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는 항상 불안함과 자괴감이 몰려옵니다.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다고들 얘기하지만,
저만 예외인 것 같아요.
일을 똑부러지게 하지도 못하고
말을 조리있게 할 줄도 모르고
사교성이 좋다거나 따뜻하게 말 하지도 못하면서
이기적이고
이해력이 빠른 것도 아니면서
좀 전이 읽은 기사도 금방 잊을 만큼 기억력도 좋지 않고
추진력이 좋거나 창의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것이.
무언가에 특별히 흥미를 느끼지도
신나게 이야기할만큼 열정이 있는 것도 없이.
저는 딱히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생물 같은 기분입니다.
하루를 곱씹어보면
이런 내가 여기서 나가면 어디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지?
내가 하고싶은 건 아니면 할 수 있는 건 뭐지?
이 다음 직업은 있을까?
언제까지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쓸모 없어서 쫓겨나면 어쩌지?
자괴감에 불안감에 안절부절 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 잠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부러워는 하면서
아무 노력 없이 불안에만 떨며
시간만 때우 듯 살아가는 모습이 한심한데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고,
알아도 안하는 제가 너무 답답허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