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가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중학생때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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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집에서 나가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중학생때까지만 해도 성적이 괜찮아서 자신감도 높았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았는데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 성적이 떨어지니까 자신감은 훅 떨어졌고 부모님 앞에서는 늘 죄인이 되어야 했어요. 짐작이지만, 그쯤부터 우울증이 생긴 것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 들어서부터는 아빠가 너는 노력을 안한거라고 하시고, 멍청하다, 독보적인 꼴찌 아니냐, 너희 엄마가 널 망쳤다는 등의 폭언을 하셨어요. 고등학교 3학년때, 1년쯤 다니던 수학학원 원장님께서 공식을 못외웠다거나, 문제를 틀렸다거나, 대답이 마음에 안든다거나, 그밖에도 정말 사소한 이유로 절 때렸어요. 조금만 참아보자고 생각했는데, 몇번이고 뺨을 맞은 날에는 참기가 어려웠어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수치스러웠거든요. 그래서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더니 아빠가 굉장히 화를 내셨어요. 이유는 물어보지도 않으시고 그럴거면 다 때려치우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우울과 눈물로 가득찬 고등학교 3학년을 보내고, 대학은 말할 것도 없이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목표로 했던 인서울은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고, 정시로 지방 국립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수능 이후로 저는 번아웃이 왔어요. 지금까지 했던 내 모든 노력들이 우스워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집에서 하루종일 잠만 자면서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집 밖에는 몇 번 나갔던 것 같아요. 아빠는 화가 나면 하루 종일 엄마한테 하소연을 하시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 화풀이를 하셔서 그것때문에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집안 분위기도 얼음판이 되어버리기 일쑤고요. 그래서 정시에 합격할 때까지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었던 염색, 네일, 알바.. 그런 것들 모두 포기하고 엄마말대로 조용히 집안에 틀어박힌 것도 있어요. 사실 그런걸 하면 대학도 못붙은 주제에 네가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무서웠고요. 그 와중에 면허는 따라고 하시는 아빠 말에 1월 말부터 겨우 운전학원은 다녔네요..ㅋㅋ 결국 대학에는 붙었지만, 제가 가게된 학교는 예비번호를 받았던 학교였고, 어젯밤에 추가합격을 받아서 등록하게 됐어요. 아빠가 어제 절 거실로 불러서 얘기하더라고요. 지금껏 하는 꼴 봤는데 너 정말 한심하다. 잠은 뒤지면 평생을 자는데, 너는 집에서 대체 뭘하는거냐. 다른 애들은 대학 간다고 지금 토익을 두바퀴, 세바퀴는 돌렸을텐데 네가 정신이 있어서 방에 틀어박혀서 잠만 쳐자던 그때부터 토익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너도 그만큼 했을거다. 대학을 가긴 할거냐. 가서 다른 애들 따라잡을 수는 있겠냐. 평생 예비번*** 살거냐. 너 고2때부터 너 하는꼴 보고 나는 너 대학 기대도 안했다. 네 수준 좀 파악해라. 중학교때 너보다 공부 못했던 애도 좋은 대학에 가더라. 너는 고3때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떼만 쓰지 않았냐. 아빠가 봤을때 너 노력 안한거 맞으니까 그냥 노력 안했다고 말해라. 너는 고등학교 때부터 다른 애들 70점 맞으면 50점밖에 못받는 독보적인 꼴찌새끼였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것들도 다 얘기하시더라고요. 제가 큰 대회에서 상탔을때 칭찬해주셨지만 속으로는 공부는 안하고 저런곳에서 시간 낭비하는게 한심했대요. 학교 과제로 바빠할 때도 다른 애들은 적당히 하고 공부할텐데 저는 과제를 열심히하는게 멍청해보였대요. 친구들 관계로 스트레스 받아할 때도 그런 별 문제같지도 않은 것에 신경쓰는 제가 그냥 멍청해보이기만 했다더라고요. 찌질하게 눈물부터 나더라고요. 속상했어요. 내 마음을 헤아려 주기보다는 내 대학 결과와 아빠 감정만 따르는 모습이 싫었어요. 자꾸 친구들 대학을 꼬치꼬치 물어보더니, 그것 때문이었구나 싶었고, 내가 했던 모든 것들을 아빠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치밀었어요. 그래서 너 입 있으면 말 좀 해보라는 소리에 고등학교때 공부 안했던거 아니라고, 공부 어떻게 했었는지 설명했고, 아빠 이럴때마다 나 너무 힘들어, 했어요. 더 화내시더라고요..ㅋㅋ 너 밤에 학원 다녀와서 복습한 걸 본 적이 없다고, 절대 믿을 수 없대요. 그건 다 네 생각이지, 하고.. 그럴거면 다 때려치우래요. 이제 저랑 말도 하기 싫고, 네 인생 알아서 너 하고싶은것만 하라더라고요. 와중에 이제 그만 좀 하라는 엄마 말에 고래고래 욕을 하면서 네가 애를 다 망쳐놓은거다, 너 얘 학교 선생한테 제대로 말이나 한 적 있냐, 너 때문에 애가 이 모양이다 하셨어요. 그 모습에 머리가 하얘지고 손도 차가워지더라고요. 결국 제가 죄송해요, 제가 고등학교때 열심히 안했어요. 앞으로는 공부 제대로 열심히 할게요. 하고 끝내고 방에 들어가 침대에 쓰러져서 울었죠. 다 제 성적과 대학 결과 때문인 것 같아요. 목표대로 인서울 했으면 이렇게까지 화를 내시진 않았을텐데... 마음이 아프다는게 무슨 소리인지 어젯밤에 알겠더라고요.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았고, 자꾸만 아빠가 했던 말이 들리는 것 같아서 귀막고 울다가 새벽에 간신히 잤어요. 그 와중에 꿈속에서는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치고..ㅋㅋㅋ... 그래서 오늘은 8시 반에 일어났어요. 대학 입시 끝나고 부모님한테 어느 학교에 합격했는지와 상관없이 네가 중요하다고, 지금껏 힘들었겠다며, 수고했고, 잘했다고 케이크랑 꽃다발을 받았다는 주변 친구들이 미칠듯이 부러웠어요. 걔네들 부모님은 어떻게 그렇게 다정하신건지. 사랑한다는 말은 없어도 그냥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만 있었으면 저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다들 저처럼 힘들게 사는건데 말만 안하는건가요..? 오늘 너무 힘드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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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5523
· 3년 전
마카님~ 수고많으셨어요 그동안:) 결과가 어떻든간에 마카님은 노력하신거잖아요. 부모님이 마카님 마음 몰라주고 상처받는 말들만 해서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참 속상하게도 부모가 바라는 자식의 모습과 자식의 실제 모습과는 같기가 어려운데 그걸 화낸다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거 같아요. 마카님 저는 결과가 어떻든 스스로 최대한 노력했고 후회를 안하는 사람은 모두 수고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마카님 수고 많으셨구 지금이라도 하고싶은거 포기하며 지내지마시구 어떻게 해야할지,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그리고 내가 그것을 할수있는 것인지 종이에 적어가며 생각하면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요. 저도 정말 힘들어요 가족때문에. 그래서 이 앱에 들어와서 위로를 해주며 위로를 얻는답니당. 힘든마음 잘 다독여서 다시 힘내봐요 마카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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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gwu (글쓴이)
· 3년 전
@sky5523 따뜻하고 다정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무거운 글 분위기랑은 다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밝고 명랑한 이미지라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가 어려울때가 많아요. 그래서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다가 이런 어플에 익명의 힘을 빌어서 하소연하는 글을 길게 적으면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풀곤 해요. 이렇게 댓글까지 적어주시니 더 힘이 되네요. 다시 한 번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