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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MmM04
·4년 전
성격이 좀 소심했어요. 원래 그러지는 않았는데 커가면서 하고싶은 말을 다 내뱉는 것 대신 속으로 삼키는 법을 배웠어요. 하나 둘 삼키다 보니까 어느새 속에 묻어놓는 게 더 편할 지경이 됐어요. 하도 묻어놓다 보니 표출하는 법을 잊었어요. 우는 걸 들키기도 싫어서 최대한 숨죽여 울다보니 어느새 소리내서 우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다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날 이후로 자란 적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마카님들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늘 극복이 아니라 회피였고, 마주보고 치유하는 것 대신 뒤돌아서 다른 온기를 쫒기에 바빴어요. 내 탓을 하다가 남 탓을 하다가 또 내 탓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걸 이해하려고 애써보기도 하고. 맞지 않는 것에 억지로 나를 욱여넣기도 하고. 그다보니 지퍼를 닫았던 입과 눈에는 어느 순간 자물쇠가 걸렸고, 열쇠는 죄다 녹슬어 맞는 것이 없었어요. 나는 내 팔로 나를 안아주기 대신 내 스스로 목줄을 채우고, 스스로 그걸 말뚝에 묶어버린 셈이에요. 어느 순간 나는 말이 하고싶어졌고, 울음으로 혹은 비명으로라도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여러분, 그런 저는 최근에 나를 말하기 시작했어요. 겉만 자란 내가 덜 자란 꼬맹이를 안아줄 수 있게 되었어요. 옅은 온기만 갈구하던 내가 나에게 온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어요. 마카님들, 스스로를 사랑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남을 사랑하는 것 보다도 훨씬요. 남은 내 눈에 완전무결한 인간처럼 보여요. 그렇지만 나는 내 단점을 모두 알고있죠. 그래서 더 못나 보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나는 나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해요. 내가 뭐라도 되어서가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이도 나는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하거든요, 사실은. 남들이 다 우리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욕할때, 당신도 그걸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남들이 다 나더러 뭐라고 해도 나는 나한테 돌 던지지 말고 살아요 우리. 사실 남들은 하나도 중요치 않아요. 처음부터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까지 각각 다른 마카님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몇년을 살아오셨든, 당신의 삶의 궤적을 부정하지 말고 천천히 마주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결국 자라지 못한 나이의 나를 바라봐주세요. 어딘가에서 홀로 영원히 자라지 못한 그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만이 안아줄 수 있어요. 한 순간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느껴진 적 없으시다면, 나 스스로에게 가장 특별해지세요. 어려운 말인거 알아요. 그래도 우리 한 발자국만 다가가보면 어떨까요. 이제 그만 스스로 옭아매던 목줄을 놓아주세요. 오래 그걸 쥐고있느라 아팠을 손도, 오랫동안 묶여있느라 버거웠을 목도 한번씩 다정한 손길로 쓰다듬어 주세요. 당신이야말로 당신에게 온기를 전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마카님들에게 하는 말임과 동시에 저를 향해서 하는 말이기도 해요. 저는 가끔 진짜로 저를 토닥여 줘요. 내가 그렇게 받고싶었던 온기, 위로, 한 방울의 다정. 생각해보면 당신께도 온기를 주었던 무언가가 있을지도 몰라요. 부모님, 선생님, 친구, 지나가던 사람, 편의점 알바생, 길고양이, 인형, 지우개 등등.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너무 힘들때는 단 한 순간이라도 당신을 살게 만든 무언가를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도 당신들도, 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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