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너무 목말라있어요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해지는 요즘입니다. 군대 가기 전만 해도 인맥도 꽤 넓었고, 연애도 꾸준히 했던 사람인데 말이죠. 군대를 다녀오고, 집안이 어렵다 보니 진로와 일자리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은 채로 2년을 살다 이제서야 저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막상 코로나 때문에 제가 목표로 하는 업종의 취업 시장은 동결되어 버렸고, 인간 관계는 2년 동안 다 사라져버렸고... 매일 좁은 기숙사 방에서 일어나서 되는거 같지도 않는 취업 준비를 하고 그러다 ASMR 들으며 잠드는 게 제 삶의 루틴이 되었어요.
사람의 따스함이 너무 그립다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 해봤습니다. 아무라도 전화를 해서 내 마음을 얘기하고, 위로 받고 싶었어요. 가족한테도 이 마음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매번 부담 주지 않는다,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라고 하지만, 우리 가족의 현 상황과 장남에 대해 은근하게 가해지는 기대감 때문에 제 감정,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어요.
2년 전의 저는 참 자신감 넘치는 남자였는데, 지금의 제게는 어떤 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용기, 의욕, 행복... 매일 밤마다 연락할 사람을 고민하는 제가 너무 끔찍하게 불쌍하고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서럽습니다. 소개팅을 제안해주겠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26살의 4학년 취준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직장인을 원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막상 너무 하고 싶으면서도 상대분에게 실례가 될까 싶어서 받지도 못하네요.
아직 젊고 창창한 스물여섯 살이라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의 저는 정말 속부터 썩어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누구한테 할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번아웃이라는게 이런 걸까요. 절실하게 사람과 교감하고 싶어요. 취업을 하면 자신감이 좀 생길까요? 오늘 밤도 너무 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