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4년 전
뭐지…
지금 내 방인데 남의 방 같고
내 집인데 남의 집 같고
내가 한 생각인데 남의 걸 표절하는 것 같고
내 몸인데 남의 몸을 빌려쓰는 것 같다.
아까 내가 한 행동이 기억나지 않고
아까 내가 한 생각도 기억나지 않고
아까 내가 느낀 감정도 기억나지 않고
아까 내가 쓴 글도, 내가 했던 말도, 내가 먹은 음식도 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친구가 한 행동은 잘 기억나고
내 친구가 한 생각도 잘 기억나고
내 친구가 느꼈던 감정도 기억나고
내친구가 먹은 음식도, 내친구가 했던 말도, 내친구가 썼던 글도 다 기억이 난다.
점점 나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 같다…. 내가 한 일들, 한 생각들, 쓴 글들, 느꼈던 감정들 다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마치 내가 날 3인칭으로 보는 느낌이다. '내가 그랬었나?'라는 생각이 요즘 계속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했던 일이나 내가 한 생각과 같이 내가 주체인 것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것은 잘 기억이 난다. 내가 나 스스로를 내 기억에서 지우는 듯한 느낌이다….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매번 자려고 하다 잠이 오지 않아 잠을 자지 않고 핸드폰을 한다. 요즘 일어나면 눈 앞이 안보여 휘청거린다.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요즘 배도 예전보다 덜 고프다.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올라와 힘들게 한숟가락씩 먹는 느낌이다. 몸은 힘들다고 소리치는데 정작 아빠는 괜찮다고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한의사이시다.) 내 모든것이 사라지는 느낌인데 아마 나중엔 이것도 머릿속에서 잊혀지겠지…?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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