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우울증과 나의 정신의학과 내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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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우울증과 나의 정신의학과 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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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빠가 공황장애와 건강 문제 때문에 일을 그만두셨습니다. 그후 (아마 꾸준히 있던 문제였겠지만) 우울증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공황장애 부터 지금까지 2~3년은 된 거 같네요. 그 나이의 사람들이 다 그런건지, 어린시절을 불우하게 보내서 그런건지 애정결핍, 건강염려증, 불안장애, 피해의식 등 어디서 들어본 증상은 다 가지고 계십니다. 모든 일에 불안해 하고 걱정 뿐입니다. 일을 그만두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서(원래 없었던 건지도요) 최근엔 본인이 돈을 벌어오지 않아서 가족들이 무시한다는 말까지 하더라고요. 변한 건 본인 밖에 없는데 말이죠. 현재 저희 가족은 아빠가 돈을 벌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아마 강박이겠죠. 평생을 일 해온 사람이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해요.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술을 마신다거나, 혹은 감정이 격해지는 일이 있으면 자살시도 혹은 자해를 합니다. 그리곤 본인이 죽으려 했는데 칼이 잘 안 들었다는 둥 얘기를 하죠. 저는 이게 협박인가 싶더라고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엉엉 울면서 죽겠다고 뛰쳐나가기도 하고... 뭐 조용히 넘어가는 밤이 없네요. 저는 아빠가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된 이후, 밤이 되면 불안합니다. 매일 밤을 불안에 잠 못드는 건 아니지만 아빠의 자살 소동이 있고 나면 며칠은 그럽니다. 또 뭔 일이 있을까봐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집니다. 신경이 온통 방 밖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귀마개를 끼면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두렵습니다. 물론 그 무뎌빠진 칼로 백날 손목 그어봐야 죽지 않는다는 건 압니다. 그럼에도 두려운걸 어떻게 할 방법이 없네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아마 제 트라우마인 거 같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은 많이 싸우셨고(물론 지금도 많이 싸우십니다) 저는 그게 항상 공포였습니다. 싸움이 있으면 아빠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어떨 땐 엄마를 때리기도 했습니다. 네, 저는 그게 트라우마입니다. 큰소리가 나거나 모르는 사람이 싸워도 저는 심장이 떨려요. 잠 못드는 수많은 밤마다 저는 언제 시작할지도 모르고 끝나지도 않는 시험을 앞둔 사람이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긴장된 상태로 밤을 지새우죠. 시험은 끝나는데 현재 이런 상황은 심해지면 심해졌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아빠가 처방받은 약이 안 맞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병원을 한 번 바꾼적이 있는데 그때 처방받은 약을 먹고 안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약이 바뀌는 걸 무서워합니다. 본인 입으로 약이 바뀌는 게 싫어서 다 괜찮다고 대답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울증이 병이라는 건 압니다. 병에 걸린 환자는 돌봐줘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만큼 사랑하지 않습니다. 애착관계가 형성될만큼 추억을 쌓은 것도 아닌걸요. 그렇다고 죽길 바라지도 않아요. 스스로도 이 병은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그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울증과 관련된 모든 글에는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적혀있는데, 저는 그게 억울한 기분이 듭니다. 그럼 주변사람들은 무슨 죄인가요. 모든 일에 자기중심적인게 화가 납니다. 그래도 환자라고 입으로는 ‘괜찮다. 나아질거다. 원래 그런거다. 병이니까 잘못된 게 아니다. ’ 등등 위로란 위로는 다 해주죠. 하지만 제 속엔 냉소 밖에 없습니다. 물론 애잔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는 본인 부모님이 준거잖아요. 그게 현 가족들과 무슨 상관인가요. 그걸 왜 현재 가족구성원들이 다 참고 견뎌야 하는 건가요. 왜 힘든 건 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가족들의 몫이죠. 본인의 트라우마로는 모자라서 저한테도 안겨주는 건가요? 그렇다면 성공했습니다. 사실 다 압니다. 저 모든 일들이 아빠라고 원해서 한 게 아니라는 걸. 아빠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거라는걸. 하지만 원치 않게 때렸다고 맞은 사람이 덜 아픈 건 아니잖아요. 아마 가장 큰 문제는, 제가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일겁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어졌네요. 쓰다보니 쌓인 게 많았구나 싶습니다. 글을 쓴 목적은 저도 정신의학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입니다. 아빠가 다니는 병원에 가서 저도 상담 받으면서 아빠 얘기도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을런지요...
불안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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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ou
· 4년 전
정신의학과가면 약만 주면 줬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됩니다. 상담센터가 더 좋아요.(두군데 모두 가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