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종종 나한테 멍청한 년이라고 말하곤 한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자살|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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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엄마는 종종 나한테 멍청한 년이라고 말하곤 한다. 머리가 그렇게 나빠서 어디에 써먹겠느냐고 하는게 태반이지만, 늘 막말로 이걸 더 심하게 강조한다. 실수 한번에 난 항상 내 지능을 의심받았다. 엄마에게 딱히 피해가 가지않은 실수에도 늘 탐탁치않아하며 날 욕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도 했다. 어느 부모도 자식에게 하지 않을 말들을 했다. 그걸 내가 태어난 이래로 지금까지 반복하는걸 보면, 그에 대한 죄책감도, 반성도 없는 것 같다. 엄마는 수시원서접수를 끝낸 내게 이따금 왜 서울대를 가지 못했느냐고 말하곤 한다. 내 눈을 쳐다보지 않고 그냥 해보는 소리라는 듯 하는 그 말은, 네게 관심은 없지만 네가 멍청해서 한탄스럽다는 듯한 어조다. 수시 원서를 다 쓴 이후에야 말하는 것도 웃기다. 부모로써 학업에 기울여준 노력도, 조언도, 정신적 지지도 없이 오로지 홀로서기를 강요한 부모가 내게 지능이 낮다고 한탄하다니. 집안이 부유한 것도 아니다. 나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들도 사립 대학교에 주저없이 원서를 넣었다. 난 수시원서 값 하나에도 눈치를 보며, 등록금이 싼 국립 대학만 추려내서 원서를 넣었다. 애초에 등록금 내 줄 형편도 안되는 집안이라는걸 알았더라면, 이렇게 정신병에 시달리며 노력하지 않았을텐데. 난 수시원서 6장을 채우지도 못하고, 어떻게든 붙으려 등록금이 싼 대학 하나에만 3장을 넣었다. 대학은 정말 많았지만 등록금이 비싼 사립을 빼면 세 곳도 되지 않았다. 엄마가 가끔 너무 심하게 막말을 할 때는, 나도 지지않고 말했다. 서울대 보내줄 형편은 돼? 거기 기숙사 넣어줄 형편은 돼? 집은? 생활비는? 엄마는 그러면 왜 돈걱정을 하냐? 아, 니가 들어갈 실력은 됐어?하고 비꼬곤 했다. 엄마는 자기만 내 정신병에 한 몫 하는줄 안다. 내가 엄마에게 화를 내면 엄마도 힘든 거 알잖아, 니가 좀 참아줄 수 있잖아, 이런식으로 군다. 엄마는 내 정신병에 80%정도 책임이 있지만, 엄마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돈을 걱정하는건 아빠였다. 아빠는 눈에 띄게 등록금 걱정을 하며 사립을 제외할것을 강구했다. 성적이 맞는 국립, 국립이래봤자 지잡대수준인, 가장 등록금이 싼 대학을 말하자 아빠는 진심인지, 꾸며낸 모습인지 몰라도 기뻐하면서 그 대학에 가라고 말했다. 물론 그곳에 가서도 장학금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엄마와 아빠는 서로 의견일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각의 요구를 내게 말했다. 엄마는 무조건 높은 대학을 원했고, 아빠는 싸고 낮은 대학에 가서 장학금을 받을 것을 원했다. 엄마는 대학은 스카이 석자만 알고 그 외에는 무지했다. 수시원서접수를 하기 전에는 그래도 국립이라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다. 원서접수가 끝난 후에서야 그곳이 지잡대라는걸 알았는지, 그냥 내가 아니꼬워서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건지는 몰라도, 엄마는 내 지능을 의심하며 늘 나를 비난했다. 엄마는 내가 이러한 막말들에 대해 쏘아붙이면 부모가 하는 얘기가 왜 막말이냐? 조언이지. 하고 말하곤 했다. 엄마도 아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늘 선을 넘었다. 솔직히 자식에게 멍청한 년이라고 하는게 어떻게 도리에 맞는 일인지, 엄마 생각도 궁금하다. 엄마는 요즘 늘 술을 마시며 너는 왜 서울대에 못갔냐? 결국 그정도밖에 안될거면서, 왜 매일 상장 받았다고 자랑을 하고, 성적이 올랐다고 자랑을 했냐? 늘 뭘 그렇게 잘해서 자랑을 한거냐? 하고 말하곤 했다. 그 말을 들을때마다 난 엄마에게 난 어떤 존재였을까 회의가 느껴지곤 했다. 칭찬을 받고싶고, 관심을 받고싶었던 그 노력들이 엄마에겐 명문대에 갈 수 있는 입장권같이 느껴졌나보다. 엄마는 요즘 나를 비난하고 싶을 때 그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그렇게 상장을 받더니, 그렇게 성적이 좋다느니 자랑질을 하더니, 결국 그정도냐? 너도 머리가 좋은건 아니었구나? 머리 좀 좋은 줄 알았더니. 난 그때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홧김에 말했다기엔 엄마의 말이 너무 진심같았다. 그 말을 처음 들은 건 고3 초 쯤이었는데, 난 그때 이후로 상장을 받아도 엄마에게 건네지 않았다. 받은 상장이 좀 됐지만, 그 후로는 일절 상장에 대해서는 언질도 하지 않았다. 그때 했던 이야기를 떠올린건지, 내가 아무곳에나 던져놓은 상장을 보고 엄마는 지나치듯이 상장 받았네? 하고 물었다. 난 그냥 어. 그렇게 됐어. 하고 지나쳤다. 엄마에게 상을 받았다는걸 이야기하지 않는데는 그 일에 대한 충격도 있었지만, 절대 칭찬을 하지 않는 엄마의 말버릇에도 있었다. 내가 비교과, 즉 봉사나 성실상같은걸 받아오면 엄마는 니가 이런걸 받아오냐, 어지간히 받을 애가 없었나보다. 하고 내 상을 대단한 웃음거리라도 되는 듯이 비웃었다. 그러다 교과목 성적 우수상이나, 경시대회 상을 받아오면 엄마는 관심을 보이다가도 조롱했다. 내가 국어나 영어에서 상을 받으면, 수학머리가 없어서 큰일이다. 수학을 못하는데 이런걸 받아봤자 뭐해? 하고 욕을 하곤 했다. 잘했다, 열심히했네, 고생했다, 축하한다, 이런 말은 일절 없었다. 긍정적인 것에서 애써 부정적인 걸 찾으려고 했다. 엄마는 늘 전투적이라서, 어떻게든 내게서 비난거리를 찾으려 고군분투했다. 엄마는 부정하겠지만, 내게 엄마는 그런 존재였다. 어떻게든 이 년의 기를 죽이겠다. 어느 구석에서든 허점을 잡아서 그걸 미친듯이 파고들겠다. 그리고 죽기직전까지 몰아세우겠다. 엄마는 늘 특별한 이유 없이도 내게서 단점을 찾으려 아등바등했다. 자식이 아니라 원수인 것 처럼. 엄마는 내가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았다. 더 잘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최우수상이 아니면 조롱거리였다. 장려상은 상 취급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내 상장들을 못마땅해한 주제에, 툭하면 그걸 무기로 썼다. 그걸 기특하게 여기지도 않았으면서, 내가 실수하거나 반항할 때 그걸 무기로 썼다. 그렇게 상을 받았다고 자랑을 하더니, 서울대도 못갔냐? 난 니가 똑똑한 애인줄 알았다. 아, 우리 딸이 생각보다 머리가 안좋구나. 엄마는 그걸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내가 여태껏 공부에 기울인 노력들을 시간과 돈 낭비였다는 듯이 말했다. 비교도 서슴치않았다. 다른집 자식들은 다 공부잘해서 어떠어떠하다는데, 우리집 자식은 왜이런지 몰라. 나는 그 이야기에 너무 약이올라서 이렇게 말했다. 다른집 부모들은 학교에서 교육박람회를 하면 매일 참석하고, 공개수업이라도 하면 꼭 참여하고.다들 왜 그렇게 자식들에게 관심이 많은지 신기하더라. 엄마는 여기서 잠깐 멈칫하는 것 같았지만 장기적으로 달라진 점은 없었다. 반성도, 개선도 없었다. 엄마는 내가 성적이 딸리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으려하지 않았다. 인정하려하지 않았다. 매일 술을 먹고, 싸우고, 울고, 화내고, 욕하고, 때리고, 집을 나가고, 부부싸움을 하는 집안에서 내가 했던 노력들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매일 죽을거라고 말하는 엄마 아래에서, 자식을 보살피지 않는 엄마 아래에서,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착한 딸 구실을 할것을 강요하는 엄마아래에서 공부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엉망진창인 가정에서 내가 광대처럼 굴며 웃을 일을 만들어주는게, 엄마가 내다버린 가정에서 내가 그나마 대화를 이끌어가려고 애쓰는게, 그게 쉬운 일처럼 보였을까. 난 엄마생각보다 훨씬 똑똑한 애라는걸 엄마는 알까. 내가 늘 상식도 모르는 바보처럼 굴며 엄마,아빠를 추켜세워주고, 늘 목소리를 높게 꾸며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내 자신을 바보로 만들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게 다 노력의 결과라는걸 알까. 내가 이 엉망진창인 가정을 유지하려고 얼마나 나를 망가뜨렸는지 알까. 내가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처럼 보이게 하려고 얼마나 참고 살았는지 알까. 내가 내 자존감을 얼마나 낮추고, 내 자신을 얼마나 꾸며내게 됐는지, 내가 이렇게까지 날 싫어한다는걸 알까.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 엄마는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멍청한 년이라고 욕할 뿐이다. 내 성적표를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 내가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도 모르면서. 마음대로 기대를 하고, 멋대로 비웃었다. 서울이 아니면 타지역으로 보내지 않겠다. 그 이야기 하나로 내가 대학을 얼마나 낮춰야했는지 모르면서. 서울대 말고는 다 잡대인 줄 알면서. 내가 받았던 성적이, 이 엉망인 집안에서,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받을 수 없었던 성적이라는 걸 모르면서, 더 노력하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니가 성적이 안좋으면, 다른 집 애들은 왜그렇게 성적을 잘받는대? 엄마가 이렇게 말했을 때, 난 정말 할 말이 많았다. 다른집 애들도 그렇게 부모님이 방관자야? 다른집 애들도 부부싸움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고 그래? 다른집 애들 부모님도 자식을 *** 취급해? 다른 집 부모님들도 다 자식들한테 그렇게 자기 죽을거라고, 자기는 그냥 빨리 죽을거라고 말해? 다른 집 부모들도 다 매일같이 술먹고 자식한테 막말해? 때리고, 무시하고, 욕하고, 그러면서도 울고, 위로해주길 바라고, 자식한테 기대? 엄마는 다른 집 부모들이 어떤지 본 적이 있을까. 애초에, 부모로써 뭘 하고 하지 말아야하는지 알까. 그걸 알고 날 낳은걸까. 아니면 그냥 홧김에 낳았을까. 후회하겠지. 엄마는 늘 날 낳은걸 후회했다. 이혼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내가 상위권성적을 받았던게, 그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이렇게까지 극한에 몰린 내가 받는 성적이라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성적이라고 생각할까.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내가 얼마나 애썼는데. 고3까지 버텨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 이야기를 글로 적어서 엄마에게 보내준다면, 엄마는 자기도 힘들어서 그렇다고,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않느냐고, 착한 니가 좀 참아달라고 할 지도 모른다. 또 내게 죄책감이 들게 하면서 말하겠지. 엄마는 늘 자기만 힘든 사람이니까. 내가 내맘대로 살았으면 엄마는 자살했을까. 엄마 대신 내가 힘들어서 엄마가 아직 살아있는걸까. 내가 얼마나 어렸을 때 자살을 시도했는지 알까. 내가 죽으려고 어떤짓까지 해봤는지 알까. 내가 울면서 혼자 잠든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까. 엄마가 위로해준 기억은 한 손에 꼽을 필요도 없이 너무 작다. 내가 힘들어할때 위로해주긴 커녕, 더 조롱하며 부채질했다. 난 어렸을때부터 이런 엄마에게 좌절하고 고통을 혼자 참으며 혼자 자랐다. 이렇게 애써 살아남았는데 결과가 이렇다니, 어른이 돼도 벗어날 수 없다니. 부모의 관심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도 난 혼자였다. 형편없는 부모였다. 내 인생이 그저 엄마인생의 부속물같았다. 아니면 엄마를 괴롭히는 혹이었던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차라리 그때 죽었더라면 엄마가 더 행복해했을까. 이렇게까지 돈들여 자식을 키울 필요가 없었더라면, 엄마는 더 행복했을까. 엄마는 내가 내 목숨값을 계산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내가 필요없는 부록같은 존재라는걸 알게하는 사람이었다. 아귀가 맞다. 없어도 그만인 부록이었지만, 조금만 투자하면 대박날수도 있는 주식. 엄마는 그 주식에 실패했다고 느끼는거겠지. 그래서 투자를 아까워하는거겠지. 안그러면 어떻게 부모가 그럴 수 있겠어. 아니라면 어떻게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대할 수 있겠어. 끝도없이 막말로 가슴을 후벼파고는, 억지로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말까지 가미해서 소금을 뿌린다. 절대로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래, 엄마가 잘못된거지. 엄마가 그냥 죽을게. 엄마는 교활한 사람이다. 사람을 어떻게 힘들게 하는지, 그 방법을 잘 아는사람. 엄마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죽음뿐일까. 그것도 엄마에겐 보상일까. 죽음은 내가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일까. 초등학생때, 그때 거기서 뛰어내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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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sqqak
· 3년 전
대학까지만 도움받고 취업해서 경제적 정서적 독립합시다. 쫌만 참고 더 힘내서 진정한 나를 위한 인생을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