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나눈 민감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유출될까 걱정돼요
비공개·4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한 대학생입니다.
어쩌다 보니 익명 커뮤니티에서 성에 관련된 굉장히 민감한 주제로 익명의 사람과 대화를 하였는데요,
저의 성과 관련된 정말 프라이빗한 고민을 경계 없이 털어놓았습니다. 부끄러워서 현실에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요.
그런데 정말 친절하게 듣고 답해주던 그 분이 대화를 마무리할 때쯤 갑자기 자신이 제 고민을 해결하는걸 도와주고 싶다면서 자신과 만나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껴서 (그냥 답장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거절의사를 밝혔고, 그분은 괜찮다고 하셨고 얼렁뚱땅 정중한 분위기로 대화가 끝이 났습니다.
그 다음에 갑자기 이 대화 내용이 유출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겉으로는 끝까지 예의를 차리며 대화했지만, 갑자기 오프라인으로 만나자고 했던 상대방이 미덥지가 않아서요. 익명이었고 제 신상은 성별을 제외하고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만약 이 대화 내용이 인터넷에 유출된다면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내용 유출하겠다는 암시는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저 혼자 이런 망상을 하고 걱정하는 중입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고충, 왜 피해 사실을 숨기게 되는지, 그런 감정을 간접적으로 처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요. 만약 오늘 대화가 인터넷에 떠도는 걸 본다 해도, 그게 제 얘기인 걸 세상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기 때문에 절대 신고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일어나지도 않은 일 가지고 너무 두려운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그 분께 대화 내역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실제로 삭제했는지 제가 확인할 방법도 없고, 별 생각 없다가도 제가 그 부탁을 함으로써 오히려 나쁜 마음을 먹을까봐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잊고 지내는 게 답일까요?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익명의 누군가에게 떠벌린 게 너무 후회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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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걱정하는 이유는 그분이 만나자고 했을때 제가 다소 기분 나쁠 수 있는 투로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좀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듯이? (솔직히 진짜로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ㅠㅠ) 혹시 그거때문에 앙심을 품을까봐요. 그분이 화내시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혹시나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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