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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저는 중 2고요. 오늘은 기말고사 첫 번째 날이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도 시험을 본 적이 없고 중 1때도 자유학년제로 시험을 안 본 데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중간고사도 없어져서 오늘이 첫 시험이었어요. 저는 공부하려고 노력했지만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고, 솔직히 공부도 많이 못 했어요. 오늘은 역사,영어,과학 시험을 쳤는데, 진짜 말 그대로 폭망이더라고요. 영어는 그나마 잘 본 것 같고.... 과학은 70점대 초반인데다가 역사는 무려 50점대였어요. 공부를 안 했으니 잘 칠 거라는 기대는 없었으나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벼락치기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했는데 너무 비참해요. 물론 제가 공부를 많이 한 건 아닌데도 내 능력이 이거밖에 안 되나 싶어서 속상하네요. 하지만 제 스스로 속상한 것 보다는, 부모님과 동생이 절 뭐라 생각할까 싶어 부끄럽네요. 저는 13살의 동생과, 심지어 3살 된 동생이 있는데 제가 언니로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기가 보고 따라 해서 잘 할 수 있을 텐데. 동생들 보기에도 언니가 이게 뭐냐 싶어 부끄럽고요. 엄마 아빠한테도 혼날까 너무 무서워요. 시험을 거하게 망쳤으니 2학기때부터는 죽어라 공부만 할거라고 다짐했는데.... 그깟 휴대폰이 뭐라고 ..... 공부해야지 하면서 맨날 휴대폰만 만져요.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잘 쳐라 점수 잘 나와야 한다 말은 하시지 않지만 저는 알거든요. 네가 잘 해야 동생들도 잘 한다. 거기다 제 13살 둘째 동생은 공부를 잘 하는 편이거든요. 나중에 동생이 나랑 같은 나이에 시험을 쳐서 성적이 나오면. 그게 또 비교가 되는 거잖아요. 진짜 못난 언니..... 제가 공부를 안 했으니 억울해하고 속상해할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슬프긴 하네요. 그나저나 엄마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하죠.... 분명 딸이 치는 첫 시험이니 기대하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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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ofblue
· 4년 전
첫 시험이니까 못 칠 수도 있는거죠. 더 잘 친 친구들은 더 공부를 많이 했을거고요. 성적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 자책하지 말아요.다음 시험에는 제대로 준비하면 돼요. 왜 공부가 안 될까요? 공부해야지 하면서 폰만 만지는 이유가 뭘까요? 그걸 곰곰히 생각해봐요. 공부가 싫은건지 공부가 싫은건 아니면 왜 당장 해야할 것을 미루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는게 정말 중요해요. 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내가 잘 못 해낼 것 같으면 지레 겁부터 먹어버리고, 내가 망칠 수도 있는 상황 자체를 피해버리거나 내가 망할 이유를 만들어요. 예를 들자면 폰을 계속 하는거죠. 내가 능력이 없어서 성적이 이렇게 나온게 아니라 이번엔 내가 폰을 한다고 공부를 제대로 못 해서 그런거야. 자 봐요. 그럴듯한 변명거리가 만들어지죠? 근데 이건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거든요. 완벽주의자들은 늘 속으로 생각해야해요. 꼭 잘 할 필요 없다. 완벽할 필요 없다. 일단 그냥 하자. 지금 눈 앞의 과제만 해치우자. 시작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전 동생은 없지만, 손이 귀한 우리 집안의 장녀이고 열 살 넘게 차이나는 사촌동생이 딱 하나 있어요. 어릴땐 꽤나 저도 공부를 잘 했는데, 부모님이 자랑스레 말씀하고 다니실 대학은 못 갔어요. 지금은 취직도 못 해서 집에 붙어있고요. 동생은 그 나이의 저보다 더 공부를 잘 해요. 작은 어머니와 작은 아버지는 절 무척 예뻐하셨고, 동생한테 저처럼 공부를 잘 하라고 자랑을 엄청 하시면서 키우셨어요. 지금은 제 부모님이 저랑 동생을 비교하시고요. 훨씬 어린 동생은 알아서 척척 잘 한다는데 넌 왜그러니. 근데 그게, 진짜 자식이 부끄러워서 그러시는거 아니에요. 부모니까 자식한테 기대감이 생기는건 당연하지만, 그 기대를 꼭 무조건 충족시키길 바라셔서 그러시는거 아니에요. 그냥 아이가 자기 인생을 살면서, 진지하게, 진솔하게 살길 바라셔서 그러는거에요. 그렇게 사는데 결과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꼭 그런 결과를 바라셔서 그러는게 아니라구요. 이번에 노력부족으로 성적이 나빴다면 다음에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만으로도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구나 생각하시는게 부모님이세요. 어머니껜 솔직하게 말씀드려봐요. 오늘 시험 처음 쳐봤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직접 조언을 구해보는것도 좋겠죠. 전 종종 직접 도움을 구했다면 더 좋아하시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보거든요. 엄마, 다음엔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동생들 보면서 내가 잘 해야하는데 생각하는게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면 좋지만, 부담만 가중된다면 그러지 말아요. 자신에게 집중해요 대신. 내가 이걸 어떤이유로 잘 하고 싶으니까 나는 어떻게 할거야. 하고. 힘내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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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endofblue 왜 눈물이 나죠...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2학기 시험은 공부 열심히 해서 잘 쳐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