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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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를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ratel99
·3년 전
우연히 대인관계에 관한 강연 영상을 보고 나서 평소 대인관계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한 참에 고민 적어봅니다. 영상 자체는 고민의 핵심 내용과 크게 영향 있는 내용은 아니에요. (해당 유튜브 영상 : https://youtu.be/55AZHSMFuoE)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 때문인지ㅋㅋ저는 하루든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그냥 웬만큼 친해졌다 싶으면 영상에서 표현하는 그 '비밀'들을 얘기해왔어요. 원체 사람에게 쉽게 정주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나란 녀석이 거짓말을 싫어하고 못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기도 하고, 세상에 완벽한 비밀이란 없다 여기기도 해서 그런 얘기들이 딱히 비밀이라고 숨기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 같고 한편으론 비밀 관련 주제가 나왔을 때 거짓말은 안 하면서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을지 생각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만나서 대화를 할 때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들 아니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서로 공통된 관심사가 있거나 함께 소속된 집단이 있다면 그것들에 대한 얘기, 혹은 미래에 대한 얘기나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얘기 등등 다양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보려고 노력하지만 제 말주변이 부족해서인지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내용이 충분치 못해요. 그래서 아 그럼 내가 할 말은 더 이상 없으니 경청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친구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려고 하면 그 친구도 할 말이 떨어져가는 순간이 매번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고, 그렇다고 아무 얘기나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반응을 잘해보자니 제가 관심 없는 분야에선 억지 리액션이 안 나옵디다. 그렇다고 모두 당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할 수도 없고 그냥 모든 대인관계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안 친한 사람과 있을땐 약간 더 심해져요. 내 시시콜콜한 얘기는 웬만큼 했다 생각해서 듣고 있으면 상대방이 지루해 보이거나 억지로 뭐라도 생각해서 조용한 분위기 풀어보려는게 보여요. 제가 계속 조용히 있으면 분위기가 어색하고 싸해지거나 상대방이 휴대폰 하기 시작하는데 저는 그런게 싫으니까 결국 제가 계속 입을 털어야 해요. 이미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다 했으니 이때는 더 자극적인 얘기들(영상 속의 '비밀'들)을 꺼낼 수 밖에 없게 돼요. 한창 만날 당시에는 너무 재밌고 분위기도 좋고 엄청 친해진 것 같고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관계가 오래 지속이 안됩니다. (아, 뜬금포 여담입니다만 요즘 조용한데 재밌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요. 저는 조용하려면 조용하기만 하고 재밌으려면 재밌기만 하거든요.) 10년 넘도록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만 세월이 점점 흐를수록 왜인지 친구관계에서도 혼자만 느끼는 갑과 을이 존재한다는 느낌, 내가 노력해야 유지시킬 수 있는 관계라는 느낌, 내가 손 놓으면 톡 하고 사라질 것 만 같은 신기루 같은 느낌. 내가 정 주고 표현하는 만큼, 아니 그 반의반만큼이라도, 실체화된 것이든 추상적인 표현이든 어느 하나 돌아오지 않는 이 관계가 과연 내가 추구하는 우정이 맞는가에 회의감이 드는 순간,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에 도무지 지쳐버려 어느날 그냥 제가 모두에게 연락을 안 하니(항상 제가 먼저 연락하고 약속 잡고 그랬어요) 사람들 중 99%와 연락이 뚝 끊기더라고요. 처음엔 와 내가 진짜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이었구나, 어떻게 먼저 연락 오는 친구 하나 없냐 싶어 우울했지만 브로의 '그런 남자' 라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고ㅋㅋㅋ 원래 사람은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원래 내가 그 정도 인간밖에 되지 못하니 내 주변에도 그 정도 수준의 사람들만 있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앞으로 만날 새로운 인연들이나 잘 꾸려나가보자 다짐하면서 진정했어요. 보통 저는 이렇게 회피하는 형태로 관계가 마무리되곤 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 빼고는 누구랑 싸워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반 장난식으로라도 살짝 얘기하는 편이에요. 그런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도 대단하게 안 맞아서 싸워버리거나 진지하게 대화해야 할 문제들이 아니라 (아마도) 저만 느낄법한, 그냥 엄청 사소한 일종의 성향 차이인지라. 예를 들어 '항상 나만 먼저 연락하고 약속잡고 이러는게 좀 그렇네. 바빠서 만나기 어려우면 가끔 먼저 선톡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있다면, 그 당사자에게 "야 너 너무 오랜만에 보는거 아니야? 매번 내가 이렇게 연락하고 일정 잡아놔야 나 만나주는 거냐?ㅋㅋㅋ바쁘신 몸 이해합니다만 나같은 아싸 너 아니면 누가 놀아주냐♡ 근데 제발 먼저 좀 연락하라고ㅡㅡ나 요즘 ***심심함" 이런식으로 표현하곤 했어요. 이런 식으로 몇 번 말하고 나서 좀 알아들은 것 같다 싶으면 기다려봤어요. 평소의 저는 남들이 보기엔 말투가 살짝 무뚝뚝한 편이라(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저렇게 뭐랄까.. 애교 섞인 투정 같은 말투 잘 안 쓰니까 왠만하면 알아들은 눈치로 "ㅋㅋㅋ미안 노력할겡ㅋㅎ" 이런 식으로 말했거든요. 눈치 마이너스단인 제 착각일 수 있겠지만요. 하지만 여느때와 같이 먼저 연락은 없었어요. 그럼 어떡해요 아쉬운 사람 손해지. 못기다리고 결국 제가 먼저 연락해버렸죠. 그러고 만나면 그 사람들은 저한테 "너무 오랜만이야~~보고싶었어~~우리 요즘 왜케 못만나냐~~" 이래버리죠. 바쁜게 사실일 수도 있어요. sns보면 저 만날 시간은 없는데 다른 친구들과 놀러간 사진들은 가득하니까요. 어떤 친구는 당일날 제 약속 취소하고 다른 친구 만나고 그러더군요 하하. 그런 제 자신이 문득 찌질하고 구차해보이고, 더 이상 이런 관계가 질린다고 느껴질 때 더 이상의 선톡은 없다 마음먹는 거예요. 물론 먼저 연락이 온다면야 언제든지 환영인 마음으로요. 근데 이제는 혹시나 연락 온다 하더라도 좀 그럴 것 같아요. 물론 줏대 없어서 이러고선 또 받아줄지도 모르겠지만요. 정말이지 이런 제 모습 제가 봐도 참 별로네요ㅋㅋㅋ 어쩌다 최근에 이렇게 연락끊은 지인들 중 몇명이 제 얘길 했다는걸 대충 전해들었어요. ㅇㅇ이 잘 지내냐고, 보고싶다고. 근데 보고싶으면 저한테 연락을 하면 되잖아요. 제 상식으로썬 정말 이해가 안가는데 제가 이상한걸까요? 아 그리고 제가 그 사람들 만나기 싫어서 연락 안하는 줄 알고 있더라고요, 이유는 모르겠다고. 띠용? 머릿속을 가득 채운 물음표 물음표 물음표. 기분 참 묘하고 어이없었어요. 이처럼 저 하는 꼬라지를 보면 과연 제대로 된 친구란게 생길지 너무 불안해요. 사정상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고 청소년기부터 쭉 혼자 지내와서 제대로 된 친구라고 불릴만한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가족과 애틋한 사이도 아니고, 저의 대인관계 스킬이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걸 따로 배울 수도 없고 대신 비슷한 고민으로 예전에 상담센터에 가봤는데 너무 자존감이 낮은 것 같다, 네 잘못이 아니다 라는 식의 위로하는 말씀들을 해주셨는데 들을 때는 나름 괜찮았지만 집에 도착하고 나선 아무리 봐도 나에겐 어떠한 문제가 있고 일단 뭐든 일차적으론 내가 잘못한 게 맞는 거 같았어요. 전문가의 의견 물론 존중하지만 제게는 실생활에서 별 도움이 안 되어 그 후로 제대로 된 상담은 안 받아봤고요,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조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상에서는 보다 직설적으로 문제점을 찝어주실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아휴 아무튼 이런 문제들에 대해 또렷한 해결책을 내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답답하고, 나란 사람에게 결국 진정한 친구란 생길 순 없는 것일까 생각하니 눈물 날 거 같아요. (실제로도 종종 울었던 건 안비밀🤪) 어떻게 읽어보셨을진 모르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 행운 가득한 나날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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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ghu
· 3년 전
제 속마음 읽는 줄 알았어요... 정말 저랑 똑같은 마음이시네여..ㅎㅎ ㅠㅠ 저도 자극적인 개인사 얘기하며 시간을 때웠고 상대에게서 공감을 얻길 원했지만 사실 돌아오는 건 순간의 동정심뿐이였던 것 같아요 연락도 분명.. 상대가 안읽씹 한건데 다른 친구가 말하길 "걔가 너보고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냐는데? 보고싶대" 라는..ㅋㅎㅋㅋ 연락해도 솔직히 할 말이 없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상대가 안읽씹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인간관계에서 항상 스트레스 받고 공허할 땐, 저희 엄마가 해주던 말이 있어요 인연은 흘러가는 강물과 비슷하다 억지로 붙잡지 말고 자연스럽게 그냥 흘러가도록 냅두자 시기에 따라 다가오는 인연도 달라진다.. 사실 전 듣고 좀 마음이 한결 편해졌는데, 문득문득 제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꽉 채워진 마음이 또 다시 공허해지는 건 금방이더라구요 모르겠어요.. 지금 종종 하고 있는 연락도 내가 툭 놓으면 다신 안 올 것 같은데..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허탈하기도 하고 그래요. 음.. 너무 제 이야기만 했나요ㅠㅠ 저는 저만 이런 줄 알아서 내 성격이 이상한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공감되는 글이고 제 상황과 똑같아서 주절주절 적었네여..ㅎㅎ 저는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만 툭 튀어나온 유별난 사람이 아니다..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마카님도 그러실 진 모르겠지만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ㅎㅎ 음.. 편안한 밤 보내세요! 밝은 햇살보면 또 마음이 가벼워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