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지도, 살고싶지도 않아요
20살 재수생입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잘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삐뚤어진건지,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건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고 싶은건지, 죽고싶은건지도 모르겠어요. 점점 멍청해져가는 것 같아요.
중학생, 고등학생 때는 유독 성적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잘하고 싶었고, 성실하고 현명한 사람이고 싶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늘 죽고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했어요
제발 누가 죽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했어요
그치만 그 누구에게도 쪽팔려서 말을 못했어요
말을 해도 저의 의지부족이니까, 한심한 사람이 될게 뻔하니까.
나는 그냥 열심히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스로가 너무 싫었어요
매일매일을 자기혐오와 열등감에 살았어요
그럴수록 점점 다른 사람들을 삐뚤게 바라보고, 상대를 가식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가 한심하고 싫어서 자책하고 원망했어요
그런데 이 자책이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향하더라고요
조금 더 사랑받았더라면, 좀 더 안정적이었다면 내가 좀 더 내 삶을 사랑할 수 있었을텐데.
난 왜 여기서 태어났을까.
이런 제가 싫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노력만 하면 다 나아지는거야, 내 삶에 최선을 다하면 괜찮아 지는거야,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나아지는 건 없었어요
그렇게 재수를 결정하고 한동안 아무것도 안했어요
주위와 단절되고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어요
매일매일 일기를 쓰면서 자꾸 생각했어요
나는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야,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야,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라고.
근데 그것도 잠깐이고 무력감과 우울감이 몰려와요
'내가 언제는 행복했었나? 항상 불안하고 두려웠던 난데, 평생 이렇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나아질리가 없잖아'
요즘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죽는 것도 괜찮고 사는 것도 괜찮은,
외로운데 누구한테 기대고 싶지는 않고 그냥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있고 싶어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걸까요?
전 그냥 의지 부족인걸까요
제가 좀 이상한걸까요
저 정말 평범하게 살고싶어요
저 지금 어떡해야할까요
공부 해야하는데, 열심히 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