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걸 알기 때문에 다른 길에 접어들었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피해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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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남들과 다른 걸 알기 때문에 다른 길에 접어들었는데 실수투성이에 잘하는 것 하나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이 형식적인 위로의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아니 비참해하다가 칭찬을 받으면 좋다가도 다시 실수하면 계속해서 실수를 해가는 제 모습과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의 모습이 겹쳐지더군요. 알고도 실수해서 지적받는 날에는 온갖 피해망상이 떠오르다 사라지고 그런 애가 아닌데 왜 그랬을까? 라는 말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기대하지 말아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어요. 그렇게 소리쳐도 믿어주지 않았겠죠. 가끔 나는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지 궁금해하다가도 내가 지금 더 열심히 하면 더 잘할거란 생각에 다시 연필을 잡고는 어느샌가 흔들리는 집중력에 연필을 놓고 더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핑계로, 그렇다고 그만두기에는 내 미래가 걱정된다는 이유로 어영부영 하루를 보내요. 사람들은 제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해요. 너는 머리가 좋은데, 노력하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틀렸어요. 저는 암기를 못하는걸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루만에 해낼 일을 저는 몇 달만에 해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단 한가지만을 보고 저를 판단해요. 간혹 누군가는 암기보다는 이해가 중요하다고 하지만..글쎄요, 먼 훗날을 위한 기반을 위해서는 그렇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건 그게 아닌걸요. 사고회로도 다르고, 실수투성이인 저는 꽤 오랫동안 사회에 적응하려고 애써 노력해왔어요. 다른 길을 선택해서 살아있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두려워요. 몇 번이고 넘어지는 내 모습 앞으로 누구보다 밝은 모습으로 달려나가는 친구들이 선명하게 보이니까요. 이젠 더 이상 친구들도 친구들로 보이지 않아요. 살아남기 위해서는 뛰어넘어야하는 경쟁자로밖에 안보여요. 경쟁자로 보이지 않는 친구들을 친구라고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엽신여기고 있는 것 같아요. 갈수록 제가 너무 역겹고 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살아남더라도 제가 살아있을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자신을 몇 번이고 저주했어요. 이번 년도에 들어서는 처음으로 벽에 제 자신을 내던졌어요. 아프면서 묘하게 쾌감을 느끼는 제가 소름돋더군요. 결국 그러다 변명거리를 만들어 병원에 갔어요. 이게 다음으로 이어지면 저는 얼마나 또 변명거리를 만들어내야할까요? 아니,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2년 뒤면 제 10대 인생도 끝날거예요. 다른 길을 택한 저는 바로 사회로 나가겠죠. 2년 뒤 더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지, 아니면 그 기회를 위해 어떤 걸 대가로 바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20살의 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이대로라면 살아있는 게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어찌저찌 쓴 이 글도 끝을 맺어야겠죠. 이야기할 곳 없는 사람이 한풀이한다는 느낌으로 개연성 없이 적은 글이라고 봐주세요. 오늘 밤 편안히 잠드시고 내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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