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카님께서 이번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셨네요.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지낼 생각에 설레이는 마음보다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페메로 이런 속내를 친구들과 이야기하게 되었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연락을 안 하면 나만 빼놓는 거 아닌가, 나만 소외되고 다른 애들끼리만 친해지는게 아닌가 하며 불안감을 많이 느끼셨어요. 나 자신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신경이 자꾸만 쓰이다보니 이제는 중독이 된 걸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자꾸 답을 기다리고 집착하게 되는 내 모습이 이제는 답답하고 기분도 많이 가라앉아 계시는 걸로 보여져요.

누구나 어떤 부분에서는 기준과 잣대가 필요하고, 또 어느 정도에 있어서는 자율성이 필요하지요. 마카님의 부모님께서 자율적인 결정권을 믿고 맡겨주셨으나 불확실감이 올라올 때 이를 적절히 인내하고 감내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즉각적으로 확인을 해야만 불안이 줄어들게 되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불안의 해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되어 마카님께서 자신의 생각이나 해석에 자연스레 마음을 뺏기게 되고, 그 생각에 압도되어 불안감을 느끼게 되셨던 것 같아요. 취미 생활을 해보기도 하셨으나 이 역시 순간의 방편만 되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우리 마카님께서는 불확실감을 어느 정도는 적절히 인내하는 연습을 통해 자기 조절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보입니다. 즉, 순간 순간 올라오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즉시 해소하려는 유혹을 잠시 멈추고, 그 불안이라는 감정이 지나가는 연습이 필요해보여요. 또, 불안감이 정말로 SNS나 친구들로 인한 것인지 나의 생각에 의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재평가해보는 연습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락이 없거나 빨리 안 읽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뒤따라오는 감정은 다르기 마련이지요. 예를 들어 바쁜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는 친구,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친구, 내게 일부러 피해를 주려고 하나 하고 해석하는 친구 등등이 있을 수 있지요. 각각의 생각에 따라 불안감, 피해의식, 분노, 실망감 등 따라오는 감정이 달라집니다. 그러나 생각은 자의적인 해석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측면이 있지요. 따라서 우리 마카님께서도 사실과 생각을 명백하게 구분하여 재평가해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병행하시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에요. 나아가, 작은 실천 계획이라도 스스로 세우고 이뤄나가면서 효능감을 키워나가면, 조절력과 성취감이 조금씩 생겨나실 것입니다.

누구나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때로는 생각과 거리두기 연습도 필요합니다. 즉, 실재와 생각을 구분하여 인식하고 관찰하는 연습이지요. 상담에서는 그러한 연습을 보다 자세히 해볼 수 있습니다.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마카님의 하루가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