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할거 없으면 제 얘기 한번 들어주세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우울증|스트레스]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그냥.. 할거 없으면 제 얘기 한번 들어주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depress00
·4년 전
어디서부터 말해야할까.. 일단 전 100일 후에, 수능날에 죽을꺼에요 개인적으로는 투신을 원하지만 마땅한 건물이 없어서 아마 목을 매달꺼같아요 음.. 그냥 제 인생 얘기 한번만 할게요.. 길수도 있으니까 다들 바쁘실텐데 읽지말고 할꺼 하세요 그래도 나름 초등학교때는 공부 잘했어요 어디 잘난구석 하나 없는 외모에 딱히 사교적이거나 웃긴것도 아니고 집이 잘사는 것도 아니고 재능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어서 저는 공부 말고는 답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중학교 들어와서부터 틀어지더라고요 잠이 너무 많아졌어요 처음 졸았을 때는 어? 왜이러지 싶었는데 가면 갈수록 더 심해져요 도저히 잠을 조절할수가 없더라고요 잠오면 일어서면 된다? 잠온다는 느낌조차 없어요 그냥 정신차리고보면 잠들었다가 깬 상태라고요 하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해서 중학교 1학년때까지는 나름 성적 유지도 했어요 근데 2학년때부터는 제가 이상해지더라고요 저는 왜 공부해야하는지 다 잘 알았는데도 그냥 노는게 너무 재밌고 딴짓하는게 좋고 공부하기가 싫었어요 한심하게. 그래서.. 놀았죠 아예 공부 안한건 아니지만.. 잠도 더 늘었고 성적도 그래서 떨어지고.. 잠 오는건 갈수록 더더 심해졌어요 알게 된지는 몇달 안됐는데, 저는 기면증이더라고요 근데 그당시에는 그걸 전혀 몰랐으니까 나는 잠만 많고 게으르고 의지가 나약한줄 알았어요 그리고.. 고등학교는 자사고를 들어왔어요 집에 돈도 없는 주제에 왜 그랬을까요 가서는 잠 안잘줄 알았나? 참고로 갈수록 기면증은 더 심해졌어요 물 마시다가도 졸고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가도 졸고 아무데도 안기대고 서있다가도 졸고.. 당연히 수업시간에도 항상 졸았죠 선생님들이 한심하게 쳐다보는 그 눈빛이 아직 잊히질 않아요 그 벌레 보는듯한 눈빛이 너무 끔찍했어요 나도 그러고싶어서 그런게 아닌데 당연히 친구들도 절 한심하게 생각했고요 공부는 개판이였죠 성적은 초등학교때 제일 높았고 갈수록 떨어져만가서 고등학교때는 그냥.. 답도 없었어요 꼴에 수시로 대학 준비해보겠다고 학종 열심히 준비했는데 활동 열심히하면 뭐하겠어요 공부를 못해서 내신이 안되는데 그래서 정시로 길을 틀면 뭐 공부 잘할줄 알았나봐요 그냥 다 망했어요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하는것도 웃겨요 다 망해버렸다고요 싹다 망했어요 대학도 별 같잖은 대학말고는 못가고 원하던 꿈이라는것도 있었는데 이젠 택도 없어요 그런 꿈을 바라는것조차 비웃음 당할 상황이에요 저는 이것만 문제는 아니에요 기면증도 있지만 다한증 때문에 손발 겨드랑이에 땀이 많아서 항상.. 상처받고 그 역겹다는 눈빛이 진짜.. 이것 말고도 장도 약해서 조금만 스트레스 받아도 배아프고 설사하고.. 당연한거지만 못생겼고 키도 작아요 친구도 거의 없죠 뭐 정신병 얘기도 해볼까요 이인증 때문에 제 인생은 망했어요 그 뭐같은 방어기제인지 뭔지가 절 망쳐놨어요 아무리 심각한 일이 있어도 아무리 시험을 망쳐도 시험 치다가 졸아서 마킹을 덜했어도 그냥 아무리 망쳐도 다 그냥 다 현실같지가 않아서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도 그냥 나랑은 아무상관없는 다른 사람 얘기같고 현실로 받아들여지지가 않고 그냥 그렇구나.. 이딴 한심한 반응밖에 안나와요 정신차리고 반성을 하고 달라져야지 더 노력을 해야지 성적도 오르고 공부도 잘할텐데 그냥 미쳐가지고 아무리 곰씹어봐도 그냥 제 일같지가 않아요 너무 답답한데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요 이건 다른 일이 일어나도 그렇더라고요 아빠가 갑자기 직장에서 잘려도 응 그렇구나.. 엄마가 교통사고가 났어도 응 그렇구나.. 할머니가 파킨슨병에 걸렸어도 응 그렇구나.. 동생이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가도 응 그렇구나.. 여러분이 지나가다 개미 한마리를 보면 이정도 감흥일까요 그냥 현실같지가 않은걸요 이것 말고도 스트레스 심하게 받으면 가끔 사물이나 사람이 이상하게 보일때도 있고.. 암튼 이것때문에 공부 할 의지조차 없어지더라고요 뭐.. 막상 적으려니까 생각이 잘 안나네요 암튼 그래서 진지하게 아 나는 죽어야하는구나 라고 깨달은게 고2 겨울방학이였어요 이인증 때문에 아무리 인생이 망하고있어도 현실같지가 않아서 종이에 차근차근 내가 얼마나 한심하고 가치없는 인간인지 내가 살아있어야 할 이유가 뭐고 죽어야할 이유는 뭔지 구체적으로 내가 이런 계획들을 세웠는데 아직 아무리 사소한거라도 성공해본적이 없구나 분명 이책은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건데 반년이 넘게 못끝냈구나 내 성적은 이정돈데 노력은 하지도 않으면서 내 목표는 이따구로 높구나 양심이 있는건가? 그래서는 아.. 나는 죽어야하는구나 라는걸 깨닫게 됐죠 인생에 답이 없거든요 실패와 좌절도 이제 지치고요 아무것도 하고싶지않아요 더 이상 아프기도 싫고 힘들기도 싫고 한심한 제 모습을 더이상 바라본다는게 너무 두렵고 끔찍해요 죽고싶었고 지금도 그래요 그래서 첫 시도가.. 기억은 잘 안나는데 토요일 밤이었던거같아요 자세한건 아마 규정때문에 안될꺼같아서 좀 그렇지만, 잠들면서 자연스럽게 질식으로 죽으려했는데..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실패하더라고요 만약 실패하면 정말 비참하고 끔찍한 기분이 들꺼라고 예상했는데 뭐.. 이것도 현실같기도 않고 그냥 남일같고 그냥 그렇구나.. 딱 이정도 생각만 들더라고요 근데 이제 빨리 흔적 치우고 곧 영어학원 가서 숙제 덜했다고 혼나고 남아야할 생각하니까 그건 절망스럽더라고요 내가 이렇게까지 죽으려했는데.. 음.. 뭐 그 이후로도 한 5번은 더 시도한거같아요 목도 매달고.. 뭐.. 아 근데 그거 아세요? 제가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그때였어요 죽으려고 방법 찾아보고 실패후기 찾아보고 아 이렇게 하면 성공확률이 높구나 그런 방법을 찾아가면서 너무 즐거웠고 목매달 완벽한 장소를 찾았을때 정말 환희에 겨워서 행복했고 목매달 줄을 겨우겨우 찾았을때 정말 너무 즐겁고 하늘을 나는것처럼 좋았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행복한 순간이 없었다고요 뭐.. 결과야 안타깝게도 이렇게 살아있지만.. 이제 곧 죽을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기쁠수가 없더라고요? 정말 내일이 오는게 두려웠어요 지금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오고 해가 뜨고 지금 이순간에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게 정말 끔찍했어요 죽음을 너무 갈망했어요 뭐.. 이리저리 많이 힘들었어요 다 설명하려니까 너무 많아서 안하겠는데, 힘들 자격도 없는데 우울증도 아닌주제에 뭐가 그렇게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이러고있냐.. 뭐 이런저런 생각들 부모한테서도 엄청 스트레스 받았고요 학교 학원 말할것도 없었죠 너무 많이 썼네요 미안해요 그래도 마무리는 지을게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약 몇십알 먹고 죽으려다 도저히 너무 고통스러워서 못참겠어서 119 부르고 그 바람에 부모님도 알게 됐죠 제가 힘들단걸 지금 생각해보면 그거만큼 후회되는 일이 없어요 솔직히 약 먹으면서도 이거 실패할꺼같은데? 싶었거든요 제가 자살방법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관련 전문 서적이나 외국 논문까지도 찾아보고.. 그래서 약물로 하면 솔직히 거의 못죽을꺼란건 알았는데.. 그냥 너무 하고싶어서 했어요 혹시라도 이렇게 하면 내 아픔을 알아줄까.. 아니더라고요? 이젠 저는 그냥 슬퍼도 짜증나도 울고싶어도 죽고싶어도 힘들어도 그냥 항상 부모앞에서는 긍정적인척 밝은척 행복한척 그래야만하는 광대가 됐어요 그냥 주변인들의 기쁨을 위한 도구일뿐이에요 죽고싶은데 제 모든걸 감시당해요 책상 서랍, 책가방 다 뒤져보고 자해나 자살도구 같은던 다 뺏기고 일기장도 뒤져보고 유서도 치워버리고.. 어딜가던 항상 부모님의 시선에서 벗어날수가 없어요 항상 집안에서도 감시당하고 통제당하고.. 정신과도 반 강제로 가게됐네요 아.. 참고로 알던 병원이었어요 그래도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에 여기오면 뭐가 달라질까하는 생각에 한번 찾아갔는데 분명 전화로 물어봤을때는 미성년자도 부모 동행 없이 약 처방도 가능하댔는데.. ㅋㅋ 오자마자 자살이니뭐니 얘기 하는거 보니까 쎄했나봐요 아 이거 얘 죽으면 내가 책임질일 생길꺼같은데? 아 왜 이런애가.. 이런 생각이었겠죠 실제로 나중에 물어봤는데도 솔직히 그런 마음이 있었다네요 그래서 무슨 일이었냐면 약 주셨다가 좀 이따 전화와서는 다시 달라고..하시더라고요 암튼 뭐 반강제로 정신과 다니고 있습니다 강제입원 얘기까지 나왔는데 뭐 어떻게 잘 있네요 잘 있지는 않고.. 뭐 약도 몰래 안먹은지 2주 넘은거같긴한데.. 참고로 우울증 공황장애 이인증에 망상 좀 있고 경계선 인격장애 의심된다네요 뭐 얘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미안하네요.. 그냥 제가 힘들다는걸 아는 사람이 있어주면 좋겠어서 그래서 한번 써봤어요 아직 할말은 너무 많지만 줄이고 줄여봤네요 혹시 끝까지 읽으신 대단한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할꺼같네요.. 그럼 뭐.. 염치없지만 행운을 빌어주세요 제가 꼭 정확히 100일후에 자살에 성공할수 있도록요 뭐.. 그렇네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혼란스러워불안해분노조절환각실망이야지루해속상해어지러움공허해호흡곤란질투나답답해우울해기대돼불안외로워스트레스받아괴로워불만이야화나걱정돼충동_폭력무기력해무서워의욕없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9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ryers99
· 4년 전
잘 읽었읍니다 53세 남자인데 죽을준비는 다 하놨는데 마음이 ...어렵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epress00 (글쓴이)
· 4년 전
@dryers99 막상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면..쉽지 않더라고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ryers99
· 4년 전
저도 정신과 5년 다니고 있읍니다 지금 앞뒤가 꽉 막혔네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집사람 아들 나 죽으면 끝날거 갇진안고 어려워요 삶이란 놈이
커피콩_레벨_아이콘
depress00 (글쓴이)
· 4년 전
@!0230c4c9f738fd65e78 정말 진짜 감사합니다.. 기억해주신다는 그말이 정말 따뜻하네요. 저도 죽지않고도 더이상 아프지않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는데.. 그냥 저는 고통스럽다 끝날 운명인거 같네요..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이렇게 따뜻한 장문의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anonymous030
· 4년 전
글쓴이님이 너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건 글로써도 느껴지지만 그래도 죽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상담사도 아니고 어떤 거창한 해결책을 가지지도 않았고 어쩌면 이렇게 남기는 작은 댓글이 다지만 그래도 글쓴이님을 작게나마 응원하는 사람이 여기 하나라도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해드리는 게 이런 말뿐이라 너무 죄송해요...,,, 그치만 꼭 세상 사는 게 꼭 힘겨웠던 것만은 아니라는 걸 웃으면서 느끼실 날이 글쓴이님께 오리라고 굳게 믿어요. 꼭 지금보다는 행복한, 아니 지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일들이 찾아와서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를 잘 했다는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법을 드리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요..그렇지만 다시 일어서고자 하신다면 정말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어쩌면 말로써 모두 표현되지 않을 고통들을 참고 걸어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작은 제 바램이지만..마음을 돌리셔서 '참, 나 너무 말도못하게 힘든 시기였지만 잘 버텨냈다'고, '세상 지금은 조금 살만한 것 같다'고 얘기하실 날들을 만끽하셨으면 해요. 살아내면..살아낸다면..행복은 꼭 올 거니까요. 어떻게든 글쓴이님이 행복을 찾으실 수 있도록 기도할게요. 그게 어떤 방식이든 글쓴이님께 도착할 수 있도록이요. 오늘 하루도 너무 수고하셨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epress00 (글쓴이)
· 4년 전
@anonymous030 감사합니다.. 제 행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힘들다는걸 알아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좋은말 따뜻한말 시간내주셔서 이렇게 길게 적어주신것도 정말 감사해요.. 정말 이런 말 하나만으로도 감동받아요. 다만, 솔직히 지금의 아픔이 꼭 힘든것만은 아니였다던지 그런 생각은 죽는 순간까지도 안들꺼같긴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sy12
· 4년 전
진짜...꼭 안아주고 싶네요...제가 감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지만 수고하셨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epress00 (글쓴이)
· 4년 전
@msy12 ㅎㅎ.. 정말 안기고싶어요 누구한테라도.. 분명 사람들 곁에 있는데도 너무 외롭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winnie9938
· 4년 전
지금까지 버틴것도 대단...정말 나였으면 이미 못 버티고 죽었을거야...나는 죽음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너(동갑이니까 말놓을께) 정도의 고통이었다면 충분히 그런생각하고도 남을 것 같아. 근데 궁금한게 너의 주변이 너한테 벅차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굳이 도시에서 지내야돼?? 꼭 좋은대학나와서 좋은직장들어가서 돈많이 버는게 너가 살수있는 최선이야?? 시골에서 그냥 유유자적하게 물은물이고 산은 산이로다 그러면서 살아 볼생각없어?? 내 생각엔 농사지으면서 사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 막 모내기하다가 자도 뭐라할사람도 없고. 공기좋고 물좋고 건강에도 좋아질것같고... 뭐, 선택은 네 몫이지만
커피콩_레벨_아이콘
blueherbe02
· 4년 전
@winnie9938 저는 죽음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아래 다른 삶의 방식의 제안에는 찬성합니다 그냥 지금 알고 계시고 부모님이 주장하신 삶의 방식 이외 다른 살 길을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 거 같아서요 님은 경제활동이 어려운 여러 병이 있으시고 그런 분들은 국가에서 큰 돈은 아니라도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걸로 아는데요,, 그러면 님의 병 때문에 불가능한 공부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약을 먹으면서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나가는 삶도 있으니까요 산다는 건 큰 돈이 없고 남들 눈에 그럴듯해 보이지 않더라도 사는 가치가 있어요 저는 그렇습니다,, 님의 선택이 님의 고통이 죄송하지만 저는 너무 안타깝고 힘듭니다 저도 절 살게 한 어떤 계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산다는 게 죽는것보다 더 멋지냐고 물어보면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태어난 생명이고 그래서 살아가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선택에 동조할 수 없어서 힘들고 미안하네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