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집착|중학교|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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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입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pei55
·3년 전
지금까지 제가 자기 주관도 꽤 뚜렷하고 다른 사람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남들을 더 많이 의식하는 거 같아요. 초등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어쩌면 유치원 다녔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공부 잘하는 모범생 이미지였어요. 주변에서 계속 공부 잘한다, 뭐 잘한다 해 주니까 진짜 막 천재인 줄 알았고 서울대 갈 거라고 하고 그랬어요. 과학자니 교수니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도 없는데 여전히 성적에 집착해요. 선생님들 친구들이 '어렸을 때 설치더니 쟤도 별거 아니었네' 할까 봐 무서워요. 최근 학교 담임 선생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어요. 백 퍼센트 제 잘못이었고요. 별 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전 선생님들께 진지하게 혼나 본 적이 없고 저희 담임 선생님이 원래 정말 다정하고 친근하신 분인데 그렇게 제 잘못을 지적하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교무실 선생님들이 '중3 졸업 얼마 안 남았다고 교사한테 대들기나 하고, 원래 저런 애였는데 지금까지 숨기고 살았던 건가' 하실까 봐 무서워요. 그날 친한 친구가 하루 종일 엎드려 있는 제 눈치를 보는 것 같았는데 사과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생님들이랑 친구들이 더 이상 저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 봐 무서워요. 어렸을 때... 그러니까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남들이랑 정말 잘 지냈어요. 친구들한테 웬만하면 잘해주려고 했고 친구들도 저를 좋아해 줬어요. 다른 사람이랑 대화하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늘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봐 노심초사하는데,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의도치 않게 상처 주는 말을 해요. 중학교에 와서 새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같이 있을 때는 너무 편하고 즐겁지만 그 애들이랑 헤어지고 나면 내가 오늘 잘못한 건 없는지 계속 곱씹어요. 뭐 하나 말실수한 게 떠오르면 '이렇게 기분 나쁘게 말하는 나를 왜 좋아할까' 의심이 들어요. 걔네가 절 떠날까 봐 무서워요. 차라리 그냥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에서 혼자 지내고 싶어요. 남들은 자기 주변 사람들이랑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 표현을 하는데 저는 그게 왜 이렇게 어려*** 모르겠어요.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러긴커녕 갈수록 더 못 미더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자꾸 위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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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brightly
· 3년 전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몇 년 전 중학생이었던 제 자신을 마주하는 것 같아서 와.. 나 말고 이런 사람이 또 있구나..하고 반가우면서도 너무 위로해주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떤 큰 오해로 인해 반의 모든 여자아이들, 심지어 옆 반의 아이들에게도 무시를 당해야했었을 때가 있었어요.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쉬는시간마다 모여서 수군거리고... 워낙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많다보니 제 자신이 상처 받는 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삭혀도 직접 남들에게 상처 주는 건 너무 싫어하는 성격이었어요 (이건 물론 아직까지 그렇고요ㅎ)그래서 작성자분처럼 주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아보이면 항상 원인을 저 자신에게서 찾는 경향도 있었고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던 저는 남들과 저 자신까지 싫어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이에 대해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상담했어요. 제 말을 다 들어주시더니 딱 이 말을 하시더군요. "남들은 그렇게 너에 대해 관심이 없다." 저는 이성적으로는 그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도 마음으로는 백 번 만 번 생각해봐도 그렇지 않았어요. 이렇게 한사람이 이렇게 가슴이 미어질 듯한상처를 받고 있는데 그럴 리가. 하면서요. 이후에 저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또 다른 많은 것들을 겪었어요. 당연히 많이 힘들었고 당연히 모두 인간관계와 관련된 것이었어요. 그런데 중2? 3? 이때 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도 이렇게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내가 어떤 미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른 사람의 하루를 좌지우지하지는 않겠구나..'하고요. 🙏물론 나에게 관심은 가질 거예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하지만 그건 아주 잠깐이에요.🙏 이렇게 간접적으로 얘기를 듣기만하면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제가 위에서 했던 말(남들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을 믿을 수 있는 법을 알려주자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는 말인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예요. 쉬워요.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떠올리는 거예요. 예를 들면 어떤 연예인이 도리에 엄청나게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해요. 그래도 그건 잠깐 관심을 가지게 될 뿐이지 그 이후에는 그냥 그러려니...하잖아요. 그런 거예요. +)작성자분이 친한 친구에게 사과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글을 남기셨는데 친한 친구, 가족 같이 엄청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은 예외일 확률이 높아요. 작성자분에게 관심이 많을 테니까요. 본인에게도 소중한 사람들일 거 아니에요. 그러니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연습만 하면 될 것 같아 보여요. 당연히 어렵겠죠.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조금은 능숙해질 거예요.(조금이요.. 인간관계에는 학교 공부처럼 정해진 답이 있지도 않고.. 언제나 어려운 거잖아요ㅎㅎ.....)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이 말만 꼭!!! 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마라고요🙏 잘 생각해보세요. 이때까지 짧은 인생이지만 그래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봐 왔을텐데 본인은 그 사람들 모두에게 좋은 감정을 가졌나요? 분명히 그렇지 않을거에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말은 🙏본인도 모든 사람들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본인을 좋아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이 말 꼭 가슴에 새겨요ㅠㅠㅠ 안 그러면 앞으로도 그런 상황들에 마주했을 때 본인이 힘들어져요ㅠㅠㅠ) 어쩌다보니 댓글인데 무슨 웬만한 편지들보다 길게 썼네요..ㅎ 처음에 말했듯이 불과 몇 년 전의 저를 마주하는 것 같아서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어서 그랬나봐요... 이것도 나름 줄인건데ㅎ 제가 말한 것들은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온 거라 (저도 17살밖에 안 먹었지만 외국도 다니고 많은 걸 겪어서 많은 걸 깨달은 거예요...) 혹시나 오랜 시간 끝에 스스로 얻어야 하는 답들을 너무 한꺼번에 직접 말해버린 것 같기도 해서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말 온 정성과 진심을 다해서 글을 썼으니 여러 번 곱씹으며 읽어봤으면 좋겠네요. 그럼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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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tree789
· 3년 전
저도 비슷하네요. 어릴때는 나름 똑똑했어요. 나름 재능도 있었고요. 초등학교 때는 미술관련 상도 많이 받았고 학교 기말고사에서도 전과목에서 1~2개 정도만 틀렸었고 아무런 준비도 미리 안 해갔어도 과학독후감 쓰기 대회나 글쓰기 대회에서도 상을 받고.... 난 내가 엄청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중학교와서 시험을 치니까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성격도 소심해졌어요. (원래 그랬었나?) 지금도 친구가 별로 없고 혼자 다니는데 그냥 '나'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려고요. 나는 내 생각보다 외로움이 많았구나. 나는 다른사람들 시선에 신경이 쓰이구나.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이번 기회에 '나'를 조금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중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실망하고 못 미더워해도 나만큼은 나를 믿어줘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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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i55 (글쓴이)
· 3년 전
@shiningbrightly 와... 이제야 읽었어요.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한테 관심 없다' 정말 매일 되새기는 말이고 저한테 고민 상담하는 친구들한테도 종종 해주는 말인데(양심 없게도...ㅋㅋ) 진짜 실천하는 게 쉽지 않네요ㅜ 주변 사람들한테 '내가 말실수를 해 놓고도 그게 부적절한 말인지 모를 때가 많으니까 나한테 서운한 거 있으면 제발 직구로 말해 달라'고 항상 이야기하는데... 정말 제가 잘못한 게 없어서 말을 안 하는 건지 그냥 예의 상 숨기는 건지 모르니까 조마조마해요. 저는 성격이 착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랑 친밀한 걸 즐기는 편도 아닌데 뭐랄까... 그냥 제가 남들한테 민폐를 끼치거나 도움 안 되는 사람 취급 받는 게 싫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저를 인격적으로 싫어하는 게 아닌 사람들에게는 되도록 비난 받지 않고 싶고요... 모든 사람한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진짜 어려워요ㅜ 안 그러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부모님, 가까운 선생님, 친한 친구들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 서운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날 싫어하나? 나보다 쟬 더 좋아하나?' 이런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결국 그냥 꾸준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겠죠? 좋은 말씀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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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i55 (글쓴이)
· 3년 전
@lemontree789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