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뵌 분인데, 본인이 학교폭력 가해자였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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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며칠 전에 뵌 분인데, 본인이 학교폭력 가해자였고, 그때는 너무 어려서 사과도 못하고 그냥 떠났다. 어린 날 실수다, 반성하고 잘 살아야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웃겼어요. 실수라는 단어도, 어렸다는 변명도요. 실수가 아니고 잘못이고, 어리다고 다 학교폭력 하나요. 본인이 나쁘고 이상한 사람이였던 거지. 저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방관자도 아니게 평범하게 학교를 다녔던 사람인데도,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더 웃겼던 건 사람들의 반응이였어요. 맞아요, 반성하고 살면 되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요. 예전 일이잖아요, 등등. 반성 전에 사과를 하셨어야 했고, 피해자에게는 그 일이 진행형일 텐데, 부끄럽지도 않을까요. 제가 이 말들을 조목조목 하니까, 절대 본인 탓은 안 하고 너무 어려서 그 친구의 마음을 잘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남 괴롭히면 안 된다는 건 유치원 때도 배운다고 하니까 분위기가 싸해졌어요. 반성하고 있는 사람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맞는 말 한 것 같은데. 제 생각이 잘못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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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wweeeett
· 3년 전
아뇨 글쓴이님 생각이 전혀 잘못되지않은거 같아요 오히려 말 되게 잘하셨어요 그 가해자분께서 하신 말씀들은 과거의 잘못을 덮기위한 합리화정도로 밖에 보이지않아요 정말 과거의 일을 후회한다면 과거의 본인을 탓하며 평생을 살아야하지않을까 싶어요 제가 피해자였어서 그런지 좀 화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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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la21
· 3년 전
저는 어릴 때 학교폭력을 당했던 사람인데 이런 얘기만 봐도 화가 나요. 중학교 중반까지만 해도 두려워서 떨었는데 하도 곱씹고 되뇌이다 보니까 이제는 무섭다기보다는 화가 나네요. 저는 그런 과거에 대해 '실수'라고 칭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리고 이기적일지 모르겠지만 잘 살아야겠다는 말도 싫어요. 한 사람의 인생을 초반부터 짓밟아놓은 사람이 자기는 손 깨끗이 씻고 멀쩡하게 살겠다고 남들한테 먼저 얘기까지 하는 게 웃겨요. 범죄자들 다 잘못했지만, 제가 가장 혐오하는 게 학교폭력 가해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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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sswweeeett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본인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였단 건 아는데 인정하기는 싫은 것 아니였을까 생각해요. 인정하면 본인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는 거잖아요. 그 말이 본인에게 성립되는 말이라는 사실을 피하려고, 자꾸 본인의 잘못을 어렸다는 이유로, 몰랐다는 이유로 합리화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진정으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첫 걸음이란 걸 모르시는 분이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다 제 생각과는 달라서 혹시 제가 잘못한 건가, 많이 고민했는데 이렇게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 문장에 저도 정말 동의해요. 과거의 일을 진정으로 후회한다면, 어떠한 방식이로든 죄책감 덜 생각 말고 받아들이고 평생을 미안해하면서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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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gela21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실수라는 말로 본인의 잘못을 대충 미뤄버리는 거잖아요. 명확히 잘못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잘 살아야겠다는 말이 싫다는 건, 절대 이기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피해자 분은 계속 그 기억을 떠올리고 아파하실 텐데 본인은 잘 살겠다는 건, 글쓴이 님 말대로 손 깨끗이 씻고 잊고 살겠다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