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올해 고2 되는 여학생입니다
사실 얼마전부터 자해를 하게 됐어요.주변 사람들은 다 모르고요.커터칼로 긋는 그런 거 말고 흉터는 안 남거나 남아도 금방 없어지되 아픔은 느끼는 그런 걸로요.샤프심 펜촉으로 죽죽 긋기,혼자 때리기,벽에 부딪히기,간지럽지 않아도 마구 긁기 이런거…아픈데 아픈 동안에 멍한 그 느낌에 빠지는 것 같아요
어제 기말고사 성적표 받았는데 엄마한테 대학 갈려는 사람의 점수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어요.
제가 작년부터 계속 우울 불안 무기력 그런거에 빠져있어서 공부를 제대로 못 했거든요.이것도 아무도 모르고요.그러니 가족들 눈에는 누워서 게으름 피우는 걸로밖에 안 보였겠지요.
아무튼 그렇게 혼나는데 당연히 눈물은 터지고 엄마는 입 다물고만 있지 말라고 막 재촉을 하는데 '그럼 그냥 무슨 말을 원하는지 모범답안을 제시해줘봐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대답해볼게'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 꿈이 심리학 전공하고 임상심리사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막 뭐라뭐라 하는데 심리학과 가겠다는 것도 겉멋 아니냐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했고 학교 선생님들한테는 참는 걸 강요당하고 집에서도 제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그런 상황이었어요.그래서 혼자 앓는 고통을 알아서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의 상담사 역할을 자처했구요.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꿈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쪽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이상/임상심리에 관심을 가져서 지금의 꿈을 갖게 되었어요.절대 겉멋 같은 게 아니고요.
말이 좀 딴 데로 가버렸는데...아무튼 나도 내가 쓸모가 있을까 가치가 있을까 꿈이 있는데 노력 안하는 나도 내가 죽도록 혐오스러워...그런 생각하면서 울면서 잠들어요
우울증 같다고 병원 가보라는 말을 들어도 가족들은 아마 절 평범하게 웃는 애라 생각할테니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애가 갑자기 우울증 같다고 병원 가겠다 하면 무슨 반응할까 너무 무서워요
무엇보다 엄마는 대학 포함 학창 시절을 굉장히 치열하게 보내신 분이라 저랑 오빠한테 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그걸 안하냐고 그러시거든요
그래서 우울증 같다고 하면 공부만 하면 되는데 무슨 우울증이야 그럴까봐...그런 말 들으면 다시 못 일어설까봐 너무 무서워요
학폭 트라우마도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고...매일매일이 지옥이고..그냥 죽어버리고 싶은데...꿈이 있으면 원동력이 되고 힘낼 이유가 된다는데 저한텐 그냥 미련 같아요...이대로 죽으면 과거의 나한테 미안해서,적어도 한 번은 멋진 모습이고 싶어서.그런 느낌.
수능 망치면 유서 하나 대충 갈겨놓고 죽을까 우리집 10층인데 즉사일까 그런 생각이나 하네요
들키면 혼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