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람이 싫어져요
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좋아하기보다는 의존한다고 보는 게 더 맞는 거 같기도 해요. 저 스스로도 그걸 잘 알고 중심을 잡고 인간관계를 맺는 게 건강하다는 걸 알면서도 섣불리 관계들을 가지고 또 망치고, 다시 그걸 반복합니다. 저는 굉장히 감정적인 편이어서 관계들이 끊어질 때는 제 일부를 함께 도려내는 것처럼 힘이 듭니다. 관계의 크기와는 크게 상관없이 모든 관계들에서, 특히 그 관계의 끝을 느낄 때 스스로가 너무 보잘 것 없고 무능력하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 자책하고는 합니다. 사실 사람에게 의존하기 시작한다는 건 고통을 감내해야한다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알고있는 것에서 실천의 영역으로 옮기지 못하는 제 자신이 싫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점점 그 자기혐오가 타인에게로도 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상처를 받더라도 관계에 대해서 귀찮아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지쳐버린 것처럼 저런 행동들을 당연히 합니다. 전에는 자책을 했다면 이제는 제가 어떤 행동들을 그 사람에게 했는지를 생각하기보다 이런 상황으로 끌고 온 저 사람이 미워집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저도 책임이 있다는 걸 잘 압니다만 남을 탓하는 게 더 쉬워서일까요? 자꾸만 남보다는 제가 아픈 것이 이제 더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까지 프레임을 씌워서 속물적이고 표면적인 인간관계들을 가질 사람들이라고 선입견이 자꾸만 생기게 됩니다. 더는 사람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이상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위해 소중한 의견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