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애를 다른 애들에 비해서는 꽤 늦게 시작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이별|집착]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년 전
처음 연애를 다른 애들에 비해서는 꽤 늦게 시작한 편이었어. 물론 그 아이를 만나기 전에 소개를 몇 번 받기는 했지만 좋아한다는 감정이라기 보다는 처음 접하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었고, 그 아이와 연애를 하면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 그건 참 고맙긴 하네. 아무것도 몰랐던 시기에 만났기에 매 순간에 진심이었어. 물론 내가 서툴렀던 부분도 있을 수도 있었을 거야. 그래도 최소한 당시에는 그 애가 하는 말이라면 믿었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몇 번씩이나 반복되는 데도 애써 부정했어. 다른 여자에게 보내는 다정한 문자를 나에게 잘못 보냈을 때 그 여자애가 힘든 일이 있어서 그랬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럴 수 있구나 했고, 전날 저녁부터 연락이 안 돼서 다음 날 저녁에 연락을 해 일어났다고 했을 때도 그럴 수 있지 했어. 갑자기 이별 통보를 하고 전 여친과 연애를 할 때, 나에게 원치 않는 연애라고 나중에 돌아올 거니까 기다려 달라는 말도 믿었고, 그 아이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의심하지 않았어. 그런데 돌아오고 나서도 그 아이의 폰에서, sns에서 보이는 흔적들이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들더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연락을 잠시라도 안 볼 때면 내가 집착하게 만들었어. 나 원래 질투가 많은 성격은 맞아. 근데 지금만큼은 아니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한지 그 아이는 sns계정을 공유하자 그랬고 나는 알겠다 그랬어. 어쩌다 들어갔을 때 알람이 떴을 때 아무생각 없이 대화 내용을 들여다봤던 건 미안. 근데 넌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그 계정을 나한테 넘긴 거야? 차라리 주지 말았어야지. 사귀는 중에 합석을 한 얘기, 나와 전 여친을 언급하며 친구와 웃고 떠드는 얘기, 다른 여자의 사진을 공유하며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대화를 한 얘기 등.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건 내가 맞지만 그 속에 들어있던 건 정말 상상을 뛰어넘더라. 근데 웃긴 건 나 저거 다 보고도 사겼어. 그땐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이해가 안 되네. 그러다 만나기로 한 날 내가 할 수 없는 걸 부탁해 놓고, 내가 못 한다고 하니까 그 아인 나에게 넌 왜 항상 시도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만 하냐고 그러더라. 그리고 그 날 그렇게 깨졌어. 아이러니하게도 몇 개월이 지난 후에는 또 다시 돌아와서 나를 잡았어. 마지막에 전 여친과 나에게 사과를 할 때마저 나한텐 미안한 거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던 애가 사과를 하며, 너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잡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그래서 결론은 나 이제 아무도 못 믿어. 일단 내 남자친구가 된 사람은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 속마음을 말만 했다하면 화를 냈고 나는 항상 사과만 해왔기에 화를 내는 법도 잘 몰라. 서운한 거나 내가 원하는 걸 말하는 것도 못하고 속마음을 숨기기에 바빠. 정상적인 연애가 될리가 없지. 항상 이게 문제가 되더라. "답답하다고 말 좀 하라고. 티 다 나는데 왜 말을 안 하냐고. " 내가 겪었던 일이 나에게는 너무 커서 그 아이를 잊은 것과는 별개로 아직까지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질 못해서 바뀌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뭐든 말하기까지 수십번 수백번을 생각해야 된다는 걸 상대는 이해할 수 없으니까. "나랑 사귀면 자기 옆엔 내가 없는 것 같다고." 이건 진짜 미안한데 얘기 들어주는 거 좋아하고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거 좋아하는데 난 아마 내 마음을 다 열고 말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 "왜 그렇게 불안해하냐고. 구속받는 기분이라고. 자기 못 믿냐고." 음..못 믿어 미안해. 믿음을 깬 적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준 적도 없었잖아. 그리고 더 웃긴건 내가 그렇게 밀어내서 망쳐버린 관계의 상대들도 처음보다 덜 했을 뿐이지 다들 문제가 조금씩 있었다는 거. 결국 내 성향이 상대를 그렇게 바꿔놓는 건 아닐지도 의심스러운 것 같아. 나 어떡해야되지. 그냥 정말 혼자 사는 게 답일까? 더 이상 누군가를 믿는다는 게 불가능한 것만 같아. 언제나 끊임없는 의심과 혼자만의 불안과 걱정 속에 갇혀있고, 그게 티가 날 때마다 상대는 답답해하고 이해하지 못해. 주변에서 몇몇은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라는데 나같아도 이런 사람은 만나기 싫을 것 같아. 첫 연애에서 한 번 무너져내린 자존감은 그 때 이후로 회복된 줄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고, 나는 아직도 과거에서 머물고 있는 기분이야. 시간이 더 지난다 해서 이 기억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까? 나도 내가 과거에 얽매여 있다는 걸 너무 잘 느끼면서도 마음처럼 고쳐지지는 않아. 세상 모든 사람이 그 아이 같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 때의 경험에 모든 상황을 비추어 보게돼. 좋아하는 감정과 내 불안감이 비례하니까 상황이 좋을리가 없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힘들고 그렇다고 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엔 미안하고.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elonshanky
· 3년 전
멍멍이 새77ㅣ네요. 똥차에 거하게 한번 치인것같아요. 연애 일시중지하고 스스로를 좀 많이 다독여줘야 할 때인것같아요. 일단 아무도 안믿어도 되는데 화는 좀 내고사세요. 자기 자신에게 진솔해지고 부족한부분도 보여줘도 되니까, 그래도 님에게 좋은사람은 끝까지 좋아하고 대화로 풀어내려고 할 거에요. 믿음은 상대방도 줘야하지만 님도 줘야해요. 다 똑같은 인간인데 별거없어요. 좋아했던만큼 실망감도 컸겠네요. 근데 생각해보세요? 뒤에 그애가 님 잡았다는건 님만한 좋은사람 없었다는거겠죠? 지 성격 다 받아주는인간이 없었을테니까 잡은걸거에요. 님이 보살인거에요. 어디 말할곳도 없었을텐데 맘고생많았어요. 혼자 떳떳하게 잘 살다보면 건강하고 좋은사람 올거에요. 진짜에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melonshanky 고맙습니다 진짜로...이젠 스스로를 좀 아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