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숨막혀요.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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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숨막혀요.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dalia0405
·4년 전
안녕하세요. 고민을 말하기에 앞서 저의 이야기를 드려야 이해가 쉬울 것 같아 구구절절하지만 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해요. 많이 길어서... 쓸데없어 보이는 점은 스킵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한살 어린 동생이 있습니다. 361일 차이 나는 동생을 가졌을때 엄마가 많이 아팠고 의사가 아이를 지우기를 권장하셨었다고 해요 하지만 아들이 필요했던 엄마는 엄마의 폐의 반쪽을 내어주고 동생을 낳으셨습니다. 저희에게 항상 이야기 하셨어요 동생을 낳지 말았어야했다고. 태어난 동생은 똑똑하고 말썽쟁이여서 항상 누나가 동생을 잘 봐줘야지. 동생을 잘 못대한 네 잘못이야. 하고 혼났었어요. 부모님은 저를 억제하고 통제하셨으며 저는 단 한번도 일탈을 한적 없었습니다. 제가 울며 말하면 엄마가 화를 내며 우시는 모습에 그저 엄마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죄송하다고 빌 뿐이었어요. 그래서 혼이 날때면 착한 우리 딸이 왜 이러지? 나는 너같은 딸 필요없는데? 라는 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버림받기 싫어서 울면서 빌었던 기억이 나요. 어린시절부터 납치당한다고 밖에서 노는 걸 금지하셨고 집에서 티비와 컴퓨터도 금지하셨어요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그림그리는 것도 들키면 혼났습니다. 연애는 물론이고 만화책을 몰래 빌려와 읽으면 찢어버리셨고.. 저는 그렇게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었고 아무도 없는 집, 제 방에 앉아 불 꺼진 집을 혼자 가만히 보기만 했던 기억이 있네요 저는 저까지 속을 썩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항상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천재였전 동생은 쉽게 해냐는 걸 저는 노력으로만 얻을 수 있었고 ㅇㅇ이 이번에도 상탔다면서? 누나도 영재야? 아냐 누나는 평범해~ 라는 말이 저의 콤플렉스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린시절부터 버려질 것이라는 불안함이 있었는데 밤이면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해 불꺼진 집을 서성이고 엄마아빠 방문 앞에서 소리없이 우는 날이 매일이었습니다. 슬프게도 수면장애는 25살이 될때까지 지속되어 모두가 잠든 시간에 잠들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런 불안감들에 저는 버림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잠을 좀 더 줄여 과제를 하고 과대 일을하며 살다보니 성적과 교수님의 인정, 장학금은 받았지만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도 21살, 심장통증과 과호흡증후군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학생회장, 더 많은 경력을 요구하셨고 그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했습니다. 저에게 무관심하던 아빠도 엄마도 저를 칭찬하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니까요. 힘듦을 티내고 싶지 않아서 점심시간에 밥 먹고 온다며 병원에서 링겔을 맞고 남 몰래 통증으로 새벽에 응급실을 다니며 버텼는데 돌아온 것은 믿었던 친구들의 질타와 등돌림, 그리고 내가 버티기를 바라는 손내밀어주지 않는 어른들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학점은행제를 통해 이전 학교의 학사 자격을 땄습니다. 이후 4년제 학교에 다시 편입해 졸업도 했습니다. 21살 생겼던 심장 통증과 과호흡증후군은 24살이 될때까지도 저를 괴롭혔습니다. 약화된 위장은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위경련 약과 소화제로 버티며 졸업을 했는데 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들어 정신과를 가려던 중, 동생이 몰래 정신과를 다녀온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고 울며 너만은 정신과에 가면 안된다는 엄마를 뒤로 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죽고만 싶고 무너진 정신과 몸은 망가져만 가는데..그런 저를 걱정하며 제가 멘탈적으로 힘들어서 정신과에 가지 않게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게끔 저의 행동을 수정하려고만 하는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서 저 멀리 섬으로 도망치듯 취업을 해 내려왔습니다. 정신과 이야기만 꺼내면 엄마께서는 나도 지금 당장이라도 정신과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가족들에게 짐이 될 수 없어서 무너지지 않는다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아라. 세상에 너에게 무얼 했다고 그렇게 너 혼자 힘들어하고 무서워 하냐고 하시는데 제가 아무리 힘들다고 죽고싶다고 해도 닿지 않아요. 이제는 못이기는 척 그래 네가 정신과 다녀와도 괜찮은 남자를 만나면 되지. 정 힘들면 정신과에 가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더... 제 발목을 붙잡습니다 지금.. 취업을 하고 보니 주변에서 너 괜찮니..? 라는 말이 나올만한 엉망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데 일의 상황보다는 이제와서 관심과 걱정을 쏟아부으며 저를 통제하려고 하는 부모님이 더 숨막혀요. 제가 예민해서 부모님도 너무 속상하시고 힘드실걸 아는데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채 방황하는 제 자신을 견디기가 점점 버거워집니다. 부모님, 특히 엄마의 말이 저에게서 절대적이라 강박적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제가 느끼는 감정이 두려움임을 알게 되어서 부모님에게서 도망쳐 혼자 살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요? 너무 장황하게 써서 너무 죄송하지만 정말...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상담이 필요하다던가 이런 상태이니 이렇게 해보라던가와 같이 제 상황을 인지하고 싶어요. 힘들 상황은 맞는지, 제 힘겨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타인의 객관적 시각이 필요했습니다. 그럼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올리는거라 염치없지만....제가 너무 이기적이라고는 생각 말아주셨음 좋겠어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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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orange1
· 4년 전
선생님.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정신과 가세요. 이건 선생님을 걱정해서 하는 말입니다.. 정말로 어머니가 선생님을 걱정했다면, 정말로 한 개체로 존중했다면 정신과 가려는 것이 들켰을 때, 많이 힘들었지? 하고 안아줬을 거예요. 제가 지금 그런 마음이거든요. 너무 고생했다고. 그 험난한 가정 속에서 너무도 잘 버텨줬다고, 대견하다고 안아주고 싶어요. 어플 속 일게의 익명일 뿐이지만 그 누구보다 선생님을 응원하고 인정하고 있으니 이제 선생님께서도 마음 좀 내려놓고 쉬셨으면 좋겠어요. 감히 힘내라는 말은 할 수 없지만 부디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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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a0405 (글쓴이)
· 4년 전
@blueorange1 안녕하세요. 벌써 9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동안 이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걱정에서부터 안도감까지 수많은 감정이 스쳤지만 그 속에서도 꾸준했던 감정은 감사함이었어요.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 글을 쓰기까지 너무 힘들었는데 선생님의 말이 힘듦 속의 위로가 되어 사흘간 구름위를 걷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동시에 정신과에 가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들어서 선뜻 마음을 누르지도, 답글을 달지도 못한채 벌써 오늘이 되었네요. 보험 문제니 뭐니 변명을 늘어놓으며 정신과 내원을 미뤘지만 사실 가도 달라지는게 없을까봐 무서웠던 것 같아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선생님께 꼭 고맙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선생님의 오늘과 내일도 좋은 날들이 가득하길 항상 응원할거예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