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이유가 없는 사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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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이유가 없는 사람
커피콩_레벨_아이콘qazwsx99
·3년 전
뭐가 그리 힘들까요, 왜이렇게 버거울까요. 저는 23살에 모두가 취업이 걱정인 시기지만 안정된 직장이있고 두팔 다리가 다 성하게 달린 사람입니다. 가족모두 건강하고, 적지만 마음을 나눌 친구 하나는 있는. 내 삶하나 정도는 살아나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합니다. 모종의 의무감으로 꾸려온 삶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나는 항상 좋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아니, 멋있는 어른으로 자라야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강요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뒤지고 찾아서 이유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망가진 나를 마주하기 두려웠던 내가 조인 사슬이었겠죠. 하지만 나는 여전히 잘난 사람이지 못합니다. 욕심일까요, 무엇을 위해 더 나아지고 싶은 걸까요. 나아지지 않고 정체되거나 물러서거나 그렇게 좀 모자라고 서툴고 실수하면 안되는 걸까요. 어디론가 질질 끌려가다가 그냥 푸욱 지쳐버린 것 같습니다. 슬프다 힘들다 이야기를 할 변명거리가 없습니다. 나는 힘들면 안되는 사람인데, 어째서 우울하고 힘이없는걸까요. 그런데 어디선가 힘이 솟아난건지 어떻게 마음과는 정반대로 몸을 이끌고 하루를 남들 보기에 잘 굴러가보이도록 꾸려나가고 있는걸까요. 아직 무너지지 않은 탓이겠죠. 아마 살아있는 한 무너지지 못할겁니다. 숨붙은 한 비어있는 새벽을 제외하고는 열심히 살아나갈겁니다. 누군가 들어주길 바라며 올리는 글이지만 참 이기적이죠,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듯한 이야기를 건넨적이 몇번이었나. 힘들어서 오는 사람이 많을텐데 여유가 남아 들어주자고 작정하고 오는 사람은 몇일까.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갈구하는 느낌이라 어쩌면 나는 그들만큼 힘들지 않은 사람일지 모르는데, 내가 너무 밉습니다. 왜이런걸까요. 누군가 속의 나를 알아보고 힘드냐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캐물어주길 바라다가도 내가 힘든 걸 숨긴다는 댓가가 이런거겠지. 그 어느누가 힘듦을 말할 용기조차 나지않아 숨죽여 숨어있는 사람에게 다가와주나. 참 욕심도 많죠, 그러고선 알아주지 않는다며 새벽마다 울고 있으니까요. 한 고비 두 고비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나아질거라며 주문처럼 기다리고 넘어왔습니다. 몇 고비가 남았을까요. 이 세상 누구도 알지못할 질문을 내던지며 참 갑갑하게도 힘들지 않은 삶을 버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내가 진 깃털만도 못한 짐이 쇳덩어리와 같아서 숨이 가빠서 죽을 것만 같이 위기감이나 조성하는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평범하고 소소하게 흘러가는 삶에 홀로 돌덩이를 매달아 던져두고 끊임없이 가라앉는 그런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나아질지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이렇게 아플수가 있나 싶습니다. 버텨내고 있지만 사실 참아나갈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지금이 가장 찬란한 순간이라는 것은 알기에 꼭 손에 붙든 지금의 내가 사람들의 기억에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툭 다 놓아버릴까 하는 생각은 종종 들어옵니다. 그러다가도 골목길에 오토바이가 불빛내며 달려오면 두근대는 내 심장이 본능인가 싶어서 어쩔수없는 죽음을 고대하며 사는 겁쟁이입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이 막연한 메아리처럼 행복이란 단어를 되뇌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의 지루한 삶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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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uxnoir
· 3년 전
저는 충분히 글만 보고도 글쓴이님이 말씀도 잘하시고 멋있는 분 같으세요. 하지만 내면 속에서 힘드셨던 부분도 같이 보이구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해결책을 함부로 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지인에게 들었던 말 중 마음을 안정시켰던 말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 해도 벅차요. 인간은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도 대단한 사람이예요.’ 라는 말을 듣고 저는 착한아이 컴플렉스에도 조금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디 원하는걸 이루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