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방치해온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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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방치해온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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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최소 5년, 길게는 6년간 우울을 안고 살아왔어요. 처음에는 그 존재조차 몰랐다가, 제가 영문도 모른채 눈물만 쏟게 되었을 즈음 우울증의 존재를 발견했어요. 그때가 꼭 중학교 3학년 졸업 직전이었다는 것 만큼은 잊지 않고 있어요. 저는 혼자 지레짐작하기를 잘 했고, 늘 제게 자신감이 없었어요. 과할 정도로 생각이 많은데다, 말해도 별 차이가 없으니 두려움에 입을 닫기 시작했어요.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졌고, 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 가는데 반해 저는 단 한순간도 저 자신을 만족시킨적 없었죠.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을 제대로 드러낸적 없이 혼자 앓았고, 더 상처받기 싫어 벽을 쳤는데 그마저도 제게 상처로 돌아오기 바빴던 것 같아요. 이젠 제게 상처주는 것도, 누군가를 밀어내기 위해 상처주고 후회하는 것도, 그것에 다시 상처받는 것에도 익숙해져서 무서워요. 이제는 아무것도 제게 감흥을 주지 못하게 되었어요. 웃음이 없는것도, 울음이 없는 것도 아닌데, 그 모두가 공허하게 비어버렸어요. 저는 제 기억을 잊어버렸요.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작게 기억날때도 있지만, 거의 없어졌어요. 제가 이러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뭘 좋아하고, 뭘 할 수 있었는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쌓아왔는지. 이제껏 쌓아올린 저는 어디에도 없게 되었어요. 지금의 저는 누구일까요? 제 노력은 노력이 아니게 되었고, 무기력에 휩싸여 회피하기 급급한 제가 무얼 더 할 수 있을지 전 잘 모르겠어요. 항상 생각의 끝에는 죽음만이 들어차있어요. 저는 우울의 존재를 안 뒤 고1 때 정신과에 다녔어요. 병원에 있는 곳이라 상담보다는 치료가 주였고, 저는 약을 처방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약을 먹는 일은 없었어요. 가족 모두 약을 먹으면 의존적으로 약에 매달리게 될거라고 했거든요. 사실 병원을 계속 다니기엔 형편이 좋지 않았던 것도 한몫 했어요. 저는 약을 처방받은 그날 약을 타오지 못한걸 여전히 후회해요. 맞아요, 늘 모든걸 후회하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면서, 순간 떠오르는 사소한 과거에 후회하며 상처를 후벼파다, 다시 잊어 고통받는게 삶이라면 저는 이 삶 또한 후회한다 말할 수 있겠네요. 저는 이미 미쳐가고 있을지도 몰라요. 정신병이 있는지는, 고1 그때를 마지막으로 병원에 가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사실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제 머릿속엔 저를 힐난하는 제가 수없이 많고, 조금 남은 긍정이 희망을 외치는 순간, 그 많은 저는 희망을 깎아내리며 다시 우울로 돌아오게 만들거든요. 제가 잠깐이나마 긍정하게 되는 순간에도 비관적인 생각은 저를 떠나지 않아요. 지독한 비현실감에서 현실로 끌어내려지면, 감당하기 힘든 현실로부터 다시 도망가고, 그러다 다시 끌어내려지고, 도망가고, 마주하게되면 끝끝내 외면하다 다시 후회할 짓을 하고 말죠. 사람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한 이유 중엔 이것도 있을 것 같아요. 항상 도망치기 바쁜 무책임한 나를 좋아할 사람이 있을리 없다는, 확신에 가까운 결론. 그래서 이유없이 다가오는 사람은 너무 무섭게 느껴져요. 멋대로 기대하다 무너지는 경험은 더 하고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 사람을 더 밀어내다, 정말로 떠나가면 스스로 다시 상처를 내요. 제가 그 사람에게 준 상처를 잊지 않으려고. 제가 그걸 잊으면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하니까, 스스로 더 아프기로 했어요. 이것도 잊곤 하지만, 다시 떠올랐을 때마다 더 여러번 생각해요.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저는 이게 단지 제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서, 스스로를 위하는 자학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 역겹다고 느껴요. 그건 결국 스스로 연민을 느끼는, 자신만을 사랑하는 이기심에 불과한거니까. 생각해보면 고2 때는 제가 잠깐 급격히 회복한적이 있었던 때였어요. 상담 덕은 아니고, 저를 장작삼아 태울만한 가치관을 접해서 였지만요. 여전히 불안하고 우울했지만, 제가 기대어 나아가볼 의지를 주긴 했었죠. 하지만 고3이 되기 전에 저는 재가 되어버렸고, 그건 의미없는 타오름이 되었어요. 지금은 대체 어떻게 그렇게 좋아졌었던건지 기억이 잘 안나요. 어떤 기분이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때도 우울이 없던건 아니었지만, 지금만큼 뇌가 절여지는 느낌은 아니었죠. 전 이게 완전히 나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안해요. 제가 후회하지 않고 제 모든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안해요. 제 망가진 대인관계는 돌아오지 않을거고, 이미 편안하게 인식되어버린 습관적 회피를 한번에 고칠 수 있을거라고도 생각 안해요. 그냥, 하루종일 죽음을 고민하다 못해 상상으로나마 계획을 세울 지경이 되니, 진짜 홧김에 죽으러 가는일 생길까봐요. 예전엔 자주 충동이 들어도 그때마다 저를 죽이는 망상만 잠깐 하고 말았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진 않았거든요. 삶이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항상 있었어요. 이조차 희망 사항이라 제가 묵살하기 바빴지만요. 아무리 잊었다지만 하고 싶은게 그렇게 많았는데. 항상 죽음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을 것 처럼 느끼지만, 언제나 후회로 점철된 삶이었는걸요. 예외가 있을리 없겠죠... 제가 현재를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 너덜거리는 정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두서 없는 글이라 죄송합니다. 다 쓰고 보니 고민이라기엔 그냥 아무런 말들이나 늘어놓은것 같네요...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안해두통우울해공허해무기력해의욕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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