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밉습니다.
어릴 때부터 장녀라는 압박감에 다른 사람에게 잘보여야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어느 사람이나 그런 것처럼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주변 어른들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많았고, 다른 친구들보다 잘나보이기 위해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더이상 저는 똑똑한, 무언가를 잘하는 학생이 되지 못했어요. 저의 성장은 더뎠고, 저보다 앞서가는 친구들이 넘쳐났습니다. 3년간의 릴레이에서 우승하기는 커녕 버티기조차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1학년 때는 어떻게 버텨왔으나 2학년 중반에 여러가지 안좋은 일이 겹치고, 코로나로 인해 밖에 자주 나가지 못하다 보니 우울감은 심해졌습니다. 시험 전에 예비 종소리가 울리면 그때부터 심장이 1000m 달리기를 한 것 같이 쿵쾅쿵쾅 뛰어댔습니다. 숨이 가쁘기도 하고 두통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공황장애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돈도 없어 정신과도 못가는데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모르겠고, 그냥 답답했습니다. (약 6개월 전 이야기고 글을 쓰는 지금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자살은 죄라고 배워왔기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살은 생각않던 제가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카페인을 얼마나 마시면 쓰러져 시험을 안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죽음은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어느정도 밝아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 저에 대한 자괴감이 듭니다. 선생님이 착하다고 칭찬하면, 엄마가 믿음이 좋다고 칭찬하면, 동생이 똑똑하다고 칭찬하면 항상 나는 그렇지 않은데. 그들이 칭찬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며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나는 이유도 모르겠고, 내가 왜 슬퍼하는지 이게 슬픔이 맞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습니다. 기분이 좋다가도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런 감정을 오랫동안 가져본 적이 없어 답답하여 글을 적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