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있는 삶의 이유 찾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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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있는 삶의 이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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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살면서 한 번도 계속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죽고싶다는 생각이 익숙해서 매일 그렇게 생각해도 별 타격이 없고. 결국엔 다 부질없고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너무 확고해서 삶에 별 의욕이 없는거 같아요. 부모님이나 주변 시선에 떠밀려서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의욕을 찾으려고 해봐도 작심삼일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잘 나가지도 않게 되어서 한 달동안 집에만 있었습니다.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싶네요.. 덕분에 인생 최고 몸무게도 찍고. 20대 초반인데 과체중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것 때문에 자신감을 잃으니 집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지고.. 사실상 집 밖을 나가야 문제가 해결될텐데, 악순환이네요. 이미 4년~5년동안 병원을 다니고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다가 최근들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서, 약물치료를 멈췄는데 아 역시 이게 문제였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약물치료를 계속 받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기에는 제가 너무 건강하고 멀쩡한 사람 같았습니다. 지금도 역시 불행하다고는 생각들지 않고, 하루하루 누워서 지내지만 이 생활이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가 이제껏 병원에 다닌 것은 우울증 때문이 아니라 게으름 때문은 아니었을까? 내가 나 자신까지도 우울증을 핑계로 들어 속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늦둥이로 태어나, 주변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고, 지금도 누워만 있는 저를 항상 기다리고 믿어주시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저는 항상 모범생이었고, 교우관계도 너무나 원만했으며 모든 것이 복받은 삶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고등학교 1학년때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조금씩 완벽했던 삶이 틀어졌던 것 같습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던 아버지가 한순간에 돌아가시니, 아. 인생이 이런거구나, 내일 당장 내가 사고로 죽어도 전혀 이상한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너무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그 날로 한국 입시에서 손을 뗐고, 유학을 가겠다고 유학학원을 다녔습니다. 고2, 고3, 열심히 수능준비를 하던 학교 친구들과는 다르게 출석률도 바닥을 치고, 성적은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으니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성정체성에 고민을 하게 되고, 내가 레즈비언이라고 정의내린 뒤로는 그쪽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습니다. 두려울 것도 딱히 없었고, 막 나가다 보니 유학에서도 손을 뗐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닌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졸업을 하고 주변 친구들이 모두 명문대에 진학할 동안 저는 생산적인 일이라곤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할 이유를 몰랐으니까요. 누가 시켜서 하는 건 반항심이 들었고, 강제로 하는 일은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기만 했습니다. 조금 흥미를 느껴서 장래로 생각했던 일들은 단 한순간에 깨어져 버렸고, 그렇게 2년이 그냥 가버렸습니다. 지금 누군가가 왜 살고있냐고 물으면 죽기 위해서 살고 있다고 할 것 같네요. 어머니의 만류로 자살시도는 하지 않고 있지만 만약 어머니도 아버지처럼 한 순간에 돌아가시게 된다면?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오늘 제가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해도 제 생각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고, 제 우울을 타인에게 나누는 것이 민폐라는 것을 알아서 주변 사람들한텐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여기에라도 쓰게 됐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다 읽는 분이 있으실까 싶은데, 다 읽으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젠 덥지도 않으니까 좋은 하루 보내시고, 건강유의합시다..
의욕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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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gewowol
· 4년 전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건 무척이나도 마음아픈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