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 미쳤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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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미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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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가족,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심하다고 할 정도로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편이에요. 오죽했으면 밖에 모자를 쓰고 나가고 싶은데 나 혼자만 쓰는 게 아닌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해서 베란다에 서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 지켜봤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학창 시절에 같이 다니던 애들과 싸워본 적도 손에 꼽아요. 소심한 성격 탓에 맞춰주기 바빴고 애초에 뭔가 화가 나지 않아요. 화라는 게 상대를 믿었던 마음에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나는 거라 생각하는데 제가 이상한 거 아는데 그냥 사람을 못 믿겠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이 문제로 사이가 조금 심각해졌던 일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저에게 마음을 전부 열었었는데 저는 처음부터 열 생각을 안했던거죠. 그래서 서로의 기대치가 자꾸 어긋나고 그게 쌓이다 연말에 터졌던 거에요. 1학년을 같이 다니다 12월에. 저는 그 애한테 기대하는 게 전혀 없었는데 그 애는 아니었나봐요.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어요. 고등학교 처음 들어가서 친해진 애가 있었어요. 친해지고 한 5월쯤 됐나, 얘기를 하다가 그 애가 이런 말을 하는 거에요. 우리는 평친이잖아. 평친. 평생친구. 솔직히 본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 말을 하는지 웃음이 났어요. 저도 모르게 속으로 비웃고 있었어요. 그리고 고3 때 위탁학교를 갔어요. 거기에선 모든 애들이 좋아하는 되게 활기차고 조금은 막 나가는 소위 말하는 인싸인 애가 있었어요. 어느 날 등교를 하다가 복도에서 걔를 봤는데 다른 반 다리를 다친 애가 힘겹게 실내화를 갈아신는 걸 보고 도와주고 있는거에요. 보통 사람이라면 그낭 아 착한 애구나 하고 넘어갔을텐데 저는 그걸 보면서 위선자라고 생각했어요. 못 믿겠더라구요. 이랬더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라고 부를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이런 제 생각들을 그래도 잘 숨기고 살아왔어요. 근데 대학교를 가고 처음 접한 술이 모든 걸 다 까발리더라구요. 대학교를 가서 동아리 활동도 하고 좋은 애들도 사귀어서 저도 마음고쳐먹고 이 애들이라면 평생을 알고 지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던 중이었어요. 처음으로. 그러다 제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던 2018년 9월 26일 저녁에 술을 마시다 술김에 어떤 말을 듣고 화가 났어요. 별 것도 아닌 말이었지만 그 말에 화가 났어요. 그 술집에 동아리 선배들도 있었고 저희 과 애들 많이 있었는데 그 앞에서 제가 받아들이려 했던 사람들에게 ***년아 하면서 욕을 하고 화를 냈어요. 그러다 그 말이 나왔죠. 너넨 2년짜리잖아. 그런 너네가 무슨 친구냐고. 후에 들었는데 그 말을 듣고 어떤 애는 엄청 울었대요. 그 다음 날부터 혼자 다녔어요. 당연한거죠. 자업자득이었죠. 그리고 그 애들을 따로 만나 사과를 하는데 그 중 한명이 2년짜리... 하면서 실소하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제가 얘네한테 상처를 줄 수 있을만큼 가까운 존재가 아니었지 않나 싶었지만 그걸 저 자리에서 물을 수는 없었어요. 그러다 저한테 묻는데 질문이 너 내 번호 저장은 되어있니? 였어요. 대답할 수 없었어요. 처음 번호를 교환한 그 날부터 단 한 명도 제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그래, 너가 사람 못 믿는 게 네 잘못은 아니지. 하더라구요. 달래는 어조는 아니었어요. 걔네도 화가 난 상태였으니까. 그냥 체념하는 어조. 그렇게 대학교 1년까지만 다니고 지금까지 휴학한 상태예요. 근데 문제는 제가 첫 발작이 왔을 때 이런 증상에 대해 잘 알고 대처를 해준 애가 그 무리였던거에요. 발작이 심하게 올 때마다 메모에 저장해놓은 그 애 번호를 붙들고 문자를 보낼까말까 고민하면서 울어요. 제 그런 상태를 벗어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애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시 연락해서 그 애 인생에 끼어들면 안되는 거 아는데 발작이 심하게 올 때 마다 장문의 문자를 썼다 지웠다 계속 반복해요. 그 애만 절 괜찮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증상이 왜 시작된건지 모르겠어요. 트라우마가 있다기엔 이런 것도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계속 과거의 안좋은 기억이 오버랩 되는 것도 트라우마 증상의 일종인가요? 그렇다면 사건 하나가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우울하다라는 감정은 중학생 때 부터 옅게 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심각하게 대두된 건 19~20살 때 쯤이었던 것 같아요. 시도때도 없이 죽고싶다, 저 차가 나를 쳐주면 좋겠다. 아 근데 그럼 저 사람은 무슨 죄야. 나는 역시 죽을 때 까지 민폐나 끼치는 ㅂㅅ이야. 장례식은 어쩌지. 돈이 들텐데. 유서엔 장례식 치르지 말라고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줄줄이 들어요. 평소에 욕을 전혀 하지 않는 성격인데 저한테만큼은 심한 욕도 거리낌없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죽으면서까지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혼자 깔끔하게 죽을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차 안에서 연기를 피우고 질식사를 하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인 것 같더라구요. 근데 질식사도 마냥 편하게 가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수면제 같은 거라도 먹어야 할텐데.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수면제는. 그래서 어차피 죽을 거 정신과 기록이 남는 건 별 신경이 안 쓰이더라구요. 불면증을 호소하고 이것 때문에 정말 죽을 것 같다, 연기를 하면 수면제를 처방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그러기 위해선 의사를 잘 속여야 하니까 처음부터 섣불리 수면제 처방을 원한다고 하면 안되겠죠. 천천히 제가 계획한 그 날까지만 수면제를 받으면 되는거니까요. 그리고 어느 날은 서있는데 마치 기절할 것 처럼 정신이 아득하고 어지러워서 넘어질 것 같고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쉬어지는 거에요. 손 발이 떨리고 저릿저릿하고 혀 감각마저 둔해지는 것 같았어요. 진짜 이러다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그 날은 대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던 날이었어요. 저는 평소에 남의 시선을 극도로 신경 쓰는 사람이라 남이 봤을 때 이상하게 보일 법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요. 근데 그런 건 신경쓸 겨를도 없이 너무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아서 사람 많은 그 한복판에서 주저 앉아버렸어요. 사람들이 놀라 달려오고 괜찮냐고 하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그냥 패닉 상태였던 것 같아요. 슬픈 걸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나오고. 어떡해, 얘 손 너무 떨어. 그때 들렸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때는 마침 이런 증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 덕에 몇 십분 후 진정할 수 있었어요. 공황발작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런 걸. 20살 10월에 처음 발생했어요. 한 번은 혼자 자취를 하던 때 한밤중에 발작이 왔어요. 지금 당장 엄마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결혼기념일로 베트남 여행 중이셨던 엄마한테 그 한밤중에 전화를 했어요. 새벽 3시쯤이었나. 역시 받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지금 23이 된 오늘까지, 없어지지가 않아요. 증상이 단순히 가슴 답답함, 숨 쉬기 힘듦, 우울한 기분 정도로 미약할 때도 있었지만 심할 때는 그 정도가 가면 갈 수록 더 심해지는 느낌이에요. 지금까지 딱 세 번만 사람들이 제 발작을 목격했어요. 나머지는 다 제 방 안에서 혼자 버텼어요. 절대 나가지마. 지금 나가서 분위기 싸하게 만들지마. 문을 잠그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근데 심할 땐 차라리 지금 이대로 방문을 열고 나가서 가족들 다 죽이고 나도 죽을까 하는 충동이 자꾸 일어요. 자꾸 가족을 찌르는 상상을 하게 돼요. 저도 저를 통제를 못할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워요. 불쌍한 우리 가족. *** 하나 잘못 낳아서. 저는 엄마를 무척 사랑하지만 발작이 올 때면 엄마는 그때 왜 그랬을까,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걸까 너무 화가 나서 노트에다 막 원망을 적어놔요. 그랬다가도 너무 미안해서 제가 엄마한테 이런 생각을 품었다는 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요. 그렇게 제가 발작이 올 때마다 글을 적는 노트가 있어요. 그걸 펼치면 아 내가 오늘도 어김없이 발작이 왔구나 그럼 그렇지. 뭘 기대했어. 하면서 기분이 더 바닥을 치지만 그렇게 적지라도 않으면 제 손에 펜이 아니라 뭐가 들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정말 심각하게 안 좋은 날은 커터칼을 들고 손목을 그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정말 미쳐서 방문 밖의 가족들을 죽여버릴 것 같아서. 숨을 참아보기도 했어요, 죽으려고. 숨을 참고 조금있으면 괴로워지는데 거기서 한끗만 넘으면 뭔가 편해져요. 정신이 아득해지고 손 발이 저릿해지는 것 같고 몸이 부유하는 느낌. 그리고 한심하게도 기절 직전에 자꾸 숨을 터줘요. 진짜 한심해. 21년이 되고 1월 한 달 동안 11번이 왔어요. 발작이. 증상이 심할 때도 있었고 미약할 때도 있었지만 한 달에 11번. 이대로 가다간 정말 마침내 제 통제력을 잃고 저를 죽이고 가족을 죽일 것 같아서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적 없던 얘기를 해요. 모든 걸 다 적지는 못했는데 아 그냥 괜찮다고, 괜찮다고 한 번만 말씀해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그래요. 구걸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상담하기 까다로운 거 알아요. 그냥 괜찮다고 한마디만 해주셔도 좋으니까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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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ou
· 3년 전
공황발작이 오기까지 얼마나 힘든 일들을 많이 겪으셨을지..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만큼, 꼭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지니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댓글 남겨봅니다. 사실 글이 너무 길어 중간에 스킵하고 끝부분가서 읽다가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네요. 글만 읽어봐도 스스로 너무 옥죄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 본인이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들을 인정해주면 증상이 빠른속도로 완화될 거예요. 남의 시선을 극도로 의식하는 자신의 모습을 억누르려하지말고, 그럴 수 있지..라며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제가 아무리 장문의 위로글을 써드려도 스스로 위로하고 아껴주지 않으면 소용 없답니다.. 그리고 제가보기엔 글쓴이분의 행동이 전혀 이상해보이지 않아요. 상황 하나하나를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관계에 대해선 뭐라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무언가에 씌인듯이 이상한 행동을 했던 적이 많은데, 이상해보일 나의 모습을 억누르지 않고 그럴 수 있다며 인정해주니 모든 증상이 자연스레 사라졌어요. 우리 같은 사람이니까 쓰니님도 극복해내시리라 믿습니다!! 힘든 만큼 큰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사실을 자주 상기시키고, 심호흡을 자주 해보세요. 힘내요 다 괜찮아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