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제가 필요할까요. 제가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등학교|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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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필요할까요. 제가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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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어렸을 적부터 언니가 많이 아팟습니다.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셨고 자세한건 모르지만 언니 학교문제랑 사춘기가 오면서 엄청 예민해졌고요. 집안이 경제적으로 좀 어려워서 부모님이 그럴때 마다 제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실때도 있고 간접적으로도 힘들다 돈이 없다 언니를 어떡하냐며 저는 그럴때마다 힘이 되고 싶었고 언니에게 쏠린 관심이 필요했습니다. 착한 일을 하면 칭찬해줬고 저 또한 뿌듯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저는 착한 아이였고 언니의 학업부진은 제가 채우게 되었습니다. 밖에서나 안에서나 착하고 성실하고 공부 잘 하고 알아서 잘 하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정확히는 '나'가 아니라 00학교의 몇반 몇번인 제가 어떤 집의 막내인 제가요. 처음에는 뿌듯하고 행복했던 일이 점점 무뎌지고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4살때부터 시작된 일이었고 지금 19살이 되어 15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여전히 집에서는 착한 딸 친구들에게는 좋은 친구로 살고 있습니다. 문제가 시작된것은 고1 17살이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 한 비밀중에 하나는 제가 중학교3학년때부터 자해를 시작했습니다. 손을 씻다가 같이 다니는 친구가 보게되었고 수업도중 모둠회의시간에 저한테 손목을 까보라고 하는겁니다. 어찌 저찌 쉬는시간에 다 말하겠다. 이러고 넘겼고 저는 쉬는시간에 거의 혼나다시피 저의 자해에 대해 혼났습니다. 자랑할 일이 아닌거 압니다. 그래서 정말 꼼꼼히 감췄습니다. 그 일이 어찌저찌 지나갔는데 어느날 다른무리 애가 뒤에서 큰 소리로 옆집~~가 자해를 한다 진짜 소름끼친다. 애들도 동조하면서 관심종자 같다 등등 저한테 하는 말이 아니란것을 알면서도 심장이 쿵쿵거렸습니다. 공황인지 아닌지 저는 비전문가여서 모르겠지만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정말 죽을것 같아서 화장실로 숨었습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은 제가 역겨운인가이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득 채워졌고 그 하루를 어떻게 넘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날을 기점으로 멍해지는 날이 많았고 짜증도 많이 냈습니다. 그러더니 엄마가 제가 오시더니 아빠가ㅈ우울증인것 같다 엄마도 우울증이 올 것 같다. 안 그래도 언니 때문에 답답한데 너까지 그러지 말아달라 하시더라구요. 저는 제 잘 못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울고 싶었고 너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오는데 눈물도 안 나고 그냥 멍하니 3시간동안 앉어있었던것 같아요. 어찌저찌 살다가 고2 18살이 되었고 전 똑같았습니다 착한 친구 착한 딸 착한 동생 착한 학생. 코로나 여파로 보충이나 야자도 하지 않고 온클도 많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생각할 시간도 늘다보니 문득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게 된다해도 날 딸로 친구로 대해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것도 모르고 하고 싶은것도 모르고 제가 누구인지 다 모르겠는겁니다. 표면적인것은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이미지와 부모님이 원하는것을 섞어서 만들어낸 것들이요. 그날부터 그 생각들은 절 괴롭혔고 사람들이 원하는 이미지에 충족되지 못 하면 버려지고 사랑받을 수 없단 생각이 절 지배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이렇게 살기 싫다라는 생각과 어렸을 적 집에 할머니와 둘이 남겨졌고 할머니도 없으면 모두다 언니에게 갔던 사랑이 충돌하면서 정말 간신히 버텼습니다. 더군나나 고1때 유일하게 저를 조건없이 사랑해주셨던 할머니께서 긴 시간이 지나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셨습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2학년이 어영부영 끝나고 집에서 나갈 일이 없다보니 코로나블루?겠거니 싶었습니다. 풍족하지는 못 하지만 따뜻한 집 배 곪을 일 없고 부모님 계시고 친구들도 있고 내가 불행한 일은 없다. 불행할 자격 우울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억하기 싫은 정말 꽁꽁싸매 애써 지운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자해는 심해졌고 정말 이러다가 미칠 수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조차 편하지 않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면 버림받을거라는 생각은 온 생각을 뒤덮었고 세상에 내가 쓸모 있는 인간인지 살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도 고민을 말해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어디서부터 말해야하는지 감이 잘 안 잡혀서 엉망 일 수 있겠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리실진 모르겠지만 되도록 저 혼자해결하고 싶어요.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했다가 상대방이 더 힘들어할것 같고 그냥 그런기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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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한지영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말해도 괜찮아요.
#우울해
#불안해
#외로워
#답답해
#내면아이
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저는 마인드카페 상담사 한지영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언니와 부모님을 위하느라 착하고 좋은 아이로만 살아오셨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을 혼자 알아서 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살아오게 된 데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네요. 4살 때부터 좋은 아이, 착한 아이로 자라다 보니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른처럼 눌러놓았던 감정들이 뻥하고 터져 자해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었니’라고 누군가 물어봐 줬다면 좋았을 텐데 오히려 혼났던 경험이 힘든 몸과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금도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고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시는 모습에 너무 애쓰고 계시는 것 같아 작은 위로라도 드리고 싶어 글을 씁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의 내면의 나이와 현재의 나이가 비슷하게 균형이 맞으면 좋은데 오랜 시간을 어른처럼 자라 오신 것 같아요. 마카님 내면에는 아직 돌봄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가 자라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사랑과 인정, 관심의 욕구를 지친 가족들을 위해 애써 무시하며 15년을 지내 오셨네요... 마카님의 존재 자체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과 가족들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하게 충돌하다 보니 자아가 불안정해지고 그것을 멈추기 위해 자해를 반복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괴로운데 멈출 방법을 모르니 생존을 위한 하나의 방어로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자꾸 행동하게 되는 것이지요.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과 바램들을 드러내는 것이 가까운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기에 우울하거나 불행하다는 느낌이 들 때, 생각을 다시 하며 마카님 스스로를 다그치셨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는 마카님 마음 깊은 곳에 오랜 시간 애써 힘을 냈던 그 아이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고 싶은데 마카님 마음은 어떠신지요.
💡 대처 방향 제시
우울함이 찾아올 때, ‘우울할 자격이 없어’라고 하지 마시고 ‘내가 정말 힘들구나’ ‘내가 진짜 사랑을 필요로 했었구나’ 마음을 읽어주세요. 사람의 보편적인 욕구와 감정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 슬프고 우울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먼저, 마카님이라도 마카님의 편이 되어서 진짜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시고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마카님께는 마카님을 사랑해 주셨던 할머님이 계셨었네요. 비록 지금은 곁에 안 계시지만 마카님 마음속에 살아계시리라 믿습니다. 힘들 때, 할머니께서는 마카님에게 뭐라고 말씀하고 싶으실까 한 번 귀 기울여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말이 진짜로 마카님께 필요한 말, 듣고 싶었던 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카님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곳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어렵다면 1388 같은 청소년 기관의 도움을 꼭 받아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어요. 마카님께서 말씀하신 좋은 사람, 책임감, 배려 이런 점들은 마카님이 먼저 채워지면 분명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아주 좋은 장점으로 편안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용기 내어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드리고 마카님이 이 과정을 잘 통과해 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