리한 것에 걸렸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며, 지금 뭐하고 있는거냐고, 네가 이래서 뭘 하겠냐고 아빠가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맨날 하는 욕, 폭언, 발소리 모두 생생해서 얼른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손가락 까딱할 수 없었다. 그렇게 꼼짝않는 몸으로 아빠의 폭언을 듣고 있으려니 정말 고역이었는데, 겨우 일어나보니 고작 30분이 지나있었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사과도, 용서도 다 했는데. 왜 나만 이렇게 못난 상태로 남아있어야 하는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픈건 정말정말 싫어하는 주제에. 정말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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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zis
· 3년 전
이 글에 제 가슴이 무너져내린것 같아요. 마치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겨 제가 가진 모든 좋은 감정이 빨려나간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렇게나 두려워하는 폭언은 마치 포식자에게 둘러쌓인 토끼와 같은것 같아요. 내 몸이 죽을수도 있다고 느낀것이에요. 당신이 무엇을 잘못했나요? 두려움에 살기 싫은건 죄가 아니에요. 미안해요. 당신을 구해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찾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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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gwu (글쓴이)
· 3년 전
@Bazzis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무도 제게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는데, 글자 몇 개에 마음이 울리는 것 같네요. 어쩌면 겁이 많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라지고 싶다고는생각하지만, 무서워서 하진 않으니까요. 매일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서 살고있어요. 그건 모두가 그렇지 않던가요... 저도, 마카님도 늘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있으면 좋겠어요. 댓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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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zis
· 3년 전
지금이라도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글쓴이가 아무런 두려움없이 사는 상상을 해보아요. 자다가도, 실수로 접시를 깨뜨려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와도 몸을 긴장되게 하는 일이 없는 여느와 같은 하루를 보낼수있는 삶을요. 그런 삶이 당신에게 녹아들기를 바랄게요.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