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이 너무 당연해졌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우울증|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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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이 너무 당연해졌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yumdak
·3년 전
처음 우울증 진단을 받은 건 중학교2학년 때였습니다.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별거 하시다 중학생 무렵 이혼하셨고 도박 중독인 할머니 손에서 자랐습니다. 엄마는 외국에서 일하느라 한 달에 한 두번 볼까 말까였구요. 엄마에게 학교에서 검사한 우울증 검사 결과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만 그저 사춘기라 그런 거라며 병원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지금 그때의 저를 돌이켜보면 방치된 채 자랐던 것 같습니다. 크게 혼난 기억들은 있지만 칭찬을 받은 기억은 없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있어 마음이 든든했던 적이 없습니다. 늘 혼자 힘으로 해내고, 버티고,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 사이가 금전적 문제로 좋지 않아 그 둘의 기분을 맞추고 가정의 평온을 지키는 것도 제 몫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춘기도 온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제 감정이나 기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불미스러운 일로 대학을 자퇴하고 난 후 우울증이 크게 찾아왔습니다. 극심한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하루 20시간 가까이 잠만 잤습니다. 당연하게도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근 한달 가까이를 칩거 생활하듯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대로라면 내가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병원에 찾아갔고, 약물 치료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가 있는 외국으로 유학을 빙자한 도피를 하게 되었고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함께 살게 된 엄마와 많이도 싸웠습니다. 그때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저를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셨고, 저는 그런 엄마를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 증상까지 나타나게 되어 현지 병원을 가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 꾸준히 다니지 못했고 여자처자 일상생활을 하다보니 증상이 나아지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한국으로 홀로 귀국하게 되었고 프리랜서지만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당일 해고를 당해 오늘부터 백수가 되었습니다. 해고 이유는 회사의 경제적 어려움과 저의 불성실한 태도입니다. 저 회사 다니면서 불성실하게 일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리랜서이고 방송계 일, 시차가 13시간씩 나는 해외 스탭과 협업하느라 새벽 시간, 주말 가릴 것 없이, 일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어가며 일했습니다. 저로 인해 일에 차질이 생기거나 큰 비용적 문제가 든 적도 없습니다. 저의 제 2외국어가 필요했던 때에도 평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일했고, 대표님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진행에도 그에 대한 불만 조차 토로한 적 없습니다. 그런데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기한이 밀리며 그 동안 할 일이 크게 없으니 그냥 나가라고 한 겁니다. 그것도 당일에요. 그런데 예전 같았으면 우울과 자괴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와 버거웠을 텐데 이제 그 감정들이 너무나 당연해진 느낌입니다. 맞아 나는 이런 애였지, 이번에도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자책에 그저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당장 다음달 생활비가 겁나고 제 취업으로 기뻐했던 엄마와 이모들 얼굴이 떠올라 죄책감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루 하루가 살아집니다. 멀쩡하게 밥을 먹고 티비를 보며 웃고, 사고 싶은 옷들을 생각하고, 보고싶은 애인을 떠올립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것조차 죄스럽습니다.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제가 정말 사라져버릴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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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yip123
· 3년 전
많이 힘들었겠어요..안좋은일이 일어나면..일단 마음부터 편안하게 하는게 좋을거같아요 따뜻한 거라도 마시고 마음을 진정시키세요 그리고 차근차근 하고싶은거 다 이루는거에요 쓰니님이라면 분명 다 잘 이루시고 행복하게 살수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