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를 하자며 친구들끼리 호기롭게 각자 악기 입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군대|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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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밴드를 하자며 친구들끼리 호기롭게 각자 악기 입문을 시작한 지 반년쯤.. 다들 저마다의 기분적, 현실적 이유로 악기 배우길 포기했고 묵묵히 쉬운 코드반주 위주의 기타를 쳐오던 나만 살아남았다. 좋은 게임 시나리오 아이디어스럽다. 같이 얘기를 나누고 동기부여해줄 사람이 없어지니 간사하게도 나의 기분은 더이상 악기, 나아가 예술행위 전체를 하기가 내키지 않는다. 오늘은 2주에 걸친 외부 일정이 끝나는 날이었다. 군대2년+코로나0.8년 동안 그렇게 만나고 접촉하며 부대끼고 싶었던 바깥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선언하고 내비치는 좋은 시간이었다. 2.8년 전보다 그런 사교상태를 더 원하고 있었기에 활동 성적표도 나름 좋게 받은 편이다. 이렇듯 어느정도 욕구불만이 해소되니 사회진출이 차단된 답답한 울분을 표출하려 들어대고, 연주해대던 음악들이 더는 간절하게 들리지 않는다. 갑자기 내 기타가 왜 내 손안에 들어와 있고, 쪼그려 앉아 등을 접어가며 이걸 치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기분이 든다. 몸은 학교에 있었지만 마음엔 흥선대원군이 앉아있었던 지난날 예술을 시도하려다 사회의 부품으로 전향하는 수많은 '꿈 분실자'들을 보며 "반드시 저렇겐 안 돼야지"라고 다짐했다. 영원히 나의 실현가능한 예술혼을 준비시켜둘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젠 나 역시 현실감각을 너무 느껴버려 하고많은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걸까. 죽음과 동시에 남들의 정신에서 잊혀져버리는. 불후의 예술가만이 내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예술로 승화시켜 마땅한 고난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존재했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건 사람과 건설적인 아이디어들로 잊었다. 흔적만이 남았다. 그 흔적만이 이제는 내가 기타를 계속하고 악기 그림 작사를 해야 할 근거가 된다. 건설적 생각이 덧씌워진 흔적은 예술을 감상적이 아닌 분석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오래전 메가히트곡은 포함요소가 무엇인가. 이런 류의 생각도 발전시킬수록 직접 기타를 잡는 예술 실무자와 거리를 벌려준다. 평론가는 될 생각 없다. 어릴 적 외부 인간관계적 이점을 포기하면서까지 애지중지해오던 꿈이 평가절하되는 기분이다. 비예술인으로서 벌어들이는 돈이 나를 예술가일 때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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