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엄마와 함께 등교하다가 수능이란게 너무 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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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침에 엄마와 함께 등교하다가 수능이란게 너무 불안하고,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 엄마는 크게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그냥 귀찮다는 듯이 잘하겠지, 하고 한숨과 함께 말을 뱉었다. 엄마가 매우 성가실 때 하는 버릇이다. 숨과 함께 터뜨리듯이 내뱉는 말. 난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엄마는 몇분 더 가다가 사는게 재미가 없다느니 또 이야기를 시작했다. 등굣길에 항상 하는 얘기였다. 살기싫다, 사는게 재미가 없다, 삶의 낙이 없다. 그걸 내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늘 인사치레처럼 하는 혼잣말이었지만, 그것도 상대방이 있기에 하는 말이 아닐까? 내가 왜 그걸 듣고있어야하는지 기분이 나빠졌다. 엄마가 더 힘드니까 징징대지 말라는 의미였을까? 엄마는 아무 생각없이, 배려없이, 그냥 무심코 입버릇처럼 뱉은 말이었겠지만, 그 한마디때문에 오늘 내 하루가 엉망이 됐다. 난 힘들면 안되는 사람일까? 난 그래도 고3인데, 내 인생에서 처음있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그렇게 힘들어하면 안되는걸까? 힘든건 엄마뿐인걸까. 엄마는 등굣길에 앞에있는 차가 느리다거나, 신호가 빨간불에 걸릴 때 마다 ***을 하곤 했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하루의 첫 대화가 ***투성이인게 기분이 좋지는 않다. 날 향한 욕이 아니더라도, 그런 말을 들으며 등교하면 기분이 축 처진다. 엄마는 입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사람같다. 말 하나하나에 독기가 서려있어서, 그 좁은 차 안에서 난 자주 질식할것같은 기분이 든다. 평소처럼 최악인 등굣길이었지만 오늘은 기분이 더 나빠서 적어봤다. 엄마가 날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수능이 얼마 안남은 지금이라도 나를 위해주고, 배려해줄거라고 착각했다. 내 나이가 고3이 될 때까지 정신적 지지는 전혀없이 늘 자기만 힘들었던 엄마가 뒤늦게라도 날 보살펴 줄거라 착각했다.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니다. 이해하기 싫을 뿐이다. 그게 너무 서러울 뿐이다. 엄마 앞에서는 내가 힘들면 안되는 사람같아서 너무 숨이 막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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