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사람을 친구로 두신분은 어떤 마음으로 친구관계를 유지하고계신가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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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사람을 친구로 두신분은 어떤 마음으로 친구관계를 유지하고계신가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pierce84
·3년 전
살아오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렸을적엔 게임친구, 커서는 직장동료들만 만났는데요. 제가 이직하고나서 전직장 동료가 된 누나가 있거든요. 원래 게임 접거나, 졸업하거나, 이직등 환경이 변화될때마다 모든 친구들과 관계 끊는 제 성격?에 그나마 유일하게 남은 친구라면 친구인데요. 제 관심사가 혼자하는 게임,무협지 읽기 등 혼자 하는 취미와 업무 밖에 없기때문에, 만나면 업무 얘기만 합니다. 그 누나가 게임,무협지를 좋아하는게 아니니까요. 근데 이제 몇년이 지나니 서로 다른 직장이고하니, 업무 얘기도 공감이 안 가죠. 그래서 요 2년간 한달에 한번? 톡 보내는 정도가 되다가, 요즘은 반년에 한번 보내는 정도가 됐습니다. 뭐 제가 톡 주면 또 반갑게 맞이해주겠지만... 근데 이 누나와 친하게 지낼 이유가 있을까요? 보면 또 마음이 반갑긴 합니다. 들뜨고... 정확히 말하면 부드러운 이불에 뒹굴뒹굴 구르는 느낌이 드는 그런 한없이 편안한 느낌?(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근데 제가 관심사가 저러니, 제가 대화를 못해요. 그런 저한테 익숙해서, 직장이나 생활에서 본인이 겪은 상황을 재밌게 얘기해주는데, 또 저는 이야기 듣는건 좋아하는지라, 항상 만나면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듣고 듣는 관계입니다. ㅡㅡ.. 근데 제가 뭘 말하고 싶은걸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화 못해도 게임하고, 무협지 읽고.. 즐기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데, 내가 뭘 원해서 30분동안 이 글을 쓴걸까요? 음... 15분동안 생각해봤는데, 그나마 떠오르는게 하나밖에 없네요. 그 누나에게 저는 과연 어떤 친구였을까요? 그저 오랫동안 업무상 만나다보니 생긴 정으로 즐겁지도 않은데, 억지로 같이 다닌 친구였을까요? 어차피 이제 거의 희미해진 관계고, 완전히 끊어내기 위해 여전히 무연락 중이니 의미 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궁금하네요. 여러분들 중에서는 이런 비슷한 입장의 사람이 계실까요? 저 말고, 누나 입장과 비슷한 사람요.(말재주 없이 조용히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 희미한 사람을 친구로 두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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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k1
· 3년 전
제가 그 누나같은 입장이고 제가 같이 점심을 먹는 동료 몇명과 제 남자친구가 글쓴님같은 성격인데요. 사실 저도 너무너무 궁금하고 답답해요.ㅠㅠ 왜 저분들은 말이 없을까, 왜 자신들의 얘기를 먼저 안하지? 싶었죠. 사실 그런 사람들보면 저에게 마음을 안연거같아서 너무 섭섭해요. 사실 공통 관심사가 없더라도(친하고 오래된 친구더라도 없는 경우 많죠) 주말에 있었던 일, 요즘 재밌게 보는 유튜브(웹툰,책, 예능 등등), 운동 얘기, 음식 얘기...본인의 경험이나 느낀점에 대해서 할 얘기 많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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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ce84 (글쓴이)
· 3년 전
@comk1 사람마다 이유가 달라서, 말 없다는 결과만 같을뿐, 이유는 제각각이니, 제 사유가 꼭 해당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화로 뭐가 즐거***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웃긴 얘기, 관심사에 대한 몰랐던 정보 전달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전혀 관심이 나질 않습니다. 어떤 기분이냐면 아이였을때 명절에 어른들끼리 이야기하는거 보고 있는 그 기분입니다. 도대체 저 사람의 가족관계가 어떻고, 저 사람이 어떻거 됐고... 뭐가 재밌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그리고 두번째로 아마 관심사가 남들이 원하는 관심사에 벗어났거나, 말을 하려고 하면 뭔가 떠오르거나 이어지지가 않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게임 좋아한다고 했죠? 근데 제가 게임중에 파랜드 택틱스가 참 재밌었는데 하고 주절거리면 거의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이 없겠죠? 반응이 싸~ 해집니다. 그런 문제와 또 그런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내가 대화에 끼면 안된다는 위축감이 듭니다. 그리고 말을 하려고 해도 이어지지 않는 문제는 역시 게임으로 비유하면, 제가 그 누나 말하는 스타일을 흉내내면 그 게임을 하면서 이런 적이 나타났고, 그래서 이렇게 반응했다가 죽어서 다시 시작해서 이번엔 이겼더니, 아이템이 나오던데... 처럼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이해가 가게 기억을 했다가 말을 하는데, 전 그게 너무 신기한게, 아니 어떻게 매일 오늘, 어제 일을 그렇게 기억해두고 살까요? comk님께서 본인의 경험이나 느낀점에 대해 할 얘기 많지 않냐고 하셔서 생각해봤는데, 떠오르지가 않네요. 뭔가 백지장이 된 상태? 뭘 말하는게 좋을까요? 아.. 맞아요. 이거예요. 친구랑 얘기하면서 이래서 제가 말이 없고, 그래서 보통 어렸을때 무슨 재밌는 일이 있었냐? 집에 가면 뭐하냐? 등등 질문을 하면 그러면 제가 할말이 생기는거예요. 어렸을땐 이런 일이 있었다. 집에가면 게임한다. 맞아요. 누가 질문해주지 않으면 할 말이 전혀 생각이 안 나는거예요. 그것도 좁은 범위의 질문으로만. 어떤 느낌이냐면 얘기 해보라고 멍석 깔아주면, 머릿속에 수많은 화제가 있어서 그중에서 뭘 말해야하지?가 아니라, 그냥 텅텅 비어 있는 상황에 뭘 말해야하지? 라는 당혹감요. 뭘 말해야하지? 라는 질문만 머릿속에 생성될뿐 머릿속이 텅 비어 있으니 검색이 안되는 그런 느낌요. 흠... 지금까지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고 연결한게.. 몇시에 썼는지 시간을 안봐서 모르겠는데, 1시간도 훨씬 넘은거 같네요. 퇴근할때 배터리가 50몇퍼였는데, 지금 8프로니까... 지금까지 쓴걸 대화로 했다면 아예 못했을거라 생각됩니다. 혼자 상대방 반응시간에 쫒기지도 않고, 마이페이스로 생각에 집중해서 글을 쓰고, 어... 생각이 안 나네요.ㅡㅡ 이게 문제예요. 말하면서도 전에 했던 말은 빠르게 잊히고, 하려고 하던말도 잊어먹는답니다. 친한 누나가 이런 절보고 의식의 흐름대로 말한다고 했던가 산다고 했던가 그랬는데...ㅡ.ㅡ 그니까 comk님께서 말없는 사람들이 궁금하다해서 저라는 1명뿐이지만 그래도 알려드릴랬는데, 이해가 되시겠어요? 저 솔직히 적었던거 기억이 안납니다. 스크롤 올려보니 진짜 길게 적었네요. 와..... 죄송해요. 근데 저도 궁금한게 있어서 comk님 경우에 대해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요. 남친분이 말이 없는 분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어떤 부분을 보고 좋아하셔서 애인관계를 유지하시는 중이신건가요? 어렸을적부터 소유욕이라 해야하나? 집착이 강했던 전 학창시절때는 친구가 동성친구였는데 거의 단짝으로 몇명 소수만 지냈고, 직장생활에선 여자가 많은 직업이라 반대로 친구들이 이성이었는데 역시 단짝 소수만 원했습니다. 그리고 친해지고난뒤 몇년후에 들어온 다른 친구들과 회식자리를 가졌는데, 제가 그때는 다른 회사라서 뒤늦게 참석하기로 됐는데, 그 친구가 말을 잘하니, 다들 잘 웃고, 좋아라하더군요. 어느새 제 존재감도 까먹혀서 제가 나중에 참석했는데, 그냥 가만히 앉아있다가 나왔습니다. 누나들이나 동생들도 그날 참 미안해하던데, 속 좁던 저는 친구를 뺏긴거 같은 기분에 그날 정리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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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ce84 (글쓴이)
· 3년 전
@comk1 물론 직접 말할 수는 없었죠. 안그렇겠어요? 제가 애인도 아니고, 흔한 친구일뿐인데다, 또 제가 재미를 주지 못하는것도 맞거든요. 나 같아도 재밌는 사람이랑 놀지. 그리고 그 생각이 이어지니, 과연 제가 그 친구들에게 필요한 친구인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맞죠. 재미도 없고, 관심사도 다르고. 있는거라곤 그동안 쌓아온 정? 같은거 뿐인데... 그걸로 계속 끌고 가기에는 그 친구들에게 짐만 되는 존재고, 저도 괴롭기만 하죠. 그래서 끊었답니다. 눈치 채지 못하도록 서서히 연락 줄이고, 회식 안 가고. 그 친구들도 눈치는 있으니 왜 그러냐고 하는데, 말 못하죠. 부끄럽고, 제가 백번천번 잘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응답없이 끊었답니다. 주는 톡에만 반응하고, 더이상 반응 없이, 만남없이요. 그렇게 서서히 다 끊고, 사실 본문에 적은 누나 한분만 남았네요. 역시 제일 친했던만큼 제일 오래가긴 하는데 이제 그것도 끝이 보여가고요. 저번엔 반년만에 톡이 왔으니, 이젠 안 오겠죠. 아 서론이 길었네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전 기억력이 나빠서 감정이입이 안되면 진짜 원하는, 하고 싶은 질문도 못 찾아낸답니다. ㅎㅎ **********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게, 아무런 재미도 없고, 친구로 지내온 정만 있는 사이인데, 과연 가치 있는 친구인가요? 님께서는 말없는 남친분이 어떻게 재미있는 사람들보다 좋아서 그것도 무려 애인관계를 유지하고 계신가요? 혹시나 싶어 말씀드리지만 comk님 답변이 어떻든 전 친구관계를 완전히 정리할 생각이고, 앞으로도 더이상 인간관계를 만들 생각이 없답니다. 배려해주신다고 좋은 말씀 하실 필요없이, 진짜 진솔한 생각을 듣고 싶네요. 이제는 2,3년전의 꽤나 과거가 되었지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