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없이 달리다가 너무 지쳐버렸어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요 + 조울증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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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비공개
2년 전
쉴새없이 달리다가 너무 지쳐버렸어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요 + 조울증
현재 저는 고시 준비 중입니다. 시험이 한달도 안 남았는데 지쳐버렸습니다. 올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나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지쳐버리고 아무 것도 못 하겠습니다.. 일명 번아웃이 심하게 온 것 같습니다.. 전 사실 평소 심리적 어려움도 오래 갖고 있어 왔어요. 7~8년 전 양극성 2형 진단을 받았고 그 후로 잠깐 좋아진 기간을 빼고는 늘 상태가 안 좋았고(무기력이 베이스) 정신과 약도 계속 먹고 있습니다. 공황발작이 자주 있던 기간도 있어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공황 약을 늘 상비해다니며 같이 먹었습니다. 현재는 약 2년째 계속 같은 병원에 다니면서 리튬을 포함한 조울증 약을 먹고 있어요. 지금 다니는 병원에선 순환성으로도 진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어쨌든 큰 틀에서 조울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우울증 기간이 더 긴 조울증인지라 평소 웬만하면 늘 우울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잘 웃으면서 괜찮은 척 사회생활하지만.. 마음은 계속 어딘가 큰 문제가 있는 듯 우울하고 서늘하고 그렇습니다.. 살기 싫다는 생각도 밥먹듯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올해는 꾸역꾸역 약으로 버텨가며 공부한 것 같습니다.. 공부가 잘 되는 날, 열심히 한 날에도 뿌듯함이 별로 안 느껴져서 중간중간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9월이 되기 전까진 나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9월 이후로 서서히 나락으로 빠지기 시작했어요.. 10월이 되고부터는 하루 4시간 이상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힘듭니다. 시험장 가는 것도 너무 무섭고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억지로 공부하러 밖에 나와보지만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현재는 합격한 이후의 삶도 전혀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더 동기가 생기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합격하지 못하면 그것도 그것대로 괴로울 것이 뻔한데도 마음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조증 상태일 때 공부가 잘 되곤 했는데 그때가 그리울 정도입니다..ㅠㅠ 지금 상태만 요약하자면, 너무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실제로 시도해봐도 오래 하지 못하고 계속 자고만 싶고 잠도 실제로 늘었으며 죽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너무 답답해서 여기다 털어놔봅니다 ㅠㅠ
불안힘들다의욕없음불안해걱정돼우울해자고싶다무기력해무서워스트레스안보다무섭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14개, 댓글 1개
상담사 프로필
강순정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2년 전
무섭지만 눈을 뜨고
#무섭다#안보다 입구가 더 무서워
안녕하십니까? 마인드카페 상담사 강순정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공개사연 고민요약]
고시 공부 중이라는 마카님의 글에 마음이 갑니다. 저의 가족 중에는 십년 이상 고시공부를 했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카님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싶고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건강한 사람도 고시 공부를 하게 되면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력도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이 받습니다. 자신의 마음 밑바닥에 흐르는 정서가 ‘무기력’이라고 하셨고 우울감도 있어서 죽고 싶은 생각과 잠자고 싶은 마음이 있나 봅니다. 잠은 어쩌면 죽는 것과 가장 닮은 것 같습니다. 잠이 죽음과 다른 것은 잠은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시험장 가는 것이 무섭다는 것에 저의 마음이 머뭅니다. 시험장에 가면 시험을 통하여 결과가 나타나고 그 결과를 통하여 ‘나’라는 사람이 평가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점수가 몇 점이냐 보다는 합격이냐 불합격이냐에 따라서 ‘나’라는 인간이 쓸 만한 인간인지 죽어야 되는 한심한 인간인지 밝혀진다고 생각한다면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냥 죽으러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와 닿을 것 같기도 합니다. 고시의 합격률은 매우 낮아서 합격할 가능성도 있지만 불합격에 대한 가능성이 더 크게 내 마음을 치고 있습니다. 지금 공부에 집중이 잘 되고 있다면 합격에 대한 기대를 하겠으나 시험 한 달을 앞두고 갑자기 번아웃이 오니까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내발로 죽으러 들어가는 심정이 될 것 같습니다. 추측하건대, 시험결과가 ‘나’라는 사람이 한심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는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글쓴님이, 마카님이 자신을 그렇게 그런 시선으로 그런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 그런 자신의 시선을 점검하고 다르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점수는 점수이고 나는 그냥‘나’입니다. 점수는 추상명사이고, 무생물이고 나는 생명입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무섭고 불안한 감정을 통제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훈련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서를 잘 느끼고 잘 표현하는 부모 밑에서 매일매일 그런 부모의 모습을 수년간 보고 자랐다면 자녀도 그렇게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서를 대하는 태도는 대부분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가 강해서 다들 성장한 후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한심한’이라는 말은 정서나 기분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평가하고 판단하는 말입니다. 정서를 경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의도가 들어가 있습니다. 자신을 찍어누르려는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찍어 누르려는 의도는 자신이 밝고 희망한 삶을 살면 안된다고 찍어누릅니다. 자신이 한 일은 자신이 멈출 수 있습니다. 그냥 생각을 거두면 됩니다. 현재 집중이 안되니까 합격이라는 희망을 갖지 못하게 하려고 찍어누릅니다. 그리고 합격한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고 하셨는데 합격한 이후의 자신의 잘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고시에 합격하여 취업을 하게 되면 여러 모로 더 나은 삶을 살게 됩니다. 더 힘을 가질 수 있고 더 명랑해질 수 있고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집중이 안된다 해도 과거에 집중하며 공부가 잘 되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 동안 꾸준히 공부해 온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험 당일에 컨디션이 좋으면 공부한 것들이 새록새록 되살아 납니다. 시험은 시험 치기 십분 전에 쉬는 시간에 본 것들이 많이 출제될 수 있고 지금 컨디션이 안좋다고 시험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봅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취업을 하고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상담을 병행한다면 좋아집니다. 살아갈 시간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충분히 투자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관점)에 따라 세상은 달리 보입니다. 내 시선을 바꾸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