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때문에 생긴 상처를
부모한테 알아달라고 앞에서 우는데
부모가 하는 말이 울고 싶을 땐 울어
내가 그렇게 듣고 싶은 말인데 왜 그렇게
웃기고 하찮게 보일까?
그때 말하지 못했다 다 엄마한테 받은 상처야
엄마 때문이야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또 집에서 쫓겨날까 봐 버림받을까 봐
온갖 무서움이 사로잡혀 그냥 울면서
웃었다 그런 엄마는 나 보고 미친 애 보듯
너 왜 그래 아까부터 말하라니까? 답답해
이런 식으로 날 대한다 부모 때문인데
그동안 부모란 사람한테 상처를 먹으며
자랐던 건데 ***... 지들은 몰라
어릴 때는 부모밖에 없었지
의지할 곳도 부모밖에 없었고
부모한테 상처받아서 그랬는지
위축도 많이 됐고 입도 뻥긋 못 했다
근데 부모가 외출이 잦아 문 열고
집을 나간다 하면 동생이랑 그때부터
마음을 열며 신나게 즐기고 진짜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순간이고 가슴도 안 답답하고
그랬던지 그때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네
아직도 나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 같다
옛날에는 너 벙어리냐? 울지 마 뭘 잘했다 우냐
너 나가 폰은 왜 그렇게 오래 해 하다가 내 폰
보는 눈 앞에서 박살내고 난 또 울면서 그걸
줍고 있고 무서워서 그냥 울기만 하고
근데 그 뒤로는 의지할 곳이 부모밖에
없기에 부모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마치 개처럼 바라본다 부모를. 난 아이었으니까. 하지만 난 자퇴를 하고 난 뒤 내 모습이
변해갔다 이런 내가 싫었다 여태 받아온 상처들이 곪아서 곪아서 터져버렸다 참아온 상처들을 마주쳤을 때는 너무 역겨워서 토를 하곤 했다 지금도 너무 분에 차고 답답하고 토하고 싶다. 자식은 어떤 존재인가? 부모의 쓰레기통인가? 부모의 결핍을 채워 주는 존재인가? 부모 마음에 안 들면 다치는 쪽이 꼭 왜 자식인가? 싫다고 해도 싫다고 하지 못했고 무조건 끄덕인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가고 소심해져 가고 은따를 당하고 중학교 땐 그래도 잘 살았어도... 여전했다. 선생들은 날 가르치고 몰폰도 걸려서 매번 혼나고 학교 가기 싫어서 매번 아침마다 울고 지각도 많이 하고 관심받고 싶었던 나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진짜 동아리는 열심히 한 것 같다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진짜 지칠대로 지쳐서 나도 모르겠는 부정적인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 낯설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서 그냥 자퇴했다 아무도 날 이해 못 했다 역시 부모는 넌 배부르다 너만 힘든 거 아니다 정말 죽고 싶어서 자살하려고 새벽에 나간 그때가 생각이 나네 꼴에 부모라고 부재중 전화에 몇 년만에 볼까 말까 하는 정겨운 척 카톡하는 일 예전에 상처를 받아도 그 상처를 기억하는 사람은 상처받은 사람밖에 기억을 못 한다는 것 그래서 이해를 못 받는다는 것 그 어린 나이에 혼자 감당할, 처리할 더러운 감정들이 많았다는 것 이 많은 시간 속에서 혼자 고통받아야 했다 되려 아빠는 날 사춘기라 하며 아무도 몰라줘서 억울하고 비참한 마음에 마음대로 집을 나가기도 하며 대놓고 무시하고... 돌아오는 건 뺨을 맞고 되려 니가 사춘기라 그래. 여태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줬는데 어떻게 이래. 그래... 난 기대도 안 했지 어차피 나 혼자 처리해야 할 내 감정이니까 이젠 흘리는 눈물도 지겹다 정말 살기 싫다 물론 당신네들 옆에만 있으면 항상 드는 생각. 최근 3 년 안으로 들어서 가슴 답답함이 잦아 들었다 첫째로서 해야 할 의무감을 받고 압박감을 받고 부모 얘기도 들어야 하고 눈치도 살펴야 되고 꼭 가정 안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사회 생활과 가족 관계가 유사하지만 정말 비지니스 일처럼 똑같다. 답답하다. 난 정말 엄마나 아빠가 오면 가슴이 답답해, 라고 말하면 모르쇠다. 당연히 모르겠지 상처를 준 가해자는 기억도 못 할 테니까. 기대를 안 하는 게 낫다. 혹여나 사과를 하면 몰라도 관계를 다시 돌려놓진 못할 거 같다. 받은 상처는 품고 가는 게 맞으니까. 근데 이게 이제는 반작용해서 내 삶을 살게 한다. 때로는 이 감정이 나를 마구 짓눌러도 상상으로만 죽지 겉으로는 분노에 차서 더 열심히 살아서 그놈들 내 눈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지 한다. 진짜 나를,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야 한다. 더이상 눈치 보는 게 아닌 진짜 나를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 부모-나 관계가 엮이지 않게... 정말 죽고 싶다 이럴 때면 난 왜 이래야 하나? 꼭 가족 관계에서 눈치 보듯 사회에 나가서도 눈치를 보며 인간 관계를 유지해야 하나? 난 왜 이딴 더러운 감정을 배웠나. 이딴 부모 밑에서 왜 더러운 감정을 수용하며 살아야 하나? 부모라고 해서 다 자식의 부모가 아니다. 그저 부모의 탈을 쓴 부모지. 나한테도 진정한 부모가 있었을까. 그 즐거운 추억들은 전부 그저 추억들이었고 내가 지금 가족한테 느끼는 감정은 추억들에 파묻혀야 될 일인가? 드러내고 싶다. 더이상 눈치 안 보고 싶다. 부모도 안다 나도 카톡으로만 열을 내지 부모 앞에서는 끽도 못 한다. 무서우니까. 부모가 무서운 존재여야 하나. 감정적 교류가 잘되는 부모였으면 좋았을걸... 나만 이런 게 아닌가 모르겠네. 근데 찾아보면 다 나와 비슷하다 ㅋㅋㅋ 이게 더 웃긴 거지 나도 내 부모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의 가정사도 거지 같았다 예상대로 거지 같았다 그래서 그걸 배경으로 이해해 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내 부모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기에 말이다 오늘도 나는 집 나갈 생각으로 살고 있다 가끔 나오는 진심으로 빡쳐서 엄마 째려보는 눈빛과 애타게 그렇게 부르는 아빠의 말에 무시하는 게 그동안 그들한테 받은 상처가 깊어져 패여서 날 외면시키게 만든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저질러 놓고서는 나중에서야 나한테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건가요 당신들은 내가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았겠지만 그 순간순간이 너무 역겹고 죽고 싶었어요 내가 지금 토해내는 감정이 다 틀린 이야기인가요? 맞잖아요 저도 사람이에요 엄마 아빠. 미안하지만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요. 따로 살고 싶어요. 끼리끼리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