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절반을 망가뜨려놓은 사건에 대해 10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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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내 인생의 절반을 망가뜨려놓은 사건에 대해 10년 이상의 시간을 상처받고 눈물 흘려가며 끝에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서 겨우 극복했고 나는 변화했는데. 내가 달라지면 나를 둘러싼 주변환경도 달라지겠지 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대가 무너져내리면서 크게 좌절을 겪었었네. 그리고 극복하자마자 내가 신뢰했고 친했던 사람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고 즐거운 일들이 많이 생겨야 할 그 시기에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결국 내가 달라져도 살기 편해지지는 않는구나.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지겨운 그 환경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구나.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포기하는 게 편한 거구나. 난 이렇게 태어났으니까 이런 인생을 살아야 하는 거구나. 그걸 너무 크게 깨달았었다.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5년 반 동안 짙은 무력감에 빠져 지냈구나. 다시한번 내 아픈 과거를 돌이켜보고 최근까지 영향을 미쳤던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래도 지금 무력감이 많이 해소되서 과제를 다 수행하고 먼 거리인데도 학교 잘 다니고 있고 부지런하게 바쁘게 지내고 있다. 작년에 휴학한 게 신의 한 수가 맞았다.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정신차린 것 같다. 내가 나아진 이유는 상담의 도움도, 약의 도움도 아니었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서 이제 난 정말 혼자니까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에 더 각성이 된 것 같다. 지금 정말 스스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나의 노력을 아니까 결과물에 실망하더라도 그 과정만큼은 후회할 일이 없다. 혼신을 다했으니까. 그런 걸 보면 나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무기력하고 게을렀던 이전에 비해 부지런해졌고 무게와 책임감도 더 커졌고 못한다고 포기하기보다는 일단 부딪쳐보게 됐고 내가 어떻게 하면 편할지 미래를 계획하게 됐고 적당히 계산할 줄 알게 됐고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지 보여서 눈치껏 여우같이 행동할 줄도 알게 됐고 과거나 미래보다는 현재를 살게 됐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사람까지 신경쓸 여유가 생겼고 결과를 중시하는 완벽주의인데도 과정을 알아보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인정해주게 되었다. 참 많이 변했다. 가끔씩 소름돋고 놀랄 정도로. 이런 변화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 내가 이렇게 노력파였나 싶을 정도로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했던 과거와 달리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갖고 노력을 하게 됐는데, 이제 많은 일들이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못하는 일에 대해 무서워하고 조작적 조건형성이 된 일도 급하게 부딪쳐보면서 '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복된 과제 속에서 작은 성취와 성공 경험이 조금씩 생겨서 그런 듯하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더 나아가서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까지 생기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인데 그 목표에 점점 도달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은 여지껏 좌절과 극복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또 한 번 크게 좌절을 겪어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극단적으로 불행한 일을 겪고 나면 냉정해짐과 동시에 똑똑해진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오히려 불행이 나를 성장시키니까 현재의 나도 불행 속에서 몇 단계는 성장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어떤 수업에서 자신만의 별칭을 짓는 상담 프로그램 시간이 있었다. 나는 내 인생을 돌아보다가 '극복이'라는 별칭을 나에게 지어줬다.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교수님께 어릴때부터 우울한 감정들을 잘 극복해와서 그렇다고만 답했다. 그뒤로 또다른 상담 프로그램 시간에는 자신의 성공경험을 발표하게 됐다. 교수님이 날 지목하고 질문을 하셔서 선택적 함묵증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템플스테이 이후로 두번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과거를 이야기한 순간이었다. 언제, 어떻게 극복했는지, 내 의지로 한 것인지 교수님의 질문에 따라 답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교수님은 나중에도 내 별칭을 기억하고 계셨다. 내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하시더라. 자기자신에게 편지쓰는 상담 프로그램 시간에도 하루하루 버틴다는 표현을 적은 나에게 버틴다는 표현이 와닿았다고 하셨는데... 나는 글이나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구나.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여운과 감동을 주는구나. 또 한 번 느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내 인생에 대해 부끄러워할 것 없고 오히려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숨기고 싶은 치부였던 나의 과거를 용기내서 드러내고 나니까. 한 사람의 마음을 울릴 정도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 그만큼 내 인생이 감동적이라는 것이겠지..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나는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극복이라는게 익숙한 사람이구나. 좀 더 나를 위한 생각을 하고 칭찬하고 격려해도 될 것 같다. 치부라고 생각했던 사건이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무기가 되기도 하더라. 최근들어 삶에 대한 애착이 조금은 생겼다. 여전히 습관처럼 죽고싶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어쩌다 확 미치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대부분 진심으로 하는 생각은 아니다. 요즘은. 그저 '힘들다'의 격한 표현일 때가 많다. 어쨌든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나는 또다시 괜찮은 상태와 안 괜찮은 상태를 오가며, 행복과 불행을 오가며 그렇게 살게 될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상황이라는 건 없으니까. 요즘은 오히려 내가 혼자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많이 외롭지만 소속감을 충분히 느껴본 적도 거의 없으니까 차라리...사람에게 상처받고 일에 집중 못하느니 내 할 일 똑부러지게 챙기는게 더 현명할 수도 있겠다. 남들 인간관계에 시간 쓸 때 난 자기계발하는 데에 시간을 쓰는 중이다. 노력하면서까지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없으니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은 게 차라리 잘 된 일이다. 아직 난 새로운 사람을 사귈 준비도 안 되어있고 인복이 없으니 사람을 신경쓰기보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 했던 인간관계 고민이 의미없게 느껴질 정도로 할일에 올인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은 내가 잘되고나서 사귀어도 늦지 않다. 그럼 계산적인 사람들이 다가올지 몰라도 어차피 지금 주변사람들도 다 계산적이다. 현실에서보다 글에서 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다. 조용한 사람들은 글을 많이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은.. 처음으로 노력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생각하게 된 나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요즘도 잘 버티면서 훌륭하게 지내고 있다. 지금을 충실히 살면 훗날 돌아봤을 때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후회스러운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하루를 꽉꽉 채워서 정말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도 그것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후회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면에서의 노력을 안 한 것은 후회될지 몰라도...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의식의 흐름대로 썼지만 글 쓰는 것도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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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이렇게 오기까지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멋집니다❣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는걸 깨달으셨다니👍저는 아직 과정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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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저도 저지만, lovelyyyyyy님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셨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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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Hope99
· 3년 전
@naphone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