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어질까봐 무서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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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어질까봐 무서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nowheretohide
·3년 전
올해 고3되는 학생입니다. 공부나 열심히 해야할 때인데 이러고 있네요. 고민이 있어서 상담이라도 해볼까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좀 많이 길어요 죄송합니다. 부유하지는 않아도 유복한 가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모두 좋은 분이시고 경제적으로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지극히 평범할 터인 부모님의 기대가 너무 힘들게 느껴집니다. 어렸을 때부터 칭찬받기를 너무나 좋아했고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어린아이답지 않은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철이 이르게 든 애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머리가 나쁘지도 않아서 공부에 대한 기대도 컸어요. 공부를 싫어했죠. 원하는 공부말고는요. 그냥 철이 없는 마음이었어요. 그래도 칭찬받으려고 공부가 좋다며 열심히 했죠. 지금까지도 학생회장까지 하면서 최대한 열심히는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했습니다. 다들 흔히 하는 고민입니다. 중학교 2학학년정도부터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다는 것을 빼고는요. 우울했고 살기 싫었고, 구체적인 자살방법을 찾았습니다. 가끔씩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때아닌 폭소를 하기도 했고, 잠도 자기 어려워졌습니다. 정도가 심한 자해를 시작했고 팔은 손목 끝자락부터 팔꿈치까지 상처가 없는 곳이 없는 정도가 되었고 자리가 없자 허벅지부터 반대 팔, 팔 안쪽, 점점 심해졌습니다. 자학도 끝이 없었고 여름에 옷을 입기 너무 어려워서 자해를 그만하고자 자해 일기를 썼습니다. 다시 읽으면 그래도 내 생각 정리가 될까봐. 그런데 그 일기를 엄마가 보셨고 내 딸은 그래서는 안된다,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멍청한 짓이다, 왜 그렇게 나약하냐, 정신문제다, 그딴식으로 하면 병원에 보내버릴것이다, 음습하다, 그럴거면 엄마가 죽어버릴 것이다, 앞으로 몸 검사를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죄송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를 이해해주고, 자기가 원하는 내 모습을 강요하지 않아줬으면하고 애꿎게 원망을 하는 제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 뒤로 자해는 안 했습니다. 걸릴까봐 한동안 안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날에 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고3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2020년 10월 말, 다시 도가 심한 우울이 찾아왔습니다. 공황증세도 나타나면서,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느낌. 실제로 횡단보도에서도 빨간불인데 내 몸이 제어되지 않는다는 기분과 함께 내 몸이 아니라는 느낌도 들면서 차가 오는데 그냥 건넜습니다. 옆에계시던 분이 가까스로 차가 오는걸 피하도록 도와주시고 나서야 공포심을 느꼈습니다. 이건 생각보다 문제가 심해보였습니다. 제가 너무 보잘 것 없어보였고, 죽고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살하기엔 부모님께 죄송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돈이 없는 우리집은 친척들에게서 항상 루저였고, 저는 그래도 우수한 자녀로서 자랑거리였거든요. 그리고 주변사람들한테 우리 엄마아빠는 불쌍하거나, 딸을 죽게 놔둔 나쁜사람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습니다. 가출 전 지인과 함께 정신과에 가서 이야기 했으나 지금 제가 할 수 있는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는 것 밖에 없다고, 응석부리지 말라고 하는 말만 들어서 병원에 더 갈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더 길게는 설명하기 어려우니 대충 이 집에 있으면 저는 항상 쓸모없고 부모님의 기대에 못미치는 사람이고, 짐이 되기 때문에 나갔습니다. 밖에서는 그래도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을까, 헛된 기대는 하지 않을것이다 싶어서요. 집을 나갔고 며칠후 경찰에게 붙잡혀 집에 갔습니다. 엄마아빠는 미안하다며 집에 오라고 했죠. 어쩔 수 없이 돌아갔고 집에 돌아간 11월 4일 이후로 저는 집에서 힘든것도 슬픈것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즐겁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았습니다. 마냥 슬픈 것보단 나았지만 여전히 살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즐거운척, 예전같이 행동하며 버티기를 한 3달, 지금 저는 다시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살고 싶어질까봐 두려워요. 나는 여태까지 남들한테 보여왔던 것보다 훨씬 못난 사람이라 결국 쓸모도 없고 자존심만 강한 짐짝인데, 맞지도 않는 자리하나를 꿰차고 설친게 미안해서, 그리고 앞으로도 설칠까봐 더 살고 싶지 않아요. 내가 죽고 나면 다들 슬퍼하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섭지만 그래도 그 편이 덜 미안하다는 생각에 더 죽고싶고, 주변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갈 거에요. 오히려 18년 간 쓸모없던 짐이 우리집에서는 없어지겠죠. 확고하게 나는 이곳에 살아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죽었으면해요. 사람들이 원하는 능력은 없고, 공부도 썩 잘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재주도 없고 성격까지 이렇게 꼬였어요.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짐만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고3, 졸업할 때 죽을까 하고 있어요. 사실 전 꿈이 많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살아가는 시간이 감사했는데 좋은 대학이 아니면 보잘 것 없다는 압박과 나 자신이 소중하다는 말보다는 능력없는 나는 미움만 받을 거라는 압박에 짓눌려 결국 모든 목표와 의지를 뺏어간 그동안의 12년이 조금은 원망스러워서요. 그리고 내 모든 것이 되어버린 12년이 끝나면 이제 저는 이루고 싶은것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잃고 마니까, 보란듯이 죽어버리고 싶어요. 슬프고 기쁘고 아쉽고 후련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요. 나 때문에 욕먹을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19년을 허비한 우리 부모님께도요. 그런데요, 문득 살고싶다는 작은 소망이 생길때마다 참을 수 없이 무서워요. 손이 떨리고 이명이 들릴 정도로요. 살고싶어서 노력할까봐요. 가끔씩은 차라리 죄를 저지르고 죽어버릴까 하기도 해요. 그럼 마지막에는 누군가 죽은걸 칭찬해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럴리가 없다는걸 알지만요. 아무튼 이런 생각에 요즘 너무 괴로워요. 죽는다고 생각하면 그 어느때보다 후련해요. 그런데 무섭다는 생각을 해요. 무서워질때마다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종국에는 화도잘 조절하지 못하고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생각을 하게되고, 혼자 조용한방에서 귀를 막는 일이 잦아졌어요. 한심하네요. 두서가 없네요. 그냥 저는 지금 이래요. 언젠가 죽는 날이 올때까지 영원히 살고싶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이 길어서 죄송해요. 저도 결국 이건 다 제가 나약해서 그렇다는걸 알아요. 그래도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털어놓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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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mazk12
· 3년 전
저도 올해 고3이 돼요. 밖에선 멀쩡한척 하지만 매일 죽고 싶어하고 오락가락하는 기분에 시달리기도 하고 갑자기 화나는 경우도 정말 많은 등 제정신이 아닌것 같아요. 공무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정신과에는 못가는 상황에서도 공부는 전혀 안하고 있어요. 제가 너무 한심하고 싫으면서도 무기력증에 제대로 뭐 하나 못하는 것도 웃겨요. 그 밖에 트라우마가 생긴 일이나 그런것들도 겪었어요. 이런 제 상황을 말한 이유는 혹여나 위선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에여. 죽을까 고민을 하고 시도를 하면서도 결국 제가 죽지 않은 이유는 아직까진 희망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상황은 언제가 나아질것이고 이또한 지나갈 것이며 안정적으로 돈을 벌 기회가 오면 돈을 모아서 원룸을 구하고 고양이 한마리와 사는게 제 꿈이에요. 우리 이겨낼수 있어요. 지금 겪은 힘든일로 나중엔 다른사람이 힘들어할 문제를 우린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으니까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쉽게 밟아가겠죠. 급하게 써서 두서없지만, 결국 중요한건 우린 이겨낼수 있다는거에요. 대한민국에 태어났고, 혼자 밖에 나와도 굶어죽지 않을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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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heretohide (글쓴이)
· 3년 전
@plmazk12 힘내세요ㅎㅎ 분명히 작은 소망이라도 이루실 수 있을거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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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151130
· 3년 전
저랑 같은 동갑이시네요 저는 저희 부모님이 알게 모르게 교묘한 압박을 주시는데 마카님은 그 정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이 제가 우울증과 환청 증세가 있단 걸 알고 저를 혐오스러운 ***로 바라보시더라고요 기가 차고 어이가 없으면서 동시에 버려질까봐 더는 말도 못하고 이렇게까지 왔네요 저도 하고 싶은 것은 공부쪽이 아니지만 꾸역꾸역 버텨왔는데 마카님이 쓰신 이야기를 보니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것 같아요 일단 그 점부터가 이미 모든 것을 다 떠나서 너무 대단하시고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카님이 살고 싶지 않았던 인생을 살아오며 더이상은 잃을 것도 없는 상실감에 마음을 심하게 다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부모님이 악착같이 일하셔서 번 돈으로 절 기르시고 대학을 보내기 위해 이런저런 아껴가며 저한테 열심히 하라라고 말씀하실 때 지난 세월을 허비했다는 마음이 들지 않게... 1년이 채 남지 않았으니 걸어만 나가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은 원래 자신을 아프게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건 마카님이 너무 아파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것뿐입니다 누가 감기에 걸렸다고 왜 너 감기에 걸렸냐며 화내는 사람은 없듯... 왜 세상 사람들은 몸은 그렇게 챙기면서 마음이 아픈 것은 공감해주지 않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네요... 우리 아직 어리잖아요 살고 싶지 않은 건 우리한테 맞는 길을 걷지 않아서인 거에요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성인이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고 선택할 수 있는 갈림길이 주어진 시기가 아닐까요? 너무 힘들고 몸이 떨리지만 얼마 남지 않았어요 같이 이 악물고 버터내요 제 말이 너무 서툴어서 위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처한 상황이랑 많이 비슷해서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ㅠㅠㅠ 힘내요 마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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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heretohide (글쓴이)
· 3년 전
@cyan151130 정성스러운 위로 감사해요ㅎㅎ 마음 한구석에서는 제발 살고싶다는 마음을 인정해야한다고 하고있는데 잘 안되네요ㅎㅎ 답을 찾아볼게요 힘낼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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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JISOO
· 3년 전
당신이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인지 아세요? 정말 소중한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