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지금 해보려고 해요. 고민상담도 아니고, 그냥 이야기를 할 곳이 필요해서요. 하루하루를 너무 답답한 마음으로 살고 있어서.
우선 저는 중학생입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가 하나 있어요. 조금 자주 다투시는 것과 오빠의 언행이 조금 거친 것을 빼면 평화로운 중산층 가정입니다.
사춘기의 호르몬 때문인지, 모두가 겪었던, 겪고있는 또 겪을 심한 감정기복을 느끼고 있어요. 매일 실없는 생각만 하고, 무기력증이 계속되고, 우울감도 느낍니다. 가끔 혼자 화장실로 도피해서 허벅지에 커터칼을 대었다가 다시 때기를 반복합니다.
나름대로 혼란스러울 때마다 노트 하나에 생각들을 거침없이 적어내리기도 하고 있고, 가끔 아파트 단지 주변을 걷기도 하면서 숨통을 조금 트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자꾸만 신경쓰이는게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너무나도 일찍 인터넷 문화를 접하면서 성에 대한 지식을 일찍 눈떠버렸는데요, 그 때문인지 오빠와도 가끔 그런 대화를 하고는 했습니다. 아주 가끔.. 말이죠. 그때가 여름이었을 겁니다. 한밤중에 어머니께 혼이 나기 싫어 자는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들어온 건 오빠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오빠가 고자질이라도 할까 싶어 자는척을 했죠. 근데 그날은 조금 이상했습니다. 오빠가 제 바지안에 손을 넣더니 속옷 위로 생식기를 문지르는겁니다. 너무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가만히 있는데, 손을 때지 않는 겁니다. 그 때 당시에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는지. 빨리 벗어나고 싶어 자면서 뒤척이듯 몸을 틀었습니다. 그러자 금방 손을 빼고는 후다닥 제 방을 나가더군요. 그 뒤로도 가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자는 척 할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좀 커서 어느 날의 일입니다. 어머니가 저희를 데리고 외출하셨는데, 볼일이 꽤나 오래 걸리시는 일이라서 저희는 편하게 뒷자석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빠가 생식기를 보여달라는 겁니다. 부끄럽고 당황하고 황당해서 그럼 오빠 먼저 보여달라고 받아쳤더니, 진짜 먼저 바지를 내리려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황급히 다시 올리라고 했죠.
다 지난 날인데 이제 와서 그러냐, 요즘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또 없는 말 지어내려는 거 아니냐.. 그런 말 들을까 무섭기도 하고, 어머니 아버지가 이런 일에는 예민하셔서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정말 힘들어요. 누군가에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냥 가슴이 답답해서 올려봅니다. 적는 내내 그 일들이 계속 떠올라서 숨이 막혀요 이건 왜이런건가요??
*오빠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