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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내 잘못인거야
커피콩_레벨_아이콘43rg831
·3년 전
혹여나 전문가분들께서 이 글을 보시거나 지나가면서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댓글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너무나도 이해받아보고도 싶고 혼내셔도 괜찮아요. 고치도록 노력해볼께요.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건 작년부터 나도 알고 있어. 근데 있잖아, 내가 해결할 수 없고 도울 수 없어서 나한테도 이건 되게 힘든 일이야. 단순히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이따금씩 고성이 오가는 날이 잦았고 집에 술이 보이는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도 이제는 너무 잘 알아. 내가 오늘 조금 기분을 상하게 했나봐 자극적인 드라마 장면이 싫어서 그 장면을 빨리 돌리라고 했는데 그 말을 좀 날서게 했나봐. 그래서 오늘 엄마한테 꽤나 혼났어. 그거 뿐만 아니라 요즘 집이 어떤 상황인지 아냐고, 아빠의 상황, 주변에서는 어떻게든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여러 상황들도 말이야. 근데 있잖아,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너무 힘들어. 그리고 내가 계속 우니까 갑자기 와서 안아주는 것도 너무 싫어서 뿌리치고 가니까 너도 다 똑같은 X라고 욕 먹고 올려뒀던 핸드폰이 책을 타고 내려와서 바닥에 떨어졌을 뿐인데 또 물건 던진다고 타박이나 듣고 아니라고 하니까 넌 늘 그래왔었다고 하고. 난 집에서 소리지를 사람도 없고 술을 먹을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담배도 못 펴. 고2부터 고3까지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의 첫 나래를 펼칠 시기에 집에 이런 일 겹쳐서 공부도 이렇게나 망쳐버린 나한테 전국상위 3프로도 찍던 애가 이제는 3등급,4등급으로 도배를 해온다면 좀 나도 많이 힘들구나 알아줬음 좋겠다고. 나 많이 힘들어 이사와서 완전히 다른 집이라 맨날 벌레랑 씨름하다보니 강아지 근처도 못 가던 내가 이젠 거미도 아무렇지 않게 잡아대고 사람이 오줌을 싸든 개미가 오줌을 싸든 되게 무던해지는 내 모습이 너무 싫다고. 물론 가장 힘든 건 이 상황을 책임져야할 부모님이라는 걸 너무나도 자명하게 알고 있지만 난 이런 삶을 사는 내가 너무 싫어. 나 학교에서도 사실 성적이며 친구관계며 제대로 이룬 것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애들은 알까 전교1등도 해본 친구가 사실 6등급까지 추락해본 적이 있다는 걸. 이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주변인에게 아무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어. 온 몸이 나체가 된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는 느낌이고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별로잖아. 사실 재수하고 싶고 이런 집의 분위기속에서 속을 썩을 바에 기숙학원이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이런 이야기하면 나는 그냥 속도 비고 머리도 비고 자기밖에 모르는 욕심에 절어있는 허황된 꿈을 좇는 아이에 불과하겠지. 어렸을 적 남을 도와주는데서 희열은 느끼던 아이가 어느새 본인을 가리고 남의 눈도 쉽사리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데 이런 내 모습이 너무 싫은데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되는 자도 모르겠어. 작년 초만 해도 스카이갈 수 있겠다 싶은 아이는 어느덧 지방대만 바라보는 꿈이 좌천되어버린 아이가 되어있네. 사실 이제 집중도 되지 않아. 왜 있잖아 우울하면 내면에서 논리력과 이성이 다 사라진 느낌 그냥 붕 떠있는 느낌으로 내 인생을 스치는 기분이야.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이 하나씩 고장나는 기분이 이제 20을 바라보는 사람의 이야기라는게 정말 너무 슬프다. 그리고 항상 내가 잘못하면 일부러 자책하면서 아빠한테 전화하고 온갖 티 다 내는 거 그거 대체 왜 그러는거야. 나는 참지않고 하고싶은 거 다한다고 뭐라고 하고, 내가 바라보는 엄아 역시도 엄마 기분따라 나한테 너무 달라지는 거 알아? 한동안은 항상 술만 먹고 할머니랑 고모 이야기하고. 내가 봐도 그들은 인격적으로 너무나도 옳지 못한 짓을 저질렀지기에 너무 싫지만 항상 그 하소연을 10년간 듣는 나 역시도 마음이 편치 못해 한 번은 그만하라고 했더니 너도 같은 식구라고 편든다고 했잖아. 그거 절대 아니니까 너무 오해하지마. 그리고 내가 이렇게 힘든 일들 메모하고 글쓰는 거 어쩌다 발견했다고 읽어보면서 내가 너한테 언제 그랬냐고 기억 왜곡한다는 식으로도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내 감정이 있기 때문에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지만 난 기억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야기할께. 이건 5년전 이야기지만 내가 중학교 시절 늘 불만이 많았던 이유. 초등학교 6학년때 애들이랑 우발적으로 다툼이 있었고 난 사실 한 번 마음이 떠나면 다시는 돌려본 적 없는 사람이라 그냥 그 채로 졸업했는데 나중에 하도 복도에서 마주치기도 했고 지나갈때마다 고성과 욕을 너무 많이 들어서 내가 너무 큰 잘못을 한 줄 알고 가장 영향력 있는 아이한테 개인 SNS 통해서 사과도 했는데 그 다음 날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6명이 둘러서서 날 압박했어. 그리고 예전 학급 단톡방에서 내 프로필에 올려있는 가수가 앉은 상태에서 마이크를 허벅지에 두고 있었는데 그 사진에다가 온갖 신음소리부터 쟤 ***라면서 성희롱 열심히 했더라고. 그 애들 때문에 내가 학교에서 반 밖 복도에는 절대 나가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렸고..그냥 소소한 일들이 내게는 너무 크게 다가왔었어. 사실 고등학교와서도 그 애들 중 일부의 흔적이 있어서 지금도 약간은 불편해. 당신께서 시댁이 큰 아픔을 줬듯 나에게서도 학교가 꽤나 버금가는 아픔을 줘 버렸고 이렇게 악화된 집의 사정은 점차 날 부패하게 만들어가. 내가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아. 아무쪼록 수능이 한달도 안남았는데 의욕을 잃어간 내 자신이 너무 별로기도 하네. 다들 독해지라는데 난 이상하게 점점 약해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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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77
· 3년 전
진짜 위로해주고 싶은데... 뭐라 말해줘야 할지 힘내세요ㅠㅠ 진짜 뭐라말해도 위로가 하나도 안되겠지만 힘내세요ㅠㅠ 이 악물고 남은시간 동안에는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해보세요. 원래 잘하셨던 분이시니까 마음만 회복이 되면 다시 잘하실거예요. 사실 저도 부모님일만 아니면 다 겪었던 일이라... 그쪽도 극복할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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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610
· 3년 전
나도 함께 살던 가족들이 불행했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졸업하기 전까지 꽤나 괴로워했어. 살기 싫다고 밤마다 울고, 적극적인 노력 없이 부모탓만 하며 자기합리화, 내가 남들 보기에 불쾌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사람 대하기를 꺼려하고. 근데 지금 생각하면 나름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결혼해도 지지고 볶는데 어떻게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잘지낼 수 있겠냐는 생각을 해. 가족이라고 해서 가치관이나 성격이 비슷한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면 오해하고 크게 상처받는 것도 일쑤지, 험한 말도 오가고. 근데 그렇다고 당장 따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냐, 가족을 완벽히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냐. 그런 상황에선 어지간한 사람이면 스트레스 받고 무기력해지는 게 당연해. 난 예전에, 이대로면 내가 진짜 미쳐버리겠다 싶었어. 그래서 고집을 부려 특성화고로 진학해 취업준비를 하고, 엄마한테 생전 안하던 화도 내고 집도 나가보고 경찰에 가정폭력으로 신고도 하는 등 나름 객기를 부려봤어. 그외에도 별일이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생각보다 내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에 하면 되는 게 많더라는 거야. 첫 월급을 받고나선 짐부터 싸서 고시원에서 묵다가 지금은 직장 근처 원룸에서 가족들이랑 연락없이 살고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해. 물론 내가 운이 좋았던 걸 수도 있어. 그런데 글쓴이 글을 읽으면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노력도 해봤고 부모님을 이해하려는 시도도 해봤고. 글쓴이가 별로인 사람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보여. 그 힘든 상황에서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정신력도 강하니 뭐든 할 수 있을 거야. 글쓴이도 벌써 알았겠지만 부모님도 별거없어, 그냥 사람이야. 힘들다고 주저 앉아서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 그러니 나는 글쓴이가 부모님을 너무 원망하지 않고 글쓴이의 방식대로 천천히 미래를 준비하면 좋겠어. 어차피 본인 미래를 책임져 줄 사람은 세상에 없고. 책임져 달라고 해도 안되니까. 감정을 표현하는 건 중요하니까 지금처럼 글도 계속 쓰고. 때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 그리고 안 독해져도 돼. 학교에 위클래스가 있으면 상담도 받아봐. 오히려 약해지고 자기 상황을 직면한 다음, 좌절도 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게 좋을 때도 있어. 만약 이번 수능을 망친다고 해도 생일이 지나면 성인이 되니까 알바를 하면서 원룸이라도 구해 자립하면 돼. 그런 다음 죽자살자 내년 수능을 준비해서 대학에 합격만 하면 등록금이야 빚을 지더라도 글쓴이가 원하던 대학에 입학할 수 있어. 뭐든 일말의 가능성은 있고 그런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야. 행복해져, 당장은 힘들더라도 인생을 점차 글쓴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갔으면 좋겠어.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