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밉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장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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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밉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HisPlan
·3년 전
어릴 때부터 장녀라는 압박감에 다른 사람에게 잘보여야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어느 사람이나 그런 것처럼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주변 어른들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많았고, 다른 친구들보다 잘나보이기 위해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더이상 저는 똑똑한, 무언가를 잘하는 학생이 되지 못했어요. 저의 성장은 더뎠고, 저보다 앞서가는 친구들이 넘쳐났습니다. 3년간의 릴레이에서 우승하기는 커녕 버티기조차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1학년 때는 어떻게 버텨왔으나 2학년 중반에 여러가지 안좋은 일이 겹치고, 코로나로 인해 밖에 자주 나가지 못하다 보니 우울감은 심해졌습니다. 시험 전에 예비 종소리가 울리면 그때부터 심장이 1000m 달리기를 한 것 같이 쿵쾅쿵쾅 뛰어댔습니다. 숨이 가쁘기도 하고 두통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공황장애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돈도 없어 정신과도 못가는데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모르겠고, 그냥 답답했습니다. (약 6개월 전 이야기고 글을 쓰는 지금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자살은 죄라고 배워왔기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살은 생각않던 제가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카페인을 얼마나 마시면 쓰러져 시험을 안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죽음은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어느정도 밝아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 저에 대한 자괴감이 듭니다. 선생님이 착하다고 칭찬하면, 엄마가 믿음이 좋다고 칭찬하면, 동생이 똑똑하다고 칭찬하면 항상 나는 그렇지 않은데. 그들이 칭찬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며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나는 이유도 모르겠고, 내가 왜 슬퍼하는지 이게 슬픔이 맞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습니다. 기분이 좋다가도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런 감정을 오랫동안 가져본 적이 없어 답답하여 글을 적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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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주연희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이제는 나를 바라볼 때
#괴로워
#걱정돼
#스트레스
#불면
#자존감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주연희입니다. 이렇게 글로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사연 요약
우리 마카님께서 특히나 장녀로서 모범적이고 무슨 일이든 잘 하는 나로서 살아오고자 그 동안 애를 많이 써오셨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뜻대로 잘 되지도 않고 몸도 마음도 지쳐 남들과 나를 자꾸 비교하게 되기도 하면서 많이 답답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변의 친구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지만 누군가 나를 칭찬할 때, 그건 진짜 내 모습이 아닌데 하며 눈물이 나고, 또 진짜 내 감정이 뭔지 왜 눈물이 나는지 답답하셨던 것으로 보여져요.
🔎 원인 분석
마카님, 그 동안 참 많이 애쓰고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장녀와 같이 집안의 첫째들은 자기 자신을 다소 희생하고 어깨에는 많은 책임감을 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요. 올바르고 잘 해내는 내가 되고자 끊임없이 남과 나를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되고요. 또, 주변에서 칭찬을 하거나 나를 좋게 봐주는 것이, 이렇게 내가 노력해서 만든, ‘조건’을 전제로 한 피드백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또,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이를 내색하지 않거나 참는 방식으로만 대처해오다보니, 그러한 감정들이 제대로 처리되어 지나가지지 않고 계속 쌓여만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아마도 나를 계속 다그치고 긴장해야 한다는 신호로서 공황 증세가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나를 채찍질하거나 몰아붙이지 않고, 또 남들과의 비교를 멈추고, 현재에 사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해보입니다. 이것은 물론 참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자신에 대한 잣대를 조금은 유연하게 해주세요. 다른 사람만큼 잘하지 못해도, 나는 실패자가 아니라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내세울 것이 있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셨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온전히, 오롯이 바라보고 조건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안아주세요. 종교가 있다고도 하셨는데요, 아마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고, 이제는 삶의 관점을 나 자신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나도 몰랐던) 더 큰 계획이었는지도 모르지요. 내게 불필요한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수용하며, 그 과정을 통해 더 중요한 메시지를 알아차리는 기회로 삼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까지 최선을 다해 오신 마카님께 진심어린 응원과 지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이 지칠 때는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우리는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겐 그렇지 못할 때가 많기에, 그런 패턴을 다뤄보는 것도 좋아요. 적절한 자기 칭찬도 권해드립니다.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시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마카님의 하루가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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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sj19
· 3년 전
남의 기대를 위해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 뭔지 모르게된 거 같습니다. 님은 지금까지 남의 감정이 중요했지, 님 감정은 억누르고 살다보니 진짜 자신과 남이 보는 내가 괴리감이 든거에요. 당신이 남의 기대에 부응하게 되면, 끊임없이 또 높아진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압박감이 생기죠. '착하다' 라는 말의 의미는 남한테 잘 맞춰준다는 의미기도 해요. 저도 당신의 기분을 알아요. 오랫동안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다가 한순간에 무너져 모든게 두려워 졌답니다.. 자기 감정을 모른다는건 꽤 오래된듯 하네요. 자신의 감정을 더 존중할 필요가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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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Plan (글쓴이)
· 3년 전
@sjsj19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딱 맞는 말 같아요. 최근 너를, 너의 감정을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몇번 들어봤는데 그 사실을 부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어떻게 저를 알아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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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aries123
· 3년 전
저랑 정말 비슷하시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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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aries123
· 3년 전
제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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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sld
· 3년 전
이미 글에 적으신 것 처럼 글쓴님은 마음속의 책임감과 노력을 가지고 실행에 옮길수 있는 큰 능력이 있어보이구요 종교적인이유로 자살이 죄라는걸 알고 그에 맞게 행하는 능력도 있어요.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공부와 시험이 인생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있지만.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사회에 나가는 시기가 오면 글쓴님이 가지신 모든 능력들이 글쓴님의 삶에 크나큰 도움이 될거예요!! 확신해요. 공부는 현재 인생의 시기에서 가장 중하다 여겨지는 일일 수 있지만, 인생을 크게 생각헸을때는 정말 작은 부분이 될거라 생각해요. 내가 조금 더 내 자신을, 감정을 컨트롤 할수있는 능력, 부정적이고 아픈 생각이 들때 잘라내거나 다른 희망작으로 대체해보는 능력, 미래를 희망적인 기대감으로 바라보는 능력 등 더 다른 좋은 능력들을 상황에맞게 키워나가는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길 바래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믿구요. 이미 잘하고 있으니 나중엔 더더욱 잘할거예요. 밝은 미래를 위해 기대하면서 힘내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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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ah
· 3년 전
저도 장녀라 많이 공감되는 감정이에요. 많이많이 고생하셨어요. 마카님덕분에 주변에서 많이 편하고 평안하게 지냈을꺼에요. 고등학교 재학중이신거같은데.. 당분간은 학업과 스스로에 대해 집중해보아요. 잘하는 것, 성적과 상관없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그것을 이뤄갈 때 어려웠던 마음이 조금 해소될꺼에요. 저도 고등학생 때 성적압박이 너무 심했는데... 주변에서 아무런 가이드가 없어서 방황했거든요. 이렇게 글 남기시는 것이 마카님께 위안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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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urorong7
· 3년 전
정말 첫째들은 다 이렇게 느끼나봐요ㅜㅜ 공감하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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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Plan (글쓴이)
· 3년 전
@starsaries123 공감해주셔서, 제가 세상에 동떨어진 인간이 아니라는 마음에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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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Plan (글쓴이)
· 3년 전
@dnsld 따뜻한 응원과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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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Plan (글쓴이)
· 3년 전
@sayah 고생하셨다고 하시니 울컥하네요 감사합니다 충분한 위안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