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엄마가 돌아가셨다. 오랜 시간의 투병 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derFremde
·3년 전
4년전 엄마가 돌아가셨다. 오랜 시간의 투병 끝에, 엄마는 내 곁을 떠나셨다. 엄마의 죽음과 함께 내 시간도 멈췄고, 나는 아직도 과거에서부터 벗어나질 못한다. 분명 나아질거라 생각했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폐암 전이로 먼저 저 하늘의 별이 되셨다. 나는 엄마의 죽음을 준비하지 못했다. 엄마 또한 몰랐다. 마지막엔 코마 상태에 빠지실거라곤 정말이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내겐 남겨진 유언 조차 없다. 그저 엄마가 가끔 필기하신 노트지가 전부다. 나는 어리석었다. 매번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함께 병원에 간 것은 나였는데도, 너무나도 씩씩하고 강인해 보이던 엄마의 모습이 나에겐 누구보다 커다란 존재로 비춰졌기에, 엄마의 축 처진 어깨를 일찍이 깨닫지 못했다. 아픈 사람은 엄마였는데, 내가 엄마 앞에서 너무 많이 울어버렸다. 그래서 이런 내가 엄마는 걱정되셨을까? 다른 사람 앞에선 울지말라고 약속하자고 해주신 말씀이, 내겐 유언 아닌 유언이 되어버렸다. 이제 사람들 앞에선 울 수 없어서 매일 밤 몰래몰래 눈물을 훔친다. 그렇게 그냥 울음을 참다 지쳐 잠드는 나날이 반복된다. 사람들은 이런 내가 엄마의 죽음을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행이다. 남겨진 내 가족 조차, 나에게 "넌 별 걱정 없이 살잖아" 라고 말해준다. 그러면 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 곳이 욱신 거린다. 역시나 엄마의 빈자리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3년 뒤엔 서른인데, 지금도 엄마 품이 그리운걸 보면 난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나보다. 그렇게 엄마와의 유대감이 깊었던 것 만큼, 생에대한 괴리감이 생겨난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남들처럼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죽어가는게 더 맞는 것 같다.
자고싶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ehmet
· 3년 전
힘내세요. 저도 4년전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어머니 돌아가셨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어머니가 많이 외로우셨을꺼같고 아들로 태어나서 뭐 하나 제대로 한게 없는 것같아 너무 후회가 되네요. 그치만 글쓴이님은 어머니에게 좋은 아들로 기억됬을꺼 같아요. 그냥 가슴 속에 그 아픈 마음들땐 조금 더 후회 없이 살라구 메세지 보내는구나 라고 같이 생각해봐요. 저가 다른 사람 위로할만한 깜냥은 아닌데 이야기가 너무 공감되서 댓글 남겼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aaaaee
· 3년 전
제 일기 같네요..10년이 됐는데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어요. 모두 제가 괜찮은 줄 알지만 사실 괜찮지 않아요 가끔 또 자주 혼자 울어요. 마음속에 나는 아직 10년 전에 살아요. 괴로워도 자주 기억하려고 하고 있어요. 점점 모습을 잊는것 같아서 그게 또 죄스러워서요. 너무 보고싶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erFremde (글쓴이)
· 3년 전
@aaaaee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극복하지 못한 그대로의 당신도 너무 소중한걸요. 그리고 견뎌내주고 있어서, 더불어 저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마워요. 우리의 시간은 과거에 머물러있지만 덕분에 혼자가 아니란걸 깨닫게 되었어요. 비록 괴롭겠지만 ..우리의 소중한 사람이 잊혀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억해요..!그게 벅차 힘들때면 서로 토닥여주고요.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제겐 위로가 됐어요! 제 하소연을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