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공허합니다. 부모님이 어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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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공허합니다. 부모님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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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 고3이 되는데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카테고리를 가족으로 한 것은 좋은 대학을 나오신 부모님의 기대감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그냥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불행한 기억뿐이에요. 엄마 아빠는 자주 싸우셨고요. 어린 시절을 기억하려고 하면 처음 엄마한테 손바닥 맞은 기억이 나요. 피아노 학원 안에서 열린 그냥 작은 연주회였는데 거기서 1등을 하지 못했어요. 당연하죠 저는 어렸고 잘하는 언니오빠들은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전 집에 와서 맞았어요. 콩쿠르도 아니고 그냥 우리들끼리의 연주회였을 뿐이었는데 말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친구가 저보다 잘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 친구네 엄마와 우리 엄마가 사이가 좋지 않았거든요. 그때 엄마한테 맞으면서 굉장히 비정상적이고 부조리하다 뭐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또 생각나는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수학시험에서 65점을 맞았을 때 엄마한테 맞은 기억이에요. 그때 이후론 부모님께 맞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도 항상 그 기억이 저를 아프게 하네요. 제 부모님은 종교적 가치관으로 아주 엄격하십니다. 물론 저도 그 종교를 믿고요. 근데 가끔 그게 너무 버거워요. 이게 지금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전 엄마 아빠가 너무 불편해요. 엄마 아빠가 집에 없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어렸을 때는 아빠가 너무 좋았어요. 근데 아빠가 나의 히어로가 아니라는 걸 안 순간부터였을까 너무 불편합니다. 그냥 어디 말할 데도 없어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써봤어요. 음 제 진짜 고민은요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공허하다는 거예요. 작년 이맘때부터 밤에 잘 때 항상 눈물이 났어요. 이유 없이요. 요즘은 울 이유가 너무나도 많아지긴 힜지만 괜찮아졌다가 다시 눈물이 나는 걸 일 년 동안 반복했네요. 부모님이 두 분 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근무하세요. 그래서 선생님들께 제 문제를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저희 부모님과 다들 아주 친하시고 또 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다 공유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유튜브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보고 이 앱을 다운로드했었는데 잊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마음의 불안함과 공허함을 없앨 수가 없어요. 행복했던 기억은 생각나지 않고요. 인생은 항상 불확실성의 연속이었습니다. 한창 고민할 시기인 이 고등학교 생활이 지나면 좀 괜찮아질까요? 어떻게 하면 부모님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부모님에 대한 신뢰가 전부 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태어나지 않았다면 행복했을 텐데 하는 생각만 들었었는데 요즘에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죽고 싶은데 너무 아플까 봐 죽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 같아요.
혼란스러워불안해답답해자고싶다무서워공허해무기력해스트레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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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한지영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작은 위로를 드립니다.
#스트레스
#공허해
#불안해
#애썼어요
#힘이있었네요
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한지영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 일단 용기 내어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카님께서는 마음이 항상 불안하고 공허하다고 느끼시나 봐요. 작년 이맘때부터 잠들 때마다 항상 눈물이 났다고 하셨는데 오늘 밤도 그러실까요... 아니면 글을 남기고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지셨을까요.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하고 마음이 꽉 찼을 때, 털어놓고 누군가에게 그 마음이 닿는 경험만으로도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글을 읽는 동안 공허하고 힘든 마카님의 마음을 느껴준 누군가 있었다는 사실이 마카님께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셨던 계기가 있었을까요? 마카님 마음엔 부모님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과 또 다른 복잡한 마음들이 함께 있는 것 같아요.
🔎 원인 분석
마카님께서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시네요. 안 그래도 부담이 많을 텐데 부모님께서 근무하시는 학교에 다니고 선생님들도 부모님과 친하셔서 마카님의 문제를 말씀드릴 수도 없고... 현재 마카님을 둘러싼 환경이 불안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격한 종교적 가치관, 그리고 마카님께서 기억하시는 사건들도 불안과 공허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글을 읽는 저도 속상한데 마카님은 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얼마나 아프고 괴로우셨을까요. 그럼에도 글을 읽으며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연주회에서 1등을 하지 못하는 건 잘하는 언니나 오빠들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한 점, 엄마한테 맞을 때 비정상적이고 부조리하다 느꼈던 점들이에요. 마카님 안에 그래도 마카님을 대변할 목소리와 힘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에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순간에라도 그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마카님께서 현재 불안과 공허함을 느끼게 된 데는 다른 원인들도 있겠지만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완벽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또 그런 생각이 환경 속에서 점점 더 강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원인을 짐작하더라도 당장에 자유로워질 수는 없습니다. 그 상처에서 꽁꽁 감춰진 슬픔과 분노 등을 표현해야 합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에 묶인 감정들을 풀어놓은 경험들이 선행 되어야 상황을 다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부모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것에 대한 탐색은 조금 더 필요해 보여요. 그래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카님 말씀대로 인생이 불확실성의 연속이기 때문에 지금은 공허하고 불안해도 또 다른 날들이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내가 누군인지 모르겠다는 건 내가 누군지 알고 싶다는 거고, 죽고 싶다는 건 결국 정말 잘 살고 싶다는 의미이잖아요. 그렇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에너지를 써서, 유튜브도 찾아보고 이렇게 글을 남기신 거라고 생각해요.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어요. 청소년을 위한 1388 상담은 24시간 무료로도 이용이 가능하니 혼자 답답해하지 마시고 누군가에게 좀 털어놓고 위로받고 함께 그 길을 찾아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밤은 마카님의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편안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