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어요. 아무하고도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재택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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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어요. 아무하고도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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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일단 전 22세 여자 입니다. 밑으로 두살 터울 여동생이 있는데, 동생은 지금 기숙학원에서 재수중이에요. 그래서 집에는 저와 부모님 이렇게 셋이 지내고 있습니다. 심정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제발 혼자 있고싶어요. 집이라는 공간이 감옥처럼 느껴져요. 부모님이 코로나 터진 후부터 계속 재택근무를 하시고 저도 평일 내내 온라인 강의라 집에만 있으니까 이전보다 서로 자주 마주치는데, 전 가족끼리 있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 누가 나 좀 시도때도 없이 부르지 좀 않았으면 좋겠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라면 개인적인 문제는 그냥 알아서 각자 해결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가장 싫은 건 나에게 자녀로서 부모를 위해 해달라는게 거의 내 시간과 노동을 필요로 하는 것들인 점이에요. 수업 끝나면 복습할 시간도 없이 같이 등산가줘야하고, 자기 전에는 안마를 매일 해드려야 하고요. 수업 후에 친구와 약속이라도 있으면 엄청 눈치줘요. 심지어는 나가지 말라고 붙잡기도 해요. 나는 내 시간을 내 공부와 남자친구, 친구들에게 쓰고 싶은데..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은 저에게 너무 불편한 자리예요. 그러다 보니 지금의 저에게는 부모라는 존재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못하게 하는 사람,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겨서 한 공간에 있으면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걸고 인상을 쓰게 돼요. 누군가 내 눈빛을 본다면 저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바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속으로는 ‘제발 나한테 말걸지마’라는 생각을 하고있죠. 저도 저번달까지는 잘 버텼는데, 이번달은 왠지 제 나쁜 마음이 표정에 드러나는 것을 감추기가 너무 힘드네요. 저는 이런 제 모습이 내 기분을 안좋게 만드는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근데 요새는 저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 싶더라구요.. 요새는 그냥 사람만나기도 싫어요. 남자친구도 만나기 싫고, 친구도 만나기 귀찮아요. 그냥 제발 혼자있고싶어요. 막상 모든 시간을 혼자 있을 수 있게되면 당연히 친구들을 자주 만나겠지만요..ㅋㅋ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사랑했던 부모님인데.. 같이 있는 시간을 고통스럽다고 느꼈던 적이 없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우울증이 온 건지 사춘기가 다시 온 건지. 어찌됐든 심리 상태가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돼요.. 참고로 당장 독립은 불가능해요.. 할 구실도 없고... 하지만 얼른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네요. 집은 너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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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yanh
· 3년 전
저도 취준생시절 님과 똑같았어요. 어릴땐 부모님이 맞벌이 하셔서 세식구가 하루종일 같이 있었던 적이 별로 없었고 대학교 4년동안 자취해서 따로 살았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준생이 되자 집에 있게 됐고, 부모님도 퇴직하시게되어 24시간 같이 붙어있으면서 부모님과 저는 여러방면으로 계속 부딪쳤습니다. 제가 공부를 하거나 쉬려고 하면 항상 본인들의 필요로 저를 불러 이것저것 시키셨죠. 자식로서의 역할이라고 할까요? 그런걸 요구하셨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그동안 키워주셨던 은혜 다 잘 알지만 그당시 미래가 불투명하고 항상 불안하던 저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기가 정말 힘들었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빨리 취업해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야겠다고. 그 이후 취업했고 취업하자마자 혼자 독립해서 살게 되면서 각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부모님께 덜 까칠하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사람은 부모님과 따로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독립하니 부모님은 하루에 한번은 꼭 전화하라고 하셨고, 처음엔 하루에 한번 전화하는것도 빡세다고 느꼈는데, 사랑하는 부모님과 같이 할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을 하니, 하루 1번이라도 전화는 꼭 드리자는 게 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어느덧 노쇠해진 부모님을 뵈면 자주 시간을 보내려고도 노력해요. 부모님과 함께할 날이 그리 많지 않으니 님도 코로나때문에 힘들겠지만 알바를 하거나 취업을 얼른 해서 독립하시길 바랍니다. 독립을 당장 못한다고 해도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면서 알바도 병행하거나.. 최대한 부딪치는 상황을 적게 만드는 게 좋를 것 같아요.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지만 지나가지않을 그 시간들도 지나가더라구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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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nayanh 독립하면 상황이 나아지겠다는 희망이 생기네요. 지금은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겠어요..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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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V1
· 3년 전
부모님이 잘못하시는 거 맞아요. 본인들 생각만 하시고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딸에게 자꾸만 죄책감을 심어주시며 뜻대로 휘두르려고만 하시죠. 독립하시기 전까지 부디 자신을 의심하지 마시길 바라요. 그래야 독립하신 후에 더 행복해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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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h1209
· 3년 전
원래 가족이라도 한 공간에 오랜시간 같이 있다보면 숨이 막히는게 당연한거에요 그래서 남편이랑 갈등도 생기고 하루종일 집에 애가 있으면 내새끼인데도 엄마는 미칠거 같거든요 정말 지극히 당연한거니 이상하다 생각마세요 전 그래서 혼자 카페에 갑니다 몇시간씩 앉아서 있어요 부모님께 너무 잘하는 님이라 더 힘드실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