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녕? 이 네 글자 쓰는데도 왜 이렇게 눈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혼|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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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Lee9881
·3년 전
엄마 안녕? 이 네 글자 쓰는데도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항상 답답할 때마다 차마 엄마가 상처받을까, 말도 못하고 글을 썼는데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서 글로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고 있어.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엄마는 나중에 커서 보면 별 거 아닐거라고 얘기했잖아. 맞아, 사실 엄마 말처럼 난 아직 미성숙한 성인을 목전에 둔 열아홉 어린아이일 뿐이고 그래서 내 상황이 더 비관적으로 다가온 걸지도 몰라. 그래서 항상 생각했어. 이혼가정에서 자랐고 재혼가정에서 생활 중인 내 상황이, 남들과 그닥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생각을 그렇게 한다고해서, 남들처럼 내가 수업끝나고 날 데리러 올 아빠를, 아빠이야기를 하며 웃는 엄마를, 함께 바닷가를 가는 우리 가족을 기다릴 수는 없는 거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기에, 나는 비록 아빠랑 떨어져 살지만, 가끔 연락하는 사이니까 괜찮아. 엄마가 믿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기에, 불쌍한 우리엄마는 내가 책임져야지. 근데 엄마, 앞에서 말했듯이 난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야. 그리고 엄마를 책임지라는 말을 들었던 고작 7살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어. 7살짜리에게 매일매일 아빠욕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내가 무슨 잘못을 하면 아빠한테 보내버리겠다고 협박했지. 자식은 짐이라고 했고 내가 딸이라 데려온 거라고 했어. 그래, 엄마도 속상한 마음에 그랬을 거 알아. 아빠가 밉고 원망스러울 거 나도 알아. 근데 엄마의 감정을 다 받아내야했던 7살 어린이는 항상 버림받는 꿈을 꿨어. 엄마가 저녁이 다 되어도 들어오지 않으면, 날 버린 걸까봐 이불 속에서 울었어. 그리고 19살이 되어서도 그걸 다 떨쳐내지 못해서 병원을 다녔어. 엄마가 아빠랑 양육비 문제로 다투고, 그 내용을 나에게 보여주던 날. 나는 엄마의 말에 적혀있는 '불쌍한 아이'라는 말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더라. 그리고 그 단어 하나하나에, 엄마가 나에게 쏟았던 엄마의 모든 감정들이 외상 후 장애처럼 되살아났어. 역시 나는 짐이었구나. 겉으로는 자상한 아빠인 척 하며 자식도 모르게 재혼해버린 사람과,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채로 엄마노릇을 하느라 자신도 모르게 자식에게 상처를 되물림해준 사람 사이에서 나온, 나는 역시 짐이었구나. 병원을 다니면서도 나는 마음이 편하지 못했어.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한다길래, 불편한 마음으로 엄마를 병원에 데려간 날. 엄마는 또 나 때문에 상처를 받았겠지? 하는 마음에 약을 처방받은 손이 무거웠고 최선을 다했다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내 벌어진 상처들이 아파서 엄마에게 악지르는 내 입이 무서웠고.. 엄마, 나는 결혼하지 않을거야. 아이도 낳지 않으려고. 환경이 나를 그렇게 세뇌시켰어. 멀쩡한 사람을 의심하게 될까 무섭고, 내가 또 다른 이혼 가정을 만들까 무섭고, 그걸 엄마탓으로 돌릴까봐 무서워. 결혼이라는 걸 단순히 두 사람 간의 결합이라고 보기에는, 결합이 끝났을 때 상처받는 사람들의 상처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는 걸 알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키워줘서 고마워 엄마. 날 위해서 고생한 엄마의 최선, 이해 못하지 않아. 날 사랑해줘서 고맙고 날 의지해줘서 고맙고 내 엄마여서 고마워. 이제는 재혼해서 엄마의 삶을 살아가려는 모습이, 속상하고 어색하면서도 대견해. 20분간 고민하며 쓴 글이 오늘의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을 힘차게 살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
불안속상해신체증상불안해답답해우울두통어지러움공허해불면괴로워조울자고싶다무기력해호흡곤란슬퍼우울해스트레스외로워혼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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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사랑스럽고 애틋한 너에게 사랑스럽고 애틋하기에 오로라를 보러같이 가고 싶다 그 오로라엔 또다른 너의 가족이 있을거야 결혼하는게 아니라 그냥 너와 비슷한 혹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가족이 될지도 몰라 오로라 보러가자 너에게 꿈이 있다면 그 꿈을 향해 가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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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9881 (글쓴이)
· 3년 전
오로라.. 보러가고 싶네요 예쁘고 벅차고.. 보상받는 기분일 거 같아서 벌써 눈물이 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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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오로라 같이 보러가요 그거 알아요? 오로라도 원래 그 예기치못한 변화로인해 만들어진 현상이래요 근데 그 오로라도 그렇게 따지면 실수인거래요 근데 그 오로라 겁나 아름답자나요 당신도 아름다워요 우린 오로라인걸요 애틋하고 아름답고....오늘은 따뜻한거 먹으면서 별을 그리며 자봐요 아마 우린 이미 같이 가고 있는걸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