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정상궤도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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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몸이 정상궤도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어떤 느낌이냐면, 그게.. 분명 내 몸의 연료를 만들어내는 배터리이자 발전소가 있었을 것이다. 1학기가 끝날 즈음에 발전소의 절반 이상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됐지. 제대로 쇼크가 와서 몇시간씩 내리 멈추지 못하고 울었던 적도 있었다. 거의 미친 사람처럼 변해가고 있었지만 꾸역꾸역 학기의 모든 과목을 이수하였고 학기 사이에 벌여놓아서 물리기 힘든 일에는 비상전력이 가동되었다. 그 비상전력 하나를 가지고 계절학기를 버텼다. (계절은 거의 집중을 했다고도 못하겠다. 그냥 했다.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비상전력은 딱 내가 좋아하는 것 정도만 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뽑아내었다. 남은 방학 한달 남짓을 그림그리기, 독서, 글쓰기, 운전하기 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만을 하면서 보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발전소 전체가 회복되었다고 믿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애초에 발전소가 위험 수준으로 망가져 있었을 텐데 작년 약 1년간의 모든 신호를 무시했다. 나는 내가 자의적으로 괜찮아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렇지 않으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잘 해내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자존심의 문제였다. 버텨내지 못한 사람의 낙인이라는 두려움. 그게 무서워서 호흡곤란이 오고, 숨을 쉬려고 자해충동이 들면 그냥 자해를 해가면서 버텼다. 뭘? 학업을. 모든 것을 내려놓듯이 방학이 찾아왔고 머릿속을 지워내듯이 쉬었다. 이제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데, 그런데, 너무도 익숙하게 다시 숨이 막힌다. 나는 내가 잘 쉬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몸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또 자존심을 부린다. 하지만 의욕이 돋지 않는다. 배우는 행위가 무섭다. 과제가 하기 싫은 차원이 아니라 두려운 느낌이 든다. 또다시 그 나락으로 빠져들던 경험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절망스러워서 그럴 것이다. 쉬고 싶다. 언제까지 쉬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이 우울이 나를 너무도 막막하게 한다. 어떤 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까. 사실 치료도 무섭고, 모든 게 다... 모든 것이 나를 팽팽하게 당겨서 조각내버리는 기분이 든다. 숨을 쉬고 싶다. 간절하게 숨을 쉬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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