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aksjdhfg·4년 전
4~5년 전에 급성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우울, 조울, 불안, 불면 기타등등으로 다양하게 증상이 있다해서 몇 년간 약을 먹었어요. 수면제 없으면 4시간도 못 잘 정도로 자는 도중에 호흡곤란이 올 정도로 심했었거든요. 증상이 심하니 약도 강하고.. 매일 약에 취해 살아있었어요. 약이 맞지 않아서 약도 엄청 바꿨어요.
점점 무서웠어요.
약을 바꿀 때마다 부작용이란 부작용은 거의 다 겪고, 약 때문에 정신이 무뎌질 뿐 차도가 없었어요. 의사선생님께서도 약을 줄여줄 기미가 없어서 스스로 줄여가면서 끊었어요.
그렇게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안 먹은지 벌써 2년이 넘었어요. 스스로 대견했어요.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올 상황들은 피해가며, 상황에 마주하게 되면 스스로 다독이면서 어떻게든 견뎠어요.
약을 끊은지 얼마 안되서 꿈이 이루어지고, 그 덕분에 일에 매달리면서 더 나아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좋아하던 일이 '일'이 되고, 점점 즐기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봐요. 업무가 고되기도 하구요. 평생을 쫓던 꿈이라 그만두고싶진 않은데 생각과 행동이 따라주지 않아요.
스트레스가 심해져서인지 요즘따라 조울증도 다시 심하게 오고 오늘도 공황장애가 살짝 왔어요. 이런 푹푹찌는 폭염에 에어컨하고 선풍기조차 틀지도 못하고 못 잔지 30시간이 넘었는데도 잠들지 못하고 있어요. 사고나 재해로 외상후스트레스를 겪으면 비현실적인 일들도 갑자기 불안하게 들이닥쳐요. 실외기 추락하면 어쩌지, 선풍기 불 나면 어쩌지, 등등.. 나 스스로도 아주 작은 확률로 그런 사고가 난다는걸 알지만 그 일을 당장 내가 겪을 것 같고, 그런 불안한 생각들이 멈추질 않아요.
또다시 불안장애와 공황발작이 올까봐..ㅎ
더 싫은 건..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가요. 벌써 평생을 친구로 지낼 줄 알았던 절친 두 명도 떠났었어요. 사람들은 우울증엔 꽤 관대하고 친절하지만 불안증으로 오는 공황장애는 이해하지 못하고 무서워해요.
처음엔 이해해줘요. 배려해주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게 뭐가 무섭다고" , "네가 너무 예민한거야" , "생각을 바꾸고 이겨내려고 노력해봐"
나라고 안해본 줄 아냐.
그게 안 돼요. 나도 아는데 그게 안 돼요 ㅎ..
다 떠나고 절친 한 명 남았는데 이 친구는 불안증을 극복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어요. 하지만 속내를 다 털어놓진 못 하겠어요. 이 친구마저 떠날까봐. 지금도 차라리 이 친구 불러서 좀 안심하고 싶은데 이게 뭐라고 그러질 못하겠어요.
휴.. 다시 증상이 심해지거나 약을 복용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져서 일도 못하게 되고, 엉망인 삶으로 돌아갈텐데.. 그냥 모든 게 걱정되고 불안하고 무서워요. 예전에 느꼈던걸 지금 또 느끼니까 그게 너무 싫어요. 다시 공황발작이 와서 매사에 작은 일에도 호흡곤란이 오고 불안에 휩싸일까봐 걱정도 돼요.
지금도 왠지 몇 시간동안 에어컨도 선풍기도 안 켜고 가만히 있었더니 더위 먹은 거 같아서 조금 걱정이예요. 마감해줘야하는데ㅠ..
한창 약 먹고 제정신으로 버티기 힘들 때 자해하면서 마카 자주 했었는데 지금도 있어줘서 고마워요.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없겠지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수해에 코로나에 폭염까지 난리인데 몸 건강하시구요, 좋은 하루, 앞으로 좋은 날만 있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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