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새 자살을 고민 중인 25살 여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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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ooyaa
·3년 전
안녕하세요. 요새 자살을 고민 중인 25살 여자 입니다.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겉만 보고 저를 부러워하기 마련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제 인생인데.. 저는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어요. 정말 기억에도 없는데 얼마 전에 우연히 알 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트라우마로 학창시절 교우관계가 어려워서 중학교 3년 내내 늘 따돌림을 당했고 자퇴하고 싶었어요.. 하도 맞는 날엔 통증이 아니라 오히려 쾌감을 느낄 정도였으니끼요. 집으로 가면 밤마다 주폭이 된 아빠는 엄마와 저와 제 동생을 때렸고 결국 부모님은 이혼했습니다. 학교도 집도 마음 둘 곳 하나 없어서 엇나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엄격했고 공부를 해서 성적을 올려야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공부만 했습니다. 고1, 공부를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방에서 공부를 하다 오열했어요. 난 공부밖에 없는데 이 마저도 안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 계기로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정신과에 다니는데 심리상담보다 학습발달 위주의 정신과라 개인적인 이야기는 거의 안 해요. 그냥 요새 공부는 잘 되어 가는 지 약은 잘 먹고 있는지 정도.. 요새는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중학교 때가 문득 문득 떠올라서 괴로워요. 중2 수학여행 첫 날, 나랑 같은 방 안 쓰겠다고 나 쫓아낸 다음에 그 방에 같은 반 애들 모아놓고 내 험담한 아이. 덕분에 수학여행 사진 보면 저 혼자 웃고 있질 않아요. 그리고 내가 공부도 못하고 친구가 없단 이유로 한 학기 내내 나 대놓고 귀신취급한 아이. 국악 하는 애라서 중간에 전학가서 아예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떠올라 괴롭네요. 그 외에 대놓고 나 괴롭힌 수 많은 애들... 그 와중에 부반장은 저 챙겨주는 듯 관심을 가졌지만 그 애 역시 수학여행 때 그 방에 있었던 애였기에 저는 그 친절 조차도 동정과 위선으로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지 기억나는 걸 보면 그 애가 은연 중에 고마웠던 것 같아요. 고3때 제 뒷담을 했던 애와 같은 반이 되었어요. 고3이나 되어서 그런 애까지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다른애들 대하듯 그냥 대했어요. 그 애는 제가 자기를 용서한 줄 아는 듯 했어요. 나 편하자고 애써 마음 속에 뭍어둔 건데. 너라면 용서할 수 있겠냐고 지금 물어보고 싶어요. 저는 아직도 중학교 시절이 너무 싫어요..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어요. 날 도와준 좋은 친구들도 많았지만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래? 라는 질문은 아직까지 잔인한 말이에요. 대학교에 오고나서 적당히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하지만 아직 사회생활은 두려워요.. 아직 상처받는 게 익숙치않나 봐요. 3개월 정도 일하다 그만뒀어요.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업은 저에게 어려운 일이에요. 얼마 전에 신점을 봤는데 제가 살아있는 게 기적이래요. 무당이 어쩜 ㅇㅇ씨는 나이도 이제 20중반인데 이렇게 살아왔냐며... 제 사정을 아는 친구도 그래요. 너는 가끔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고. 넌 네 생각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저는 살아 있어도 산 게 아닌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이전에 무얼 위해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도 존재도 없어요. 내 나이 반오십이지만 여전히 나에게 집착하는 엄마, 기계처럼 돈만 벌어다주는 아빠, 이런 집이 지긋지긋해서 한국을 뜬 동생. 못된 마음이지만 신이 있다면 저를 괴롭혔던 애들 다 벌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사는 건 고통이에요. 자살하고 싶지만 칼이 너무 무섭고 한이 맺혀서 못 죽을 거 같아요.. 여태 마음에 응어리진 이 기분이 뭔지 잘 몰랐는데 홧병 같아요. 내 자신을 불쌍히 여기면 안 되는데, 난 앞으로 해야할 게 많고 잘 사는 모습을 보란듯 보여줘야 하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터져요..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트라우마답답해우울우울해분노조절공허해무기력해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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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itzern1225
· 3년 전
글 읽는 내내 너무 힘든 시간을 견뎌오신 것 같아서 마음이 먹먹하네요. 저도 고등학교 때 아이들에게 욕을 1년 내내 먹은 적이 있는데요.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아직도 그때 생각이 나면 눈물이 맺히곤 합니다. 그대도 너무 괴롭고 힘드셨겠어요. 힘든 시간 속 의지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었다면 너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그렇게 마음을 다치지 않고 조금은 덜 아플 수 있었을텐데.... 진짜 삶을 살다보면 허무함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날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 허무함과 숨쉬기조차 버거운 고통 속에서 버텨줘서,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이렇게 살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힘든 시간 속 저의 말이 그대의 마음에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 마음같아선 그대를 안아드리고 싶고 다 괜찮다고, 같이 울면서 토닥여드리고 싶네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너무 수고했어요. 너무 고마워요. 그대의 이야기를 털어놔주어서.... 내가 그대를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게 해줘서.... 괴로워도 이렇게 그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대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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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12
· 3년 전
25살 정말 부러운 나이예요. 저는 지금 41살이예요. 그 나이로 돌아간다면 정말 나를 사랑해줄 것 같아요. 미워하지 않고 이젠 나를 사랑할 수 있지만 25살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네요. 부모님도 나이가 드실꺼예요. 그래서 70정도 되시면 철이 약간 드실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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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08
· 3년 전
놀랐어요 제가 쓴 글인줄 알고 사주가 같은건지...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