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때문에 괴로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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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때문에 괴로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tandup97
·3년 전
저는 매일 죄책감 때문에 괴롭습니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죄책감과 우울감 때문에 학업에 집중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죄책감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몇 달전, 저는 저의 엄마 친구분이 운영하고 계시는 카페에 일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캠퍼스에서 가까웠고 시급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엄마 친구분은 매일 저를 갈구셨습니다. 작은 실수를 해도 갈구시고 심지어는 잘해도 갈구셨습니다. 매일 매일이 고함과 폭언으로 가득찼었습니다. 저는 분노를 못 이기고 알바를 시작한지 3개월이 되던 어느 날, 엄마 친구 분께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고 카페를 나가버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전 알바에서 짤렸습니다. 저의 엄마 아빠는 제가 엄마 친구분께 그런 짓을 했다는 것에 충격 받으셨고 결국 저의 엄마는 국민학생때부터 친했던 친구 1명을 잃으셨습니다. 저의 엄마는 이후 며칠동안 힘이 없어보이셨습니다. 알바를 그만 두기 전에 차분한 자세로 대화해서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엄마의 소중한 친구를 잃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힘듭니다. 나는 불효자다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밥도 규칙적으로 못 먹고, 외출하기도 두렵습니다. 저는 가해자가 된 피해자입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거울에 비친 제 얼굴도 보기 싫어서 샤워도 못 하고 있습니다. 이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힘들어요도와주세요혼란스러워불안해분노조절우울해우울함부끄러워요섭식트라우마호흡곤란두통죄책감무서워불안무기력해스트레스받아괴로워힘들다지옥강박걱정돼불면충동_폭력외로워공황자책슬퍼의욕없음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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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조진성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토닥토닥, 괜찮아요
#갑질피해
#분노조절
#죄책감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조진성입니다.
📖 사연 요약
무엇보다 고함과 폭언 속에 보내신 3개월의 시간동안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엄마 친구분만 아니었다면 그렇게 괴로운 시간을 3개월씩이나 버텨가며 사력을 다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가해자가 된 피해자, 라는 말이 와닿는데요. 갑질을 참다참다 한번 폭발했더니 내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씁쓸한 현실. 얼마나 속상하실까요. 거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엄마의 친구를 잃게 만든 것 같아 더없이 큰 죄책감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이 고함을 치고 욕설을 하게 만들 정도로 지난 3개월의 시간은 아마 비인격적인 대우로 채워져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친구라서 말도 못하고 얼마나 혼자 속앓이를 하셨을까.. 싶구요. 사실 그렇게 그만두게 된 것 자체로도 마카님 마음이 불편하실텐데, 엄마의 친구를 잃게 만들었다는 생각, 그 죄책감이 더욱 마카님을 괴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실 내가 피해자인데, 내가 나쁜놈이 되어버린 현실. 어머니께 못할 짓을 저지른 것 같고, 부모님께 실망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하지만 내가 입은 피해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한 현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밖에 나가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거울을 보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되진 않았을까 싶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분노의 감정들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안으로 쌓아두게 되면 공격의 대상이 내가 되어 결국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마카님의 사연을 듣고 느꼈던 첫 번째 감정 역시 바로 분노였습니다. 엄마 친구분의 태도에 화가 났고, 마카님이 이렇게 괴로워하실 일이 아닌데.. 라는 생각에 또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마카님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적어주신 사연에서 엄마 친구분에 대한 분노,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은 느껴지는데, 마카님에 대한 위로의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만약 제대로 된 위로를 받으셨다면 이런 죄책감을 지금처럼 크게 짊어지고 계시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마카님을 위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고생 많았어요. 마카님 잘못이 아니에요. 잘 그만두셨어요. 그런 분이라면 엄마 친구가 아니라 할머니의 친구였어도 손절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입장을 바꿔 마카님 친구가 사장이라고 어머니께 갑질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일을 그만둔 엄마를 미워하고 실망감을 느끼실지, 아니면 그 친구를 다시 생각해볼지 말이에요. 지금은 마카님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아봐주세요. 그것이 분노인가요, 죄책감인가요, 무엇인가요. 그럼 그러한 감정을 나는 지금껏 어떻게 풀어왔는지 떠올려 보시는거에요. 물론 그 감정의 강도가 똑같지는 않겠지만 방법은 비슷할테니까 말이에요. 우리가 오목을 두든, 어떤 게임을 하든 ‘요령’이라는게 있듯이 그런 요령을 지금 이 순간에 대입해서 적용해보는거에요. 나에게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으로, 나의 이 감정들을 달래주는거에요. 부모님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감정부터 말이에요. 모르긴 몰라도 부모님들은 자식이 나 때문에 힘들었다는걸 알게 되면 자기 자신의 일로 힘든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신다고 해요. 혹시 부모님과는 그 일에 대해 자세히 대화를 나눠보신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 사건에 대해, 마카님의 감정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어떤 말씀을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안 들어보셨다면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나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죄책감으로 정할지, 감사함으로 정할지 그때 생각해보는거에요. 어쩌면 어머니는 오랜 친구를 잃은 속상함보다 자기가 소개해준 탓에 내 자식이 저런 꼴을 당하고 혼자 자책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더 힘들어 하고 계실지 몰라요. 혹시 그런 마음을 못 느끼시겠다면, 마카님이 마카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어요. 괜히 알게 되면 속상해하실까봐 혹은 죄송한 마음에요. 그래서 표면적인 드러난 부분만 보고 마카님을 오해하고 계실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럼 그 오해를 풀어드리고,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드리기 위해서라도, 그 사건에 대해 마카님의 입장과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나누실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음이 조금 진정되신 상태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보세요. 반을 접었다 피신 후 한쪽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마카님의 감정을, 다른 쪽에는 생각을 적어보시는거에요. 예를 들어, 감정 란에는 폭언을 들어서 자존심이 상했다, 화가 났다, 아무도 몰라줘서 서운하다 등을 적어보시고, 생각 란에는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위로받고 싶었다 등으로 말이죠. 그리고나서 지금 해소된 것이 있다면 하나씩 지워보세요. 달라진 것이 있거나 새롭게 느낀 것이 있다면 추가로 적어도 좋구요. 자, 이제 어떤 감정과 어떤 생각들이 남았나요? 그것이 마카님이 지금부터 해결해야 할 감정과 생각들입니다. 용서는 당사자에게 직접 구하는 것이지 나혼자 자책하고 내가 밥을 안먹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용서를 해주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마카님이 원하시는 것이 부모님에 대한 사죄라면, 용기를 내셔서 사과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망감은 이미 과거의 감정,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이제는 그것에 대한 후속조치를 하셔야 할 때이지, 언제까지고 ‘아, 나는 못난 놈이야.. 불효자야.. 내가 왜 그랬지..’ 라는 생각에 몰두해 계셔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뭐’,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가 있어야겠죠.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의 행동으로 인해 어머니가 실망감을 느끼셨다는 생각이 들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 용기를 내어 표현해보세요. 왜 그 마음만 가지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계시나요. 어쩌면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죄송한 마음보다 다른 마음이 해결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먼저 위로받고 싶었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 니 잘못이 아니야 라는 말을 듣고 싶으셨던게 아닐까요. 그래서 제가 종이에 마카님의 생각과 감정을 적어보시라는 말씀을 드렸답니다. 쉽진 않겠지만, 하나씩 적어가시다 보면 분명히 마카님 스스로 정리되시는 부분이 생기실거에요. 사실 올려주신 사연만 가지고 지금 마카님의 심리 상태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마카님 본인이 스스로, 생각과 감정, 그리고 바라는 점 등을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카님 마음의 전문가는 다름 아닌 마카님 자신이니까요. 토닥토닥, 나 자신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꼭 타인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자신을 먼저 돌봐주세요.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아봐주세요. 그러면 혼란했던 마음속 안개도 조금씩 걷혀갈거라고 생각해요.
상담 장면에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통해 나의 생각과 행동의 이면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자기탐색의 과정을 통해 나를 진실되게 바라보게 되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지요. 이렇게 형성된 자기이해와 자기애를 바탕으로 눈앞에 놓인 삶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마인드카페에 사연을 올려주신 것이 바로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카님의 삶은 변화될 수 있습니다. 마카님의 지친 심신에 치유와 회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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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leebin
· 3년 전
자신의 인생에 질문던지지마세요. 인생이라는 퀴즈책에 물음표 던져봤자 정답이 나오지는 않아요. 느낌표만 딱 던져봐요. 예시 : 작책하지마세요! 난 훌륭한사람이다! 오늘도 살아남을것이다! 난 가해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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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1214
· 3년 전
어머님과 얘기를 나눠보세요 어머님께서도 소중한 두명이 서로 상처입힌것이 속상하셔서 슬프실지모르지만 97님께서 나쁜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시지않을거예요 엄마의 친구를 잃게해서 미안하다고 그만큼 내가 더 좋은 친구가 되어줄게라고 어머님께 따스히 말씀드리는건 어떨까요? 실제 결과와 상관없이 어머니는 97님께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만 알아도 큰 위로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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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up97 (글쓴이)
· 3년 전
조신성 상담사님, 소중한 답변 감사합니다. 정말 답변을 읽는데 눈물이 나서 겨우겨우 읽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부모님하고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의 엄마는 제가 엄마친구한테 장문의 사과문을 작성해서 카톡으로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저의 엄마는 대학원을 나오셨는데 엄마의 대학원 진학, 논문 발표, 전부 다 그 친구분이 도와주셨습니다. 또 저의 엄마는 부산 출신 이신데 서울에 상경하시기 전에 1년동안 재수하셨습니다. 서울에 상경하셨을 때 자취방 구하는 것도 그 친구분이 도와주셨습니다. 즉, 그 친구분이 없었으면 엄마는 꿈을 이루지 못 하셨을 것 입니다. 그래서 제가 사건 발생 며칠 전에 엄마랑 진지하게 알바 그만두고 싶다고 예기했을 때 엄마는 저의 말을 믿지 않으셨고 "왜 엄마친구를 이해해줘야 되는가?"를 설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상담사님의 답글을 읽고나서 느낀 것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도 "갑질"이고 Speak out하는 자가 용감하고 정의로운 자라는 것을 깨우쳤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제 자신을 억누르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될 것 같습니다. "No"라는 말을 당당하게 하고 제 자신부터 보호하는 사람으로 변해야 될 거 같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답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