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게 만난 남자친구와의 이별, 그리고 바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부부|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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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넘게 만난 남자친구와의 이별, 그리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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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저는 공황장애와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가진 남자친구와 4년을 넘게 만났습니다. 제가 그의 공황을 보듬어 주고 아플 때 간호하다보니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그의 인생에 있어 저와 가장 깊고 긴 연애를 했고 주변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저를 결혼할 사람으로 소개시키고 오랜 관계를 지속했습니다. 남자친구의 공황장애와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감당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인간관계 내에서 감정을 이용한 정치를 잘하고 감정기복이 심했으며 평소엔 한없이 다정하고 애교가 많다가도 한 번 화가나면 폭력을 가하지 않을 뿐 화를 주체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어린 시절 좋지못했던 가정환경에서 온 결핍과 상처로 인해 생긴 성향이라 여겼고 그와 달리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던 저는 제 사랑으로 그의 비어있는 마음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함께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적인 측면에서 저희는 아주 상반되는 성향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마치 끼워맞췄을 때 비로소 완성이 되는 퍼즐같은 사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우리가 같은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었어요.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하나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거의 모든 일상에 서로가 함께했고 부부보다도 더 오랜시간 붙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제가 먼저 유학을 나가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유학을 가기 전부터 남자친구는 물심양면으로 잘 도와주고 가서도 학교에 합격하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정신적으로 많이 기댈 수 있게 해주었어요. 그러면서도 항상 불안했던 것은 시차로 인한 소통의 부재였습니다. 함께 있을 때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의 고민을 알 수 있고 같이 해결해나갈 수 있었는데 시차로 인해 하루에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되자 점점 마음 속 이야기는 나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자친구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자친구는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출국하기 전 저도 할아버지와 악수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자고 약속하고 왔던 터라 당장이라도 가고싶었지만 코로나때문에 가고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괴롭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모두가 알지만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남자친구는 너무 힘들어했고 매일 15시간 이상 잠을 잔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제가 직접 기대에 해줄 수 없고 안아줄 수 없음에 속상하고 죄책감도 들었지만 제가 언제든 얘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으니 힘들면 손만 내밀어라 라고 말하며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다려도 남자친구는 변하지않고 시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타지에서 어느하나 기댈 곳 없이 통행제한으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중이라 정신적인 고통을 많이 받았고 남자친구를 어르고 달래고 응원하다가도 반응을 하지않는 남자친구에게 나도 힘들다며 제발 이제 현실로 돌아오라고 화를 내기를 반복하면서 저희의 관계는 많이 망가졌습니다. 결국 남자친구는 내년에 본인이 유학나올 때까지만 시간을 가져보자고 말하고 제가 자꾸 본인을 현실로 불러내는 게 괴롭다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생각이 많았고 결혼이란 것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연락을 끊었고 저는 이것이 이별인지 말 그대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채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난 시점에는 남자친구가 아무런 말없이 갑자기 생활비를 보내왔었고 저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오빠나 쓰라며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헤어진 지 한 달정도까지는 간간이 연락이 왔어요. 막상 헤어져보니 자기가 할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 너무 버겁다며 우리가 하는 일인 음악이 사랑이 없이도 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던 자신이 미련하게 느껴진다고 요즘 음악이 잘 되지 않아서 매일매일 자살을 꿈꾼다며 저를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코로나때문에 한국에 갈 거지만 이렇게 힘들 때 기대보지도 않고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갔다가 혼자 안되면 다시 붙잡는 걸 반복하는 상대는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매몰차게 말했습니다. 저도 너무 붙잡히고 싶었고 보고싶었지만 우리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고 오래 보려면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었죠. 헤어지던 날로부터 보름 전, 그러니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바로 전까지만 해도 저에게 너무 잘해주었고 이렇게 오래만났어도 시들지않는 사랑이 있구나 라고 느낄만큼 표현을 많이 해줬어요. 지금 기억나는 말들은 나는 이제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너 대신 총이라도 맞아줄 수 있는 남자가 될게, 꼭 다 가져서 널 최고로 행복하게 해줄게, 좋은 아빠가 되고싶어, 니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 거야 니가 나한테 손목을 그으라고 한다면 웃으면서도 그을 수 있어 등등.. 이런 말들을 얼마전까지도 하던 남자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을 기점으로 갑자기 돌변했으니 원래도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라 잠시 힘들어하는 중이라고 이해해보며 당연히 곧 괜찮아질 것을 기대하며 있었죠. 한국에 돌아오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마음이 너무 편해졌습니다. 얼굴보고 얘기하면 너무 당연하게도 회복될 거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직접 대화를 해보니 제가 매몰차게 말한 뒤로 이 사람의 감정은 완벽히 사라져있다고 느껴졌습니다. 흔들림없이 자신이 스스로 딛고 일어나게되니 더 이상 너의 존재의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그 사람을 보니 저도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얼마가지않아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게되었다던 그 사람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음을 알게되었고 장기간 연애를 하며 우리가 매일 지나다니던 거리에서 손잡고 팔짱끼고 장을 보고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전달받아 보게되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생겼기에 저렇게 돈독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게되었는지 너무 의문이었고 한동안 그 장면이 계속 눈 앞에서 반복재생되었습니다. 5월 8일까지 나를 기다린다던 남자친구였기에 6월 초에 그런 장면이 찍힌 것이 더더욱 미스테리로 느껴졌습니다. 저희가 유명한 cc였기 때문에 헤어진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렸을 때 남자친구가 혼자남은 학교에서 유학가서 힘든 여자친구를 버린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기위해 알리지 말자고 말했던 것도 남자친구였는데 저렇게 빨리 생길 거였으면 차라리 만방에 헤어졌다고 알리고 다니지 왜 사람들이 보면 헤어진 줄도 몰랐는데 버젓이 저러고 다니는 바람난 사람으로 보여서 날 더 비참하고 부끄럽게 만드는지 화도 났습니다. 그런데 그 것은 빙산의 일각이더군요. 최근 현 여친의 sns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니 저와 함께 갔던 리조트 같은 객실에 저와 헤어지기도 전에 여행가서 찍은 영상이 올라와있었습니다. 제가 위로하고싶고 응원하고싶은데 저도 힘들어서 미쳐가고있을 때 이 사람은 저 여자와 저를 양손에 올려두고 저울질을 했던 거에요. 4월 중순에 헤어지고 5월 초까지도 저에게 연락을 했지만 제가 한국에서 직접 얼굴보고 연락을 끊은 뒤로는 거리낌없이 편히 연애를 하고있더라구요. 그의 가족들은 아직도 바람났다는 사실도 모르고 저를 그리워하며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마음을 나눴던 저를 뒤로하고 감정이 채 정리도 되지않은 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심이었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이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환승이별이라고 알고있을 때까지만 해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곧 그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화가 났다가도 한 편으로는 측은하기도 하고 결국 저 사람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가족들도 감당 못하는 그를 저만은 움직일 수 있었거든요. 가족들이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으면 저에게 설득해주길 바랄 정도로요. 그런데 바람이었음을 알고나니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꿈꾸고있는 것 같아요. 이 상황이 꿈인지 아니면 결혼을 약속하며 오랜 기간 만난 것이 꿈인지. 차라리 후자가 꿈인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저에 대한 마음이 식었고 그러다 새로운 사람이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그 사람을 만나고 싶었으면 솔직하게 말하거나 나중에 제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라도 말해줬으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왜 그 사실을 숨겨야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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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starr
· 4년 전
와... 뭐지 뭔가 이 영화같은 상황들은... 정말 뭔가 너무 애증이랄까.. 뭐라 답변해드릴 지성이 부족해서 그저 읽고 위로만 해드리고 갑니다ㅠㅠ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