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왜 살고 있는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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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왜 살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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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기억도 못할만큼 어렸을 때부터 학업으로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했고, 욕설을 들어왔습니다. 맞는 것에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아버지가 밖에서 기분 나쁜 일이 생기거나, 아니면 갑자기 기분이 안좋아지면 항상 저와 동생을 식탁으로 불러 숙제 확인이나 자신이 낸 수학문제나 상식문제라는 걸 내는데, 못맞추면 그날은 주먹으로 맞고, 발로 걷어차이고, 뺨 맞고 그런 날이 되는 거였어요. 어머니는 항상 방관자였습니다. 몇마디만 하다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갔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너는 우리 가족중 유일하게 나와 같은 성별이니, 나한테는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 친구처럼 내 고민 좀 들어달라면서 제가 알고 싶지 않은 자신의 심리와 집안의 사정,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계속 고민상담 하듯이 저에게 털어놓아왔습니다. 이때 너무 힘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였는데, 한번은 숙제를 안한 걸 보여서 울면서 아버지에게 미안하다고 하니 다음날 새벽에 절 미용실 앞에 두고 하루동안 공부를 안하면 어떻게 사는지 잘 알아보라고 하며 절 두고 직장에 가셨습니다. 미용실 아주머니가 출근할때까지 펑펑 울다가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다시 와서 저에게 밥 먹여 주고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께서는 미안하다며 과일을 사서 건넸고, 집에 와선 엄청 맞았습니다. 또 어느날은 제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열이 나고 아팠는데, 아버지에게 맞는 도중 기절했습니다. 다시 일어나니 아버지가 저를 바닥에서 다리를 붙잡고 질질 끄며 욕을 하시더군요. 그런 일상이 쌓이고 쌓이며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장애같은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자연스레 누가 제 이름을 뒤에서 부르면 가슴부터 철렁거렸고, 이어폰 하나도 아버지가 부르면 소리를 못들어 방밖으로 나가지 못해 맞을까봐 양쪽에 끼지 못했습니다. 좀 힘들었던 날은 옆에서 제 이름 석자를 부르는 소리도 옆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하루종일 들렸고요. 좀 나아지고자 일기를 써봤는데 하필 그걸 어머니에게 들켜서 더욱 어머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중학교때까진 좋았어요. 그럭저럭 성적도 좋아서 전교권에 들어 중학교를 졸업했고, 아버지가 그렇게 원하시던 동네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문제는 고등학교 입학하기전 1-2월에 터졌던 것 같습니다. 공부에 손을 놨어요. 교과서도 제대로 읽지 않고 시험을 보고 결국 평균 4.5등급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이제 체력적으로 불리한 걸 깨달았는지 때리진 않고 욕설만 하시더라고요. 때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냥 허탈했어요. 이제는 가끔 욕설만 하시는걸 빼고 아무것도 건들지 않으십니다. 이대로 성인이 된다면 제 유년시절의 많은 일들은 없던 일처럼 취급되겠죠? 성인이 되어 다른 사람들처럼 명절에 부모님과 살갑게 이야기할 생각하니 참 재밌네요. 전 가족애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부모님 심지어는 서로 아무 일도 없었던 동생이 죽어도 웃으면서 지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버지 어머니가 죽는다면 그나마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머니께서는 절 절대 자취하게 두지 않겠다는데, 전 성인이 되면 부모님 모두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열람하지 못하게 할 관련처분을 주고 자취할 생각 중입니다. 다시 얘기로 돌아가자면, 지금 제가 뭘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허탈합니다. 학생이라면 공부해야한다고 하는데, 전 그 공부에 너무 지쳤어요. 공부때문에 제 정신세계가 무너졌고 원래의 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공부에 아무 감정도 없어요. 단순히 왜 하는지 모르겠다가 아니라 이걸 열심히 해서 부모님이, 특히 아버지가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된다면 지금까지 부모님과 모든 있었던 일은 묻히게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다 포기하고 자고 싶네요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쓰고싶은거 추려서 써도 엄청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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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4년 전
님 자신을 포기하지 마세요 성인이 돼서 자신을 학대한 부모를 용서할지 말지 가깝게 지낼지 얼굴도 안 보고 지낼지 그건 온전히 님의 선택입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죄값을 받게 되어 있어요 성인이 돼서 독립을 잘 하려면 지금 자신을 포기해선 안돼요 지금이 앞으로 혼자 힘으로 살아나갈 님의 인생의 준비기간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어요 그들 때문에 님의 인생을 포기하면 안돼요 기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