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우리는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명쾌한 답이 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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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항상 우리는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명쾌한 답이 있다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겠지 하지만 정해진 답은 없기에 우리는 더 자유로울 수 있다 하고싶으면 도전 해볼 수 있고 포기하고 싶으면 포기해도 좋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나" 라는 작품이 완결될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는 예전부터 참 무모하고 멍청한 놈이였다 나는 학생때 웹툰작가가 꿈이었고 7년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고등학생때는 친구들에게 내 꿈을 말하지도 못하고 숨기기 바빴다 내 부족한 부분들을 보여주기 싫었다 완벽하게 완성된 나만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저 생각없이 사는 놈으로만 봤겠지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 4월, 바로 입대를 했다. 강원도 철원으로 배치 받았던 나는 시설도 대우도 좋지 못한 구석진 부대로 편성되었다. 우리 분대장은 매일같이 날 때리고 차고 욕설을 일삼았다. 듣기로는 내 위에 먼저 왔던 두명은 못 견디고 전출갔다더라 그래놓고 하는 말이 막내는 강하게 키워야한다나 뭐라나 분대장이 준 병영 노트를 닳도록 읽고 써가며 외웠고 다른 분대 동기들이 쉬고있을때 나는 분대장에게 외운걸 검사받았다 물론 틀릴때까지 물어보기에 끝은 줘터지고 끝난다 밤에 화장실 칸막이에서 우는게 일상이였고 부대 사람들은 날 측은하게 바라보더라 후에 알게 된 이야기로는 분대장 결산마다 "@@이는 잘 있나, 이상한 생각 안 하게 잘 지켜봐라" 이런 말이 꼭 나왔다고... 두 달 뒤 후임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 내 시선을 집중시키는 후임이 있었다 밖에서 그림공부를 해왔던 놈이였다 관심사가 같았던 우리는 항상 붙어 지냈고 매일 개인정비시간마다 독서실로 가 그림을 그리고 시나리오를 짜서 함께 고민하고 나아갔다. 우리 주변에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 때까진 더할 나위없이 좋은 군생활이었다 그렇게 1년 쯤 지나 상병이 될 쯤 그 후임과 크게 틀어졌다 훈련직후 서로 피곤하고 예민한 상황에 우리는 사소한 일로 말싸움을 크게 했다 그 뒤 3일 동안 말 한번 안 붙이고 서로 무시하다가 문득 화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게 생각하고 멘트도 준비한 뒤 혼자 그림그리는 그 후임에게 찾아가 사과했다 근데 나랑은 할 이야기 없다더라 앞으로 서로 신경쓰지말고 살자는 그 말이 나에겐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다 매일 화장실에서 울었던 그 시절, 내가 군생활동안 본 한줄기 빛과 같던 놈이 내 곁을 떠났다. 그 뒤 나는 상담도 받고 약도 먹어가며 힘들게 지냈다 우리가 함께 있던 그룹은 붕 떠버렸고 주변 놈들은 양쪽 눈치를 보며 나를 은근히 챙겨주는게 눈에 보였다 나 때문에 다른 병사들이 눈치 보는게 싫었고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으면 했다 나는 다른 놈들에게 모질게 대했고 나는 일방적으로 그 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있는 시간은 길어졌다. 하지만 내가 만든 그 고독을 나약해진 나는 견딜 수 없었고 그 당시 나를 챙겨주는 선임에게 담배 하나만 줄 수 없냐고 부탁했다 그 때 물었던 담배를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물고있다 마지막으로 웃은지가 언젠지 기억이 안 날 무렵 혼자 담배를 숨어 피다 그냥 오픈하자 싶어 당당히 사람들 많은 흡연장으로 걸어가 불을 붙일때 당황하던 부대사람들을 보며 한번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임과 틀어지고 그림은 거의 손 놓고 말년병장들과 이야기를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고민들을 듣고 "아, 정말 흠 없어보이는 선임들도 각자의 고민이 다 있구나. 이 사람들도 당장 내일을 걱정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답답하게 생각하는구나" 느껴지더라 정말 심할땐 극단적인 생각도 가끔 떠오르긴 했는데 담배하나 물고 달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차분해지더라 그럴때마다 일단 "전역은 하고보자." 그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답이였던건지 전역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담담해지는 내가 보이더라 다른 건 몰라도 이제 잠은 수면제 없이 자겠더라 시간이 흘러 전역날,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그 후임에게 다가가 8개월만에 말을 걸었다 "잠깐 안아봐도 되냐? ....... 지금까지 고마웠고 미안했다." 나는 대답도, 그 놈의 표정도 안 보고 뒤돌아 부대밖으로 도망치듯 걸어나왔다 어떤 답이 돌아오던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그렇게 22살 1월. 전역하고 바로 대학 복학을 했다. 그래봤자 입학만 하고 입대해서 1학년 1학기지만... 사람들과 나름대로 잘 지냈고 성적은 그저 그랬다 그렇게 반년정도 지나니 내 꿈이 다시 생각나더라 "웹툰...다시 시작할까?" 결단이 섰던 나는 다시 그림공부에 열중했고 자연스레 학점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부모님과도 갈등을 빚었고 꿈을 인정해주지 않고 학교만 고집하는 부모님이 싫었다 때 아닌 반항이었던건지, 그 뒤부터 어린 마음에 출석도 안하고 피*** 가고... 카페가서 그림그리고 성적은 개판이 되버렸다. 그렇게 2학년이 될 무렵 나는 결단을 내리고 부모님께 말했다 사실 이건 선전포고에 가까운데 "저 자퇴하고 웹툰작가 준비에 올인하고 싶습니다 금전적인 도움 필요없고 혼자 해결할테니 그렇게 아십쇼." 그렇게 자퇴를 하고 알바를 다니며 준비를 했다 알바는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본 것 같다 식당 주방 알바, 피*** 야간 알바, 건설현장도 몇 개월 다니고 택배 상하차도 몇 개월 다녔다 그러면서 느낀건 일하면서 공부하기 너무 힘들다는거. 그래서 찾은 편의점 야간을 현재까지 10개월간 하고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웹툰작가를 접으려고 생각중이다. 친구들은 이제 취업도 하고 차도 사고 만나면 술도 사는데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제자리 걸음인가... 이제 곧 25인데 너무 대책이 없지 않는가. 회사라도 들어가면 경력이라도 쌓이는데 내가 소모하는 이 시간은 그저 낭비되는 시간이 아닌가. 그리고 이 정도 투자했으면 어느 정도 성과가 보여야하는데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그저 웹툰을 좀 많이 좋아했던 독자였던것이지 작가의 그릇이 되지 못한다 나는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것이지 그리는 능력은 없다. 예전엔 재밌게 봤던 웹툰, 그림들이 이제는 보기가 싫어졌다. 웹툰, 만화를 보고있자니 작품에 온전히 몰입을 못하고 컷 나누는 시점과 캐릭터들의 구도를 분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그냥 친척 밑에 들어가 일해보려고 계획중이다. 먼 훗날 이 이야기들이 술안주 삼아 가볍게 웃으며 꺼낼 수 있는 날이 올때... 그 후임과도 연락해보고 싶고 그림도 다시 해볼까 한다 정말 길었던 글인데...글이 좀 지저분할수도 있지만 양해 부탁합니다. 나도 내 이야기가 하고싶었고 이 곳을 찾는 분들은 대부분 고민이 있어서 올텐데 본인 뿐만 아니라 이렇게 허탕치면서 사는 놈도 있구나 하면서 가볍게 읽어줬으면 하네요 나도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이런 글이라도 읽다보면 잠시나마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보고 위안...까진 안 바라고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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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me
· 3년 전
허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 나중에 다 밑거름이 될 경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웹툰 작가를 꿈꾸셨던 분이라 나중에도 그 길을 생각해 볼 수 있잖아요 :) 다른 누군가는 엄두조차 못낼 길일 수 있어요 부담을 내려놓고 다시 웹툰이 좋아지시길 바랍니다! 요즘 좋은 웹툰이 꽤 있더라구요 ㅎㅎ sns로 본인의 에피소드를 만화로 올리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성공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취미생활로 그림을 차근차근 기록하시다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일도 하시고 취미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