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입시를 치루느라 학원에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진로|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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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입시를 치루느라 학원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관심사도 크게 다르고 또 시간도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다니게 되더라고요. 그나마 한가했던 1,2 학년 때 친구들과도 소원해지고 나니까 학교에서 즐겁게 지내는 건 불가능해졌습니다. 결국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빈 시간을 보내니 책은 참 많이 읽었네요. 그땐 한달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동아리 시간이 삶의 낙이었던 것 같아요. 미술 계열 동아리였는데, 제가 그림 그리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가끔씩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할 걸, 하고 후회할 때가 있어요.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도 분명 진학하기 어렵고 입시에도 유리한 곳이지만, 그때만큼 뭔가를 즐겁게 할 수는 없더라고요. 열정을 가질 거라는 믿음을 잃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대부분의 행동이 의무가 됐습니다. 고등학교에 와서 첫 학기를 보내니 허탈한 기분도 들고, 전반적으로 피로합니다. 처음 기숙사에 갈 때가 하필 중간고사 주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속이 타들어가고 심장이 두방망이질치는 기분에 잠에 들었다 화들짝 깨기를 몇 시간 동안이나 반복했던 적도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이틀을 보내면 사람 미치는 건 시간문제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은 학교에 간 첫날 아침에 그렇다는(그래도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보다는 버틸 만합니다)..ㅠ 돌이켜 보면 제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과학을 좋아해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던 어린이였고, 중학교 때에는 만화가를 꿈꿨지만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돌아선 학생이었습니다. 지금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뭔가 좋다 싫다, 잘한다를 쉬이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보다 뛰어난 사람을 많이 보다 보니 제 능력을 확언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변하게 된 건 어떤 큰 사건이나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제가 가져온 어떤 믿음에 의한 것입니다. 시험을 봐도 잘 봤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고, 면접을 봐도 결코 스스로가 훌륭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그런 행동들의 기저에 깔린 믿음 말이죠. 저는 위로 올라가려면 위를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생각을 넘어선 거의 광신도적 믿음이었습니다. 확실히 맞는 말이고 실력과 등수를 올리는 데 효과적인 모토입니다. 중학교 때 제가 2등으로 졸업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이 믿음이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믿음은 저를 갉아먹었습니다. 천천히, 눈치채지 못할 만큼 느리게. 위를 바라보고 올라가겠다는 열망은 어느덧 의무가 되고 저를 초조하게 만들었습니다.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성찰하게 만들었습니다. 끊임없이 더 올라갈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성취한 것은 낮추고 그렇지 못한 것에 집중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확실히 제 자존감과 성격과 행동거지에도 스며들은 믿음은 쉬이 빠져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문제를 하나씩 틀릴 때마다 스스로를 맹비난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짧은 삶이지만 제겐 깨달음은 있고 후회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삶은 없겠지요? 저는 아직도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내신 공부하기에 급급합니다. 마지막으로 놀아보고 편하게 마음을 먹었던 때가 언제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끌고 가는 일은 그만두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오로지 그것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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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aya881
· 4년 전
생각보다 30대가 되어도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로를 어떻게 결정해야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학생이 10대의 나이에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건강한 일이고 어떻게 보면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생각이 깊다고 볼 수 있죠. 진로는 어린 나이에 특출나게 발견되기도 하지만 그건 굉장히 소수의 사람이고 정말 우연한 기회로 찾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전 광고가 하고 싶어서 마케팅을 전공하였는데 지금은 자산운용을 하고 있고 운용에 흥미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24살 인턴을 하면서 있습니다. 조급해 할 필요 없고 , 진로와 적성은 지금 못 찾으면 우연한 기회로 빠르던 늦던 결국에는 아는 날이 올것입니다. 그 때까지 성실함과 자기탐구를 지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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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n23
· 4년 전
글을 읽어보니 오히려 큰 걱정 없으실꺼 같아요. 지금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실히 하신거 같은데.. 고등학생이 되니 중학생과 다르죠. 그건 잘하는 사람들 틈에 있다보니 빛이 잘 안나는 겁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 포기하는 사람도 생기고 그러드라고요. 사람은 누구나 미래를 걱정해요 대학생도, 직장인도, 그리고 대부분 전공분야와 상관없이 살아요. 마카님은 지금 좋은 고민을 하시는거 같아요.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선택만 있다! 왜 태어났지를 걱정할께 아니라 어떻게 살지를 걱정하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꼰대 같은 소리 겠지만요. 왜 공부를 해야 하나 보다는 공부를 하세요. 이유나 목적 없이요... 그래야 선택할 기회가 왔을때, 하고 싶은게 생겼을때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지금 포기하시면 지금보다 더 답답하고 의미없는 일을 하는 성인으로 살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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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08
· 4년 전
음,, 저는 중1이라 그런마음을 이해를 잘 못해요,,그런데 제가 앞으로 느껴야할감정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마음이 미어지네요 스티제트님(맞나?)이 어느꿈을 정확히 원하는지가 우선일듯해요:)저는 행복하려면 자신의 꿈이 뭔지 알아야 할듯해서요!스티제트님 저는 이말이 위로 안되는지 잘압니다,,제가 느껴봤으니까요 그래도 내꿈을 이루려면 내려가서 다시 시작한다기 보단 옆길로 간다 라는 말이 맞는듯해요!스티제트님 응원할께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후배